엄마가 전해주는 삶의 지혜 1
딸과 함께 모처럼의 쇼핑을 끝내고 막 차를 출발시킬 때였다.
"헉, 큰일 났다."
"왜?"
"오늘 알바 1시간 일찍 가기로 했는데, 깜빡했어."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1시간 일찍 가기로 한 시간에 맞추는 것은 불가능했다. 최소한 30분은 지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아, 어떻게 해. 미쳤나 봐. 어떻게 그걸 잊어버릴 수가 있지."
딸은 제 머리를 쥐어박으며 안절부절못했다. 이 순간에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1번 제 머리를 쥐어박으며 자학하기
2번 엉뚱한 곳에 화풀이하기
3번 책임 전가하기
모두 땡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하나뿐이다. 전화하기!
"일단 사장님에게 전화부터 드려"
할 수만 있으면 뒤로 미루고 싶고, 피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지만 이럴 때일수록 최대한 빨리 전화를 해야 한다. 상대방이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핑계는 금물이다. 깜빡했으면 깜빡했다고 솔직하게 얘기하고 사과해야 한다. 사장님과 어려운 통화를 끝낸 후, 딸은 자학하기 2단계 모드에 돌입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한마디 툭 던졌다.
"잠깐 눈 좀 감고 있어. 한숨 자면 더 좋고"
이 와중에 어떻게 잠이 오냐며 불평하더니, 딸은 까무룩 잠이 들었다. 목적지에 도착할 무렵에 눈을 뜬 딸은 그 사이에 컨디션을 회복했다.
"히히, 자고 일어났더니 진짜로 괜찮아졌어. 두 배로 열심히 하고 올게"
나 혼자 해결해야 하는 문제일 때, 일단 한숨 잔다. 잠을 신비로운 힘을 지니고 있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속이 바작바작 타들어가던 그 일이, 하늘이 무저진 것 같은 그 일이 별 일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다른 사람이 엮어 있는 문제일 때, 최대한 빨리 연락해서 상대방에게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말하기 힘들다고 미적미적하는 것은 천하의 미련한 행동이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도록 만드는 지름길이다. 말하기 힘들다고 문자나 카톡으로 남기는 것은 무례하고 무책임하다. 어렵고 난처한 일일수록 직접 얼굴 보고 말하거나 최소한 전화 통화를 해야 한다.
이미 맞아버린 첫 번째 화살은 어쩔 수 없지만
대처를 잘하면 두 번째 화살은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