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경문 Jan 22. 2021

어른의 꿈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눈이 부시도록 푸르른 젊음



싱그러운 25살, 대학교 4학년 시절 이야기다.


학교에는 졸업반이 된 학생들의 취업을 도와주는 취업진로센터가 있다. 그곳에는 모교를 졸업하여 각종 회사에 근무 중인 "현업 선배와의 대화" 수업이 있었다.


나는 어떻게 살아갈까

취직을 하거나, 창업을 하고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싶었다.

지금 코로나 시대와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때도 취업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젊음과 열정이 가득 찬 나는 늘 앞자리에 앉아서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귀를 쫑긋 새우고 메모를 해가며 수업을 들었다.

물론 지금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난 수업이 끝나면 꼭 강의 뒤에 찾아가 강단에 선 모든 선배들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했다.

그중에는 귀찮아하는 사람도 있었고, 젊은 학생을 응원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어느 날은 후자에 속하는 창업 선배를 만났다.

들은 이야기는 다 잊어버렸지만, 내가 했던 질문은 생생히 기억이 난다.


선배님, 힘들게 회사를 세우셨잖아요,
그럼 그다음 꿈은 무엇인가요?


정말 궁금했던 것 같다. 당돌했다. 25살의 열정.
본인이 설립한 중소기업의 대표 선배는 머뭇거렸다.

"좋은 질문이네요.."라는 말과 함께 갑자기 자기 수첩을 꺼내서 적었다.



지금 나의 꿈은 무엇인가..


그 질문 그대로,

25살의 내가 마흔이 다 된 지금의 나에게 묻는다. 내가 나에게 다시 묻는다.


무엇을 위해 그토록 열심히 살아왔는지,

세상의 고뇌를 겪으면서 잃어버린 나의 꿈은 무엇인지?
어른들 세상 속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꿈같은 것은 소용없다고 포기한 것은 아닐까?





꿈은 도망가지 않아.
도망치는 건 언제나 자신이지.


짱구 아빠의 명언이다.

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보다는 현실에서 타협해왔다.


하늘을 볼 여유는 없었다. 그냥 휩쓸려 걸었다.

하늘에는 낮에는 태양, 밤에는 달이 있다.


그 태양과 달은 우리의 꿈이다.

우리가 바라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

내가 어디 있는지를 알려주는 기준점.


인생은 반드시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내 마음을 알기 위한 나의 기준인 것이다.

여름 낮의 강렬한 태양은 늘 그곳에서 뜨거울 것 같지만 이윽고 시간과 함께 석양을 만든다.

우리의 꿈도 서서히 변해간다. 하나의 꿈이 영원할 수는 없다.

뜨거운 태양은 서쪽 바다 뒤로 넘어갔지만, 이제는 달이 떴다. 둥근달. 소원을 빈다. 꿈을 꾼다.

왜 10년이 넘도록 나는 일기장에만 몰래 글을 썼는가?
작가라는 꿈을 왜 우리 아이들에게 소개하고 추천했을까?


난 회사원이 었지만 작가를 꿈꾸고 있었다.
꿈을 잘 모르겠는 사람은 지금 내가 부모라면

아이에게 무엇을 말하는지, 추천하는지, 강요하는지 생각해 보면 쉽다. 아이가 아닌 내가 그것을 원하는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어른이 된 나는 오늘도 꿈을 꾼다.


여러분의 꿈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이전 27화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은 아니예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