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전해주는 삶의 지혜 5
10여 년 전 이집트로 여행을 갔을 때 피라미드를 보지 않았다. 대신 홍해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했다. 올 해초 스페인으로 여행을 갔을 때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지 않았다. 대신 누가 지었는지 모를 오래된 건물 사이로 난 작은 골목길을 걸었다. 남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여행하지 않았도 괜찮다.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보고 싶고, 경험하고 싶은가?'이니까.
인생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남들이 가는 길이 아니라고 해서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이라면 그 길이 조금 험하고 굽은 길이어도 괜찮다. 인생은 어딘가에 도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걸어가는 과정 자체니까. 그리고 걷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움과 인연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선택한 길이 틀린 길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 무리한 속도전을 펼칠 필요도 없다. 앞서 간다고 해서 그로 인해 누군가의 박수를 받는다고 해서 더 행복한 것도 아니다. 거북이는 제 속도로 걸어도 결국 토끼를 이겼다. 토끼를 이기겠다고 무리했다면 오히려 패배했을지도 모른다. 자기 페이스대로 걸어도 충분하다. 단, 걷다가 다리가 묵직해지면 잠시 앉아서 물도 마시고, 풍경을 구경하고, 뜨거워진 발도 식히며 낯선 이와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어야 한다.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도끼질을 청년과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도끼질을 노인,
누가 더 많은 나무를 벌목했을까?
노인이 중간중간 휴식을 취한 것은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체력 관리가 필요함'을 알기 때문이고 '도끼의 날을 날카롭게 벼려야 함'을 알기 때문이다. 아무리 청년이라 하더라도 쉬지 않으면 지치게 되고, 아무리 좋은 도끼라 해도 날을 갈지 않으면 무뎌진다. 물론 도끼의 날을 가는 것만으로는 만족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도끼라 하더라도 금방 전기톱으로 바뀔 것이다. 주변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미리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해야 한다. 사람들이 기회나 행운을 쉬이 붙잡지 못하는 것은 기회가 없어서가 아니다. 잡을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의 길을 걸어왔는데, 막상 걸어보니 이 길이 아닌 것 같다면? 다른 길을 찾으면 된다. 엉뚱한 길을 걸어오느라 시간 낭비 했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그 여정은 '경험'이라는 이름의 재산이 되어 앞으로 걸어갈 길에 디딤돌이 되어줄 테니까. "내가 무수한 고난을 겪었음에,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음에 만족합니다"라고 했던 니코스 카잔차키스처럼, 훗날 돌이켜보면 걸어온 모든 시간들이 만족스럽고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