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prologue] 이 세상의 모든 딸들과 친정엄마에게

by 롸잇테리언



친정엄마.



딱 네글자 적었을 뿐인데

눈물이 난다.




이것은 그러니까,

나의 참회록이자

친정엄마에 대한 사랑의 편지이자,




지금도 친정엄마와 육아하며

전쟁을 치르고 있을

나의 친구들과, 그녀의 어머니들께

들려주고 싶은

우리 모두의 드라마이다.






2023년 2월의 끝자락.



봄이 왔나 싶게

포근했던 그 날.



수술방에 누워

난 무슨 생각을 했던가.


겁이 나서

아무 생각이 없었던가.


작명소 할아버지가 말한

낮 12시는 넘겼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던가.



"엄마, 애기 나왔어요.

한마디 해주세요." 하는

간호사 선생님의 목소리에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새빨간 얼굴에

태지가 가득 묻은

내새끼들이 세상을 향한

첫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내 나이 서른여섯에,


드디어, 엄마가 되었다.



내새끼들의

친정엄마.





KakaoTalk_20250911_135146685.jpg?type=w773






그리고...




나의 친정엄마는

그토록 바라던

외할머니가 되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