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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Soo Oct 27. 2021

머니(Money)

여자가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  feat. 곽정은의 思(사)생활

이혼을 결정하고 혼자가 되는 것을 준비할 때 곽정은 씨의 동영상을 많이 보았었다. 물론, 에세이도 읽었다. 그녀의 생각들이 많은 위안이 되었었다.
강박적으로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몰아갔던 자신에 대한 회의가 들기도 했었다.
특히나 여자들이 주로 모인 집단에서 생활하다 보면  '시댁과 아이들'이야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 안에 속하고 싶은 조바심 같은 것도 있었다.

아마도 그때는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남들이 정한 기준이 아닌 내가 정한 나만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옳은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었다.

우연히 너튜브에 뜬 그녀의 동영상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여자가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이유, 셋'

글귀를 보고 나서 몇 가지 생각이 떠올라 동영상을 클릭했다.


결혼 후, 이혼이란 과정을 겪으면서 돈에 대한 개념이 많이 바뀌었던 거 같다.


예전에 먼저 결혼한 후배의 결혼을 앞두고 만난을 때 했던 말이 있다. 본인이 모은 돈을 이야기했을 때  어떻게 그렇게 돈을 많이 모았는지를 물었었다.

"나는 종잣돈을  모은 다음에 증권사나 은행들을  돌아다니면서 돈을 불렸어. "

생각해보니 그 후배는  쿠폰 등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정보에 빠삭했고 이미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를 해 온지 수년이 지났을 때 였다.  

그 후배는 그녀가 난 재테크 같은걸 잘 몰라서 그렇게 돈을 불리지 못했다고 했을 때 그녀는 말했다.

"돈이 없을수록 결혼해야 하는데.."


그러나, 결혼을 하고 나서 그 후배가 말한 의미는 아녔을지도 모르지만  그 말속에 담긴 다른 의미를 깨달은 적이 있었다.

그건 돈이 없이 결혼을 할 경우 당당해지기 어렵고 며느리로서 '부림'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단, 이건 모든 결혼을 한 여성에게 통하는 진리는 아니다. 뭐 없어도 당당한 사람도 있으니까. )

 



동영상을 다 보고 난 후, 돈이 없고 경제적 능력이 없을 경우의 극단적인 예를 들었던 것이 문득 떠올랐다.

이혼에 대한 고민으로 한창 머리가 아플 시기였는데 뭔가 낌새가 있었는지 오랜 친구로부터 갑자기 메시지가 날아왔다.

'잘 지내지?'

그러면서 친구가 전해준 이야기는 '참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란 생각이 들게 했다.


 전업주부인 친구의 지인은 보통 식사를 주방에 서서 혼자 먹는다고 한다. 나머지 시집 식구들은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고,,, 하루는 고기반찬을 한 날이었는데 그녀에게 남겨진 고기가 하나도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녀는 친구 앞에서 나도 고기가 먹고 싶었다며 눈물을 보이며 울었다고 한다. 이 뿐 아니라 툭하면 아래층 사는 시누이와 시어머니가 올라와 쓰레기통을 뒤지고 인스턴트식품 껍데기라도 보일 때면 끄집어내어 야단을 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집의 쓰레기를 백화점 등 밖의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었다.


친구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고 다들 사정이 있고 참고 견딘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친구가 그녀의 지인에게 왜 그렇게 사냐고 질문을 던졌을 때 지인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했다.

'남편이 친정부모님에게 돈을 주고 있어. 난 그것만을 참고 살 이유가 충분해.'


이 이야기를 듣고 들었던 첫 번째 생각은

'그녀의 생활을 알고 있다면 그 부모님이 그 돈을 받으려고 할까? '

그다음으로 든 생각은 후배가 했던 말에 대한 부정이었다.

'돈이 없으니 결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 그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미국에서 어떤 이가 '결혼은 비즈니스야.'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말은 사실이다.

결혼에 사랑은 밑거름이 되어야 하지만, 사랑만으로 살 수 없는 것이 결혼이고 결혼 생활안에서도 돈문제로 다툼이 생기게 된다. (혼수 문제로 스타트부터 삐걱거리다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녀가 본 가부장적인 가족에서 여자는 돈을 벌어도 그 입지가 형편없었고, 너무도 쉽게 그녀에게 직장을 그만두라고 말을 하였다. 아마도 그녀의 커리어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을 것이다. 여자는 집안일하고 애 낳아 기르고 남편 뒷바라지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을 테니까..


하지만, 그를 만났을 때 그는 다른 태도를 취했다. 그녀의 검소한 생활 습관과 일한 기간을 볼 때 자산이 많이 늘지 않은 것을 의아해했고 그 원인을 알고자 했다. 또한,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함께 재테크를 하자고 제안했고 그 길을 알려주고 공부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그의 방법은 물고기를 주기보단 낚시하는 법을 알려주고자 했다. 결국 자산 투자에 대한 선택은 그녀의 몫이기 때문이었다.

점점 그녀가 경제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지식을 쌓아가고 둘이 함께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고 만남 속에서 그 시간들이 늘어가는 것을 기쁘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같은 취미와 같은 관심사를 갖은 연인은 그 대화가 풍성해지고 대화의 끊임이 없다는 것을 점차 느끼고 있었다.



그녀가 이를 통해 깨달은 것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갖추고 결혼을 비즈니스로 바라보고 선택할 수 도 있다. 반면에 너무나 현실적인 한국사회에서 어느 정도 여자가 돈을 남자보다 덜 벌 경우 남자 쪽에서 그녀를 사랑하고 결혼을 하고 싶다면 인생의 동반자로서 함께 노력하고 자산을 불려 미래를 설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다 갖춘 여자를 찾으면 된다.


그렇지 않고 '여자가 잘나면 뭐해, 남자보단 많이 벌면 남자 업신여겨서 안돼.'이런 생각을 갖고 좀 부족한 여자를 데려다 자신의 부모에게 대리 효도시키고 내 밑에 두고 부리려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갖는 이가 결혼을 하는 것은  옯지 않다는 생각이다.


각자의 인생에서의 선택은 자신에게 달려있다. 모든 이가 전문성을 갖는 직업을 갖기 어렵고 그녀의 지인 중에도  '난 일하는 것도 싫고 내 직업도 돈을 많이 벌기 어려워.'라며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친구도 있다.

남자보다 학벌이 좋고 친정이 부자라던가, 아니면 남자 쪽의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라던가...

물론 그 안의 다양한 속사정을 다 이야기할 순 없다. 이것 역시 각자의 판단이고 선택이다.


그녀는 나에게 딸이 있다면 애초부터 제약을 두기 보단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어머니가 결혼하고도 직장은 절대로 놓지 말라고 했던 말이 다시 떠올랐다.

어쨌거나 돈이 있어야 살아가는 세상이고 여자도 돈벌이를 해야 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그녀는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동영상의 내용처럼 내가 유방암에 걸려 이혼을 당할 수도 있다는 어찌 보면 최악의 상황에 대한 시나리오 정도는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정도는 미리 생각해보고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 적으로 말하면  나의 커리어를 존중해주고 함께 부를 축적해나갈 수 있는 동반자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는 원만한 삶을 함께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런 사람을 알아보는 눈을 키워야 하는 것 또한 각자의 몫임을 잊지 말자...!




https://www.youtube.com/watch?v=eeHfKmWlOHQ&t=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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