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의 절대 원칙 'ACT 법칙'

by 책봄

아이의 사회성은 어린이집에서 만들어질까? 아니다. 사회성의 출발은 가정이며 그 시작은 '훈육'이다.


아이가 세상에 나와 처음 만나고 가장 깊게 맺는 인간관계는 부모다. 가정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아이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를 거치며 점차 사회성을 발달시켜간다. 단순했던 관계는 점점 복잡해지고, 타인과의 상호작용도 늘어난다. 아이가 가장 먼저 만나는 작은 사회인 가정에서 충분히 훈련하고 배운 아이는 더 큰 공동체에서도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다. 이쯤되면 엄마들의 한숨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하다.


"그러니까 사회성도 집에서 가르쳐야 한다고요? 도대체 어디까지 엄마가 해야되는건데요?!"


하지만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가정에서 아이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사회성이란 안되는 일에 대해 확실하게 선을 긋고, 반드시 해야 할 일에 대해서는 꼭 하게 만드는 것. 그것만 하면 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제한설정'이다.


제한설정은 큰 울타리와 같다. 아이가 어릴 때 거실에는 흔히 베이비룸이란걸 설치한다. 엄마가 요리를 하거나 잠시 다른 일을 하는 동안 아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베이비룸 안에 아이를 넣어놓고 엄마 일에 집중한다. 훈육도 마찬가지다. 아이 마음의 심리적 베이비룸을 설치하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올바른 훈육을 통해 제한설정을 배운 아이들은 사회에 보다 더 잘 적응한다. 왜냐하면 성인이 되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때로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참아야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기조절력을 얼마나 잘 발휘하고 거기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해소하느냐가 성인이 되어 해결해야 할 큰 과제 중 하나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훈육을 통해 자신의 욕구가 좌절되기도 하고, 하기 싫어도 참고 해 본 경험이 있는 아이는 그런 환경에 더 잘 적응하는 것이 당연하다.


제한설정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아이는 제한설정이 있을 때 더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아이에게 완전한 자유를 주는 것이 아이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는데 그것은 방임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올바른 행동과 그렇지 않은 행동을 판단할 수 없다. 그래서 끊임없이 부모의 반응을 살피며 자신의 행동이 올바른지를 증명하고자 한다. 이미 아이와 부모 사이에 일관된 규칙이 형성되어 있다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옳은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느라 에너지를 쓰는 대신 안정감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행동하며 창의력과 상상력을 기를 수 있다.




놀이치료 연구의 대가인 게리 랜드레스는 제한설정을 하는 방법은 ACT 단계로 설명하며 실제 아동과 놀이치료를 할 때도 이 방법을 사용한다.


Acknowledge - Communicate - Target 의 앞자리를 따서 만든 ACT단계를 우리 말로 하면 '감정읽기 - 제한설정 - 대안행동 제시'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A단계에서는 아이의 감정을 읽는다. 조심해야 할 것은 아이의 감정은 수용하는 것이지 아이의 잘못된 행동은 허용해준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의 마음을 읽어줌으로써 아이가 제한을 좀 더 수용적으로 받아드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단계다.


C단계에서는 제한을 전달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단호하고 명확하지만 화를 내거나 처벌을 하지 않는 것이다. 침착하고 인내심있게 지속해야 하는데 가장 어려운 일이다.


마지막 T단계에서는 대안행동을 제시한다. 아이는 아직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는데 서툰 것이 당연하다. 때문에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방법으로 대안 행동을 가르쳐주는 것은 어른이 반드시 해야하는 행동이다.


사실, 우리는 많은 육아서나 전문가의 이야기를 통해 이 과정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현실에 적용하려고 하면 잘 안되는 것이 문제다. 왜냐하면 현실은 교과서와 다르고 훈육할 상황은 언제다 돌발적으로 긴급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놀이터는 아이들에게는 치열한 사회화 현장이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또래 행동을 관찰하고 학습한다. 때로는 엄마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이나 말투까지 학습하기 때문에 엄마들의 신경이 곤두서기도 하는 곳이다. 그래서 어떤 엄마들은 하원길에 놀이터에 들리지 않으려고 일부러 멀리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놀이터 상황을 통해 ACT를 적용해보자.


미끄럼틀을 거꾸로 오르는 아이가 있다. 거꾸로 올라가면 안된다고 위험하다고 설명을 한다. 문제는 다른 아이들이 모두 거꾸로 올라가고 있다는거다. 또래들의 모습을 본 아이는 엄마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하고 미끄럼틀을 거꾸로 오른다. 이럴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A 단계 : 다른 친구들도 거꾸로 올라가니까 재밌어 보이고 해보고 싶지?

C 단계 :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있을 때 거꾸로 올라가는건 아주 위험한 일이야.

T 단계 : 사람이 없을 때만 거꾸로 올라가기로 하자. 엄마가 옆에서 지켜봐줄게.


그리고는 아이 곁에서 다른 사람이 없을 때만 올라갈 수 있도록 계속 가르치는 것이다. 이게 힘들다면 차라리 놀이터에 아무도 없을 때 나가서 아이가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미끄럼틀을 거꾸로 오를 수 있게 도와주는 방법도 있다.


지금 머리로는 이해했다고해도 그 순간에는 ACT 순서대로 나오기 어렵다. 급박하게 "안 돼!"를 먼저 외쳐야하거나 엄마도 감정적으로 화가 나면 "하지 말라고 했지!"하며 큰소리가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괜찮다. 꼭 순서를 지키지 않더라고 아이 감정을 알아주고, 대안행동을 제시하고, 제한을 전달하는 세가지 메세지가 모두 포함되었다면 아이는 충분히 배울 수 있다.


작은 일부터 훈육하며 아이와 맞춰가다보면 서서히 아이의 사회성이 발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럼 자연스럽게 엄마의 육아효능감도 높아진다. 이 선순환에 오르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꼭 기억하기를 바란다.


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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