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돈 많이 벌어요?"
요즘 같은 세상에 맞벌이를 해도 생활이 빠듯할 판에 전업주부가 대학을 다니며 공부를 한다고 하니 얼마나 팔자좋은 여자처럼 느껴질지 나도 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일단 하고자 한다면 전업주부도 큰 돈 들이지 않고 대학에 다니는 것이 가능하다.
사이버대학의 수업료는 1학점당 78,000원. 최종학력, 직전 학교에서의 전공 등에 따라 졸업이수학점이 달라진다. 3학년으로 편입한 내가 졸업까지 들어야 하는 학점은 52학점.
52x78,000원=4,056,000원.
결코 적지 않은 돈인데, 한가지 기댈 곳이 있다면 장학금이다.
먼저, 한국장학재단에서 지급하는 장학금이 있다. 소득산정을 기준으로 1~8구간에 해당하는 학생에게 일부 또는 전액 장학금을 지급한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 신청기간에 맞춰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지원구간 산정이 끝나면 문자와 이메일로 안내가 오고, 홈페이지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두번째는 사이버대학 자체적으로 지급하는 장학금이다. 꽤 다양한 종류의 장학금이 있다. 심지어는 전업주부에게도 20%의 장학혜택이 있다. 사이버대학 홈페이지에서 나에게 맞는 장학혜택을 검색해볼 수 있고, 졸업 때까지 필요한 수업료도 계산해 볼 수 있다.
등록금을 납부하고 얼마 뒤 집으로 택배가 도착했다. 발신자는 사이버대학 입학처였다. 다이어리, 달력, 기념품 등 입학을 축하한다는 메세지와 함께 선물을 보낸거다. 그걸 지켜보던 남편이 한마디 던졌다.
"그게 다 뭐야? 어! 이거 광고에서 나오는 거 아니야? 서울사이버대학에 다니고~"
남편에게 뭐라고 말하지. 아직 솔직히 말 못했는데. 예기치 못한 택배가 도착하는 바람에 이실직고 할 수 밖에 없었다.
남편은 무슨 공부를 하는지, 왜 하는지, 돈은 얼마나 드는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뒤늦게 자기 길을 찾겠다고 애쓰는 아내에 대한 응원이었는지, 얼마나 하는지 한번 두고보자하는 마음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괜히 한마디 덧붙였다.
"등록금은 걱정하지마. 장학금 받았어."
말이 씨가 된다고 했던가. 며칠 뒤 한국장학재단에서 8구간에 해당되어 175만원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3인가족이 외벌이로 살다보니 소득수준이 낮게 잡힌거다.
'하늘이 돕는구나!'
장학금을 받게 되면서 선입금했던 30만원의 입학금까지 모두 돌려받았다. 마음의 짐을 좀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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