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의 Mass Interview session
상사(윌리스) 빼고 팀원들이 다 그만두게 되어서 새로 담당자들을 뽑아야 했다.
인사팀에서 연락이 왔다.
-레몬, 우리 베트남 콘텐츠 담당자랑 일본어 콘텐츠 담당자, 세일즈 담당자를 뽑을 거야. 조지가 화상면접 볼 때 같이 들어가서 서포트 해줄 수 있어?
Sure 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총 2 주에 걸쳐 하루에 2~3명씩 인터뷰를 진행했다. 때로는 아침 일찍- 혹은 오후에, 점심 전, 점심 후 등등...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지원자들이 있다.
앤디는 게이인데 키가 크고 잘생겼다. 학력 경력이 화려했다. 그는 대만에서 대학교를 졸업했고 중간에 필리핀, 싱가포르에서 공부했다. 또 여행 경험도 많아서 한국에 대해서도 잘 알았다. 베트남항공 마케팅팀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디지털 마케팅에 관심이 생겨 이직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또 말도 또박또박 잘했다.
앤디는 결국 세일즈 담당자로 채용됐다.
A양은 정말 도도했다. 마치 소개팅에 나와서 처음부터 이것저것 따지는 여자 같아 보였다. 회사의 연봉과 복지에 관해서 당당하게 물어보고 회사에 들어와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과 원하는 일들을 말했다. 하지만 그녀가 원하는 일들은 사실 실제 우리가 뽑고 있는 포지션과는 다른 내용들이었다. 그녀는 똑똑하고 당당했지만 남의 말을 듣는 것보다는 자신의 말을 하기 더 바빴다.
결과적으로는 A양은 떨어졌다.
면접은 소개팅과 같다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피상적인 정보만 가진 채, 서로를 더 깊게 알아보고 탐색하는 자리이다. 서류전형에서 통과했다는 건, 이미 스펙은 채용 시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내가 잘났다고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다. 회사가 궁금한 건 지원자의 태도와 진심이다.
지원동기를 얘기하면서 B양의 하소연이 시작됐다. 회계학과를 졸업했는데 부모님은 회계사를 하라고 하는데 자신은 회계보다는 창의적인 일을 더 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의 단점에 대한 질문에,
일이 많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대답했다.
혼자 쓰는 자유로운 글쓰기는 분명 창의적인 일이지만 회사에서 하는 글쓰기는 창의적이지 않다. 창의성보다는 오히려 엉덩이의 무거움과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필요하다. 일이 많으면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면접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배우는 것들이 많았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 얘기를 듣는 것도 좋았고 그 사람이 가진 생각, 철학, 관점을 짧게나마 볼 수 있었다. 나는 어땠을까, 나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었다. 모든 면접이 다 끝나고 난 후, 제슬린과 인터뷰에 관해서 대화를 나눴다. 대화 주제는 어떤 사람을 뽑고 싶은지- 였다.
제슬린: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독립적이고 배우려는 의지
나: 오 맞아. 너무 좋은 말이야.
제슬린: 긍정적인 태도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 너는? 어떤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니?
나: 나도 니 말에 동의해. 긍정적인 태도, 할 수 있다는 태도, 우리는 팀으로 일하니까 다른 사람을 도와주려고 하는 것 ( Positive, Can do attitude, Keen to help others beacuse we work as a team)
제슬린: 만약 어떤 사람이 항상 부정적이라면, 뭔가를 하는 게 많이 어려울 거야. 하지만 긍정적이라면, 그들은 더 배우고 나아지려고 노력할 거야. (If someone is always negative, it is very difficult to move things. with positive attitude, they will be willing to explore and learn)
나: 맞아 (True)
제슬린: 그리고 우리는 매일매일 배우고 있잖아. (And we are learning everyday)
나: 멋진 대화였어. 너에게서 늘 많은 걸 배우고 있어. 그리고 일하는데 방해해서 미안해.
제슬린: 천만에.
그럼 이런 것들을 면접에서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우리 모두 부정적인 모습들과 긍정적인 모습들을 가지고 있다. 어쩔 땐 정말 우울하고 어떤 날은 놀랍도록 활기차다. 나 자신- 을 생각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우리는 모두 우리 자신 안에 있는 긍정성과 더 배우려는 의지, 독립성, 노력하는 태도를 갖고 있다. 그러니까 그런 모습들을 면접에서 보여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