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보게 신작 소개] 커피러시 테이크아웃
*본 리뷰는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하는 글입니다.
보드게임에 대한 글을 쓰면서 종종 말해오곤 했지만 나는 뉴비 영업에도 꽤나 신경을 쓰는 편이다. 보드게임의 존재를 알고 있지만 아직 그 재미는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 때로는 심심하다고 만나자면서 매번 비슷하게 먹고 마시다가 헤어지는 친구들, 가끔은 새로운 뭔가가 없나 주변을 기웃거리는 사람들. 모두에게 이 즐거운 게임의 세계를 알리고 싶달까. 물론 덕분에 나도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말이다.
얼마 전 친구네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를 받아 갔을 때도 가방 속에 작은 게임을 두어 개 챙겨 나갔다. 아직 매미소리가 한창이던 여름날, 밖은 더우니 분명 식사를 하고 그다음엔 디저트를 먹고 그다음엔 또 술을 마시거나 무언가 주전부리를 먹게 되리란 시나리오가 빤하게 그려졌다. 이런 계획표에 짧은 게임이 들어간다면, 익숙한 맛의 투게더 아이스크림에 들기름 한 스푼, 후추 한 꼬집 넣어보는 도전 같은 킥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 그날 우리의 디저트였다.)
"아 배부르다. 이제 디저트 먹을까?"라는 친구의 말에 재빨리 새 게임을 꺼냈다. 마침 게임의 일러스트도 곧 다시 시작될 우리의 디저트 타임을 더욱 즐겁게 해 줄 만하다. 이름은 <커피러시 테이크아웃>. 몇 년 전 (국내 최대 보드게임 회사인) 코리아보드게임즈에서 개발하여 흥행 몰이를 했던 <커피러시>의 스핀오프 작품으로, 먹음직스럽게 그려진 다양한 카페 메뉴를 주문받아 레시피대로 제조하는 게임이다. 이미 나의 영업으로 <커피러시>를 경험해 본 친구들도 있어서인지 반응이 좋다. 언젠가도 말한 적 있지만, <커피러시> 시리즈는 꺼내는 순간 일단 먹힌다. 대한민국에서 싫다고 할 사람 없을 ‘카페’라는 테마에 일러스트가 예쁘기 때문이다.
<커피러시 테이크아웃>은 구성이 아주 간단하다. 가방에 쏙 들어가는 작은 박스 안에는 각종 음료가 (전작처럼) 먹음직스러운 일러스트로 그려진 주문카드와 재료카드가 들어있다. 간단해진 구성품은 플레이 역시 그만큼 간결해졌을 것을 예상케 한다. 돌아가는 순서도 없이 테이블 중간에 쌓인 재료 카드들을 뒤집어 가며 내 앞에 놓인 주문카드를 처리하면 끝. 역시나, 설명이 간단하니 친구들의 반응이 더 뜨겁다.
뒤집혀 있는 재료 카드에서 내 음료를 제조하기 위한 재료를 찾는 과정은 정신없이 밀려들어오는 주문을 처리하는 어느 카페의 풍경 같기도 하다. 약간의 기억력 게임 같은 요소가 더해져, 방금 친구가 확인한 카드에서 나에게 필요한 재료라도 발견했다면 주문은 한결 빠르게 해결된다.
개인적으로 간단한 카드게임을 좋아한다. 일단 들고 다니기 편하고, 대체로 게임의 룰도 간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은 또 다른 장점이 있는데 하나의 구성물로도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거다. 이를테면 누구나 집에 하나쯤은 있을 플레잉카드(트럼프카드). 이 카드 하나만으로도 할 수 있는 게임이 무궁무진하다. 모두에게 익숙한 원카드부터, 도둑잡기, 훌라, 블랙잭… 모두 이 카드 한 벌이면 할 수 있다. 역시 궁극의 미는 심플함에서 나온다던가.
아무튼 우리는 이 게임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뒤집어진 재료 카드를 마치 <세트>처럼 테이블 가운데 적당히 정렬시켜놓고 한 명씩 뒤집어가며 필요한 재료를 찾는 본격 기억력 게임을 시작했다. 밀려오는 러시타임을 즐기는 듯한 활기참은 떨어지지만, 이제 그럴 에너지도 많지 않은 중년의 게이머들에게 꽤 괜찮은 변형이었다.
게임을 하다 보니 커피가 너무 땡긴다. 아이스크림은 좀 더 있다 저녁에 먹기로 하고 기어코 카페에서 커피를 사 와야 한다며 집 밖을 나섰다. 좀처럼 밖에 나가지 않을 것 같아 준비한 게임인데 의외의 성과까지 있었네. 지난번에 <커피러시>를 샀던 내 친구는 이것도 곧 구매에 들어갈 모양이다.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나오는 길, 간결함과 휴대성이 역시 좋구나 또 한 번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