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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ing Tree Aug 08. 2019

[독후감 시리즈] 평균에 더 이상 집착할 필요가 없다

평균의 종말 - 토드 로즈

평균 키. 평균 점수. 평균 연봉. 우리는 늘 평균에 비교당하며 산다. 평균보다 왜소한 아이의 부모는 아이의 성장을 걱정하고, 성적표에는 과목 전체 평균 점수가 나온다. 우리는 평균보다 좋은 학교, 평균보다 나은 직장, 평균보다 높은 연봉을 목표에 두고 살아간다. 도대체 평균이 뭐길래 우리가 이렇게까지 목을 매는 것일까?


하버드 교육대학원 교수이자 <평균의 종말>의 저자인 토드 로즈는 자신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은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학생이었다고 밝힌다. 그의 고등학교 GPA는 0.9/4.0이었다. 당연히 이 성적으로는 어느 대학도 갈 수 없었다. 고등학교를 자퇴해 남들이 다 하는 대학 진학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그는 검정시험을 통해 대학에 진학했고, 자신만의 공부법을 터득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 속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이 짜여지는 교육 과정에 회의감을 느꼈다. 그러면서 개개인의 다름에 대해 주목했다.


우리는 평균이 특정한 지표를 판단할 때 객관적인 기준이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172cm라는 내 키는 대한민국 남성 키인 175cm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나는 키가 작은 편에 속한다. 보통 작은 키를 가진 사람을 왜소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만약 내 몸무게가 100kg이라면 대한민국 평균 남성 몸무게를 훨씬 웃돈다. 그렇다면 평균보다 키는 작은데 몸무게는 훨씬 많이 나가는 내 체격은 작다고 할 수 있는가? 물론 이런 생각에 대한 반문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위의 가정이 맞다면, 나는 키는 작지만 덩치는 큰 사람으로 인식이 된다. 다시 말해, 두 가지 지표를 묶어버리는 오류를 범했기 때문에, 위의 예시는 논리적이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일리가 있는 반문이다. 그래서 더 평균의 문제점이 드러난다. 오늘날 우리가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일면만 본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보만으로 그 사람의 전부를 알 수 없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아직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제한적인 정보로 다른 사람을 판단한다.


이러한 사상을 교육에 대입해보자. 현재 우리나라는 수능이라는 1년에 한 번 열리는 시험으로 대학에 입학하게 되는 정시 제도가 있다. 그리고 다양한 평가 요소가 기준이 되는 수시 제도가 있다. 이 두 제도에 대한 찬반 논쟁은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끝없이 일어나고 있다. 먼저, 정시 제도가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획일화된 시험이야말로 학생의 수학 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하지만 로즈는 학생들마다 뛰어난 부분이 다르고 문제 풀이나 교육 습득에 필요한 시간도 다르다고 주장한다. 덧붙여, 습득 속도는 사실상 학생의 지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저 지능의 다양한 요소 중 하나일 뿐인데 그것으로 시험 성적을 매기고 향후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현재 미국 교육 방식을 비판한다. (수시가 더 좋은 방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수시는 미국의 대입 과정을 본받아 만든 제도인데, 로즈가 책에서 비판하는 교육제도는 미국의 그것이다. 게다가 비리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수시에 대한 규제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 책은 내가 최근에 읽은 <개인주의자 선언>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산업을 더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도입된 '테일러 주의'는 노동자들을 획일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개개인의 특성은 무시당하기 시작했고, 우리의 교육도 그와 비슷하게 발전되었다. 하지만 산업의 시대는 끝났고 모두가 창의성,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대가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대학, 안정적인 직업만을 추구하는 창의성 없는 엘리트주의가 아직도 사회에 팽배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남들보다 뒤처지면 불안해한다. 아기들은 고작 몇 개월 빨리 걷고 글자를 읽히면 "영재"라는 타이틀을 얻는다. 한국 부모들은 아이들을 남들보다 더 빠르게 교육시키기 위한 선행학습에 혈안이 되어있다. 재수, 삼수를 하면 뒤쳐지는 것이 아닐까 두려워한다. 같이 졸업을 했는데 나는 취업을 못하고 친구는 하면 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불안해하고 진정으로 축하도 해주지 못한다. 이 모든 것이 평균에 대한 집착에서 야기된 문제점이다.


평균은 우리를 불안에 떨게 만든다. 평균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끝없이 자신을 채찍질한다. 늘 평균과 비교하며 말이다. 그러나 조던 피터슨도 말했듯, 우리가 비교를 해야 될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어제의 우리다. 테드 로즈는 평균에 집착하는 현재의 교육 과정을 모두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실현되어야 비로소 우리 자신의 특성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니 당신이, 또는 당신의 자녀가 평균보다 부족하고 더디다 해서 기죽지 마라. 우리는 모두 느리게가 아닌 다르게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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