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이 Oct 10. 2022

장바구니 물가를 지키는 나만의 법칙 2.1.1.4!!

 전업주부가 가장 작아지는 순간은 '돈'이다. 생활비를 아끼려 사고 싶은 옷을 마음대로 사지 못할 때, 아이 학원을 마음 놓고 등록하지 못할 때, 이런 순간 전업주부는 맞벌이에 나서야 하나 고민을 한다. 옷이나 교육비에는 욕심을 줄인다 하더라도 생활비는 다르다. 죽으나 사나 하루 세끼는 꼭 먹어야 하고, 성장기 아이에게는 건강한 음식을 골고루 먹여야 한다. 여름에는 덥지 않을 만큼 냉방을 하고, 겨울에는 춥지 않을 만큼 난방을 하고 싶다. 가끔은 여행도 다니고, 고깃집에서 배불리 외식도 해야겠다.


 엄마랑 함께 살 때는 뉴스에서 물가가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감흥이 없었다. 오른 물가를 실감하는 순간은 직장에서 점심을 사 먹거나 친구들과 커피를 마실 때뿐이었다. 하지만 독립한 이후는 다르다. 한 집안의 살림을 책임지게 되자 물가가 오른다는 말을 온몸으로 실감한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아이 간식을 사 줄 때, 비상식량을 사둘 때 수시로.


 지난달 9월,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2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고 한다. 햄버거, 자장면, 김밥, 갈비탕 등 주요 외식메뉴의 가격은 모두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고 여행, 영화, 항공료 등의 비용도 사이좋게 모두 올랐다.

출처: <9월 서비스물가 21년만에 최고> 동아일보, 22.10.10, 윤다빈기자 https://www.donga.com/news/article/


 물가가 오른다한들 월급은 오르지 않으니 전업주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둘 중 하나다. 일자리를 찾거나 생활비를 아껴 쓰거나.


 자발적 전업주부가 되기로 한 나는 생활비를 아끼는 쪽을 택했다. 우리 집 장바구니 물가를 지키기 위해 나 혼자 실천하고 있는 규칙이 있다.


 2.1.1.4 법칙!

장보기는 이틀에(2) 한 번만(1). 한 번에(1) 4만 원까지(4).


 장보기는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형태가 다르다. 꼭 필요한 것만 매일 동네 슈퍼에서 구매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주일에 한 번 대형마트에서 번들상품으로 쟁여두는 사람도 있다.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살림이 귀찮고 번거로운 게 딱 질색인 나는 온라인 장보기를 선호한다. 다만 배송료가 아깝다. 그래서 정한 법칙이 2.1.1.4 법칙이다.

 

 월, 수, 금 이틀에 한 번씩만 장을 보고, 한 회당 배송료가 붙지 않는 최소금액인 4만 원까지만 산다. 주말에는 외식하는 비용 역시 4만 원 예산에 맞춘다고 치면 한주의 식비는 20만 원이 되는 셈이다. 그렇게 한 달이면 80만 원.


 무턱대고 잡은 액수는 아니다. 3개월 정도 꾸준히 가계부를 적으며 파악한 우리 집의 적절한 식비다. 

내가 스트레스받지 않을 정도로 요리하고, 가족들이 먹고 싶은걸 참지 않아도 되는 정도의 식비.


 누군가에게는 지나치게 많아 보일 수도 터무니없이 부족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먹고사는 것만큼 취향이 뚜렷한 것도 없으니까. 우리 집만의 식비 지출에 만족하며 나만의 2.1.1.4 법칙을 지켜나가기로 다짐하며 전업주부는 오늘도 물가와의 외로운 싸움을 한다.





* 사진출처: pixabay

이전 11화 매일 조금씩 하는 옷정리 루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