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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Soo Jul 16. 2021

브런치(brunch)

치유의 공간

많은 심리 상담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기만 해도 마음의 치유를 받았다.

- 아이없는 완전한 삶(Complete without kids) 중


처음 브런치를 알게 된 것은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였다.

작년 한해 '부캐'라는 말이 유행을 했다는데 우연히 방송을 보고서야 부캐라는 말을 알게되었다.  그 중에 어느 한 의사가 자신의 부캐가 작가라고 소개하는 장면을 보았다. 그는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면서 소설을 쓰고 있다고 했다.


그때 문득 '브런치가 머지? ' 하면서 바로 검색에 들어갔다.

그렇게 브런치 앱을 다운받아 핸드폰에 저장해 놓고도 섣불리 먼가를 하려고 시도하진 않았었다. 그저 막연하게 '작가가 된다면 참 좋겠다.'라고만 생각하고 어느 한 구석으로 밀어 놓았었다.


결혼 생활이 버겨워졌을때 위기가 찾아오고 그것이 해소되고 나서 문득 생각했다.

'내 이야기를 글로 써보자. 왜 사람들은 참고 살려고 할까? 무엇이 두려운 걸까? 나는 무엇이 두려웠던 것일까? ' 등등등 너무 많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고통의 시간동안에 들었던 많은 말들과 인터넷을 통해 접한 이야기들, 또 주변의 이야기들과 내 생각들을 풀어내고 싶었다.


솔직히 어릴 적부터 학창시절까지는 일기를 꾸준히 쓰긴 했지만 성인이 된 이후엔 그것도 드문드문 이었고 딱히 글쓰기를 따로 배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솔직히 쓰기로 하고 글쓰기를 시작했다. 내가 느꼈던 것들, 생각들과 궁금했던 것들...

그러다 보니 이혼에 대한 이야기를 끝내는게 하나의 의식과 같은 일이 되었다.

이것을 끝내는 것이 그동안 힘들었던 과정들을 털어내는 의식처럼 느껴졌다.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상담도 받았었지만 브런치 작가가 되어 이 곳에 내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상처 극복에 큰 도움이 되었다.

불특정 다수인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고 그것에 같이 공감하는 이들과 감정을 나누는 곳이 바로 '브런치'가 아닐까?

친한 친구에게도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가까운 이들일 수록 객관적으로 바라보기가 어려워지는 건 사실인듯하다.




'그녀의 선택'을 끝낸지 몇달이 흘렀다. 여전히 조금씩이지만 꾸준히 글을 읽으러 오는 분들이 있다는 걸 느낄때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은 아니면 나와 비슷한 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그 당시의 나도 어떤 해답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서치하고 돌아다니고 무수히 많은 동영상과 글들을 보고 다녔던 기억이 나서였다.


얼마전 지구 밖 80km까지 나가 무중력을 경험하고 지구를 내려다보는 우주 관광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이 세상이 참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이 좁은 우물안의 우리들은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은 이 버겨운 가족이란 관계속에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그 해답을 찾기위해 방황하며 살아간다.


어떤 어른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아래 구속하고 굴복시켜 내 발아래 두려한다. 내 말을 거스르지 않고 잘 복종하는 것이 가족의 일원이 된다고 여긴다.  또 어떤 이들은 이혼하는 것은 인생의 큰 실패를 한 것이며 천하에 죽을 죄를 지은 것처럼 사회의 분위기를 몰아간다. 또는 여자는 이래야한다 저래야한다며 굴레를 만들어낸다.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참고 사는 것만이 이 '이혼녀'라는 딱지를 붙히지 않을 방법이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득 누군가를 다시 만나고 있다는 말을 전할때 상대방에게서 느껴지는 걱정과 염려, 불안의 감정들이 읽혀진다.

아마도 한 번 실패를 했으니 다시 같은 고통을 겪지 않도록 신중하라는 의미란 걸 잘 안다. 그 안에 나를 걱정하는 마음이 깃들여 있다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너의 선택을 신뢰하기가 어려워..(아니면 너의 남자보는 눈을 못믿겠어...)라는 메세지 또한 하나의 고민거리가 되고 상처로 다가올 때도 있다.


그래도 다시 한번 지난 시간과 나를 되돌아본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몰두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본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글쓰기'이다.

생각과 느낌들을 한글자 한글자 써내려 간다. 그러다 보면 어느정도 머리속에서 정리가 된다.


브런치 작가가 된 것은 이혼 후의 내 인생에 있어 큰 의미가 된 것같다. 머리속이나 마음이 복잡해 질때면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떠오르니 말이다.  또 가끔은 내 문제만이 저 까만 하늘의 희고 커다란 보름달 처럼 크게 느껴지지만 다른 이들의 삶과 글을 보면서 어찌보면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긴 인생에 있어서 그깟 일년쯤은 지나고 보면 그저 스쳐지나간 먼지처럼 느껴질 때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아무튼 내 이야기를 하는 것 만으로도 치유가 된다는 것에 나는 100% 동의한다.


그래서 사람들 또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상담사를 찾아가고 지인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 하는 것이 아닐까?




브런치 작가가 아니더라도 내 이야기를 할 수는 있다. 


'일기 쓰기'가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직장을 다니고 바쁘단 핑계로 일기를 쓰지 않으면서 부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줄어들었고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 잘못된 것을 인지했음에도 지나쳐버리고 그 선택을 밀고나갔었던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적이 있다.

막연히 생각만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각은 자리잡지 못하고 공중으로 흩어져 버리기 쉽고 또 꼬리에 꼬리를 물어 다른 곳으로 옯겨다니기 때문이다.

글로 썼을때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고 또 다시 읽어봤을때 그것들이 뚜렷하게 인식되는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소소하지만 브런치 작가로서 활동을 꾸준히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




Cover photo from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3448391&memberNo=4613168  ' 브런치는 다른 면에 있어서도 인간의 행복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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