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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경문 Mar 10. 2021

우리의 공간

Free is not Free

[학교] 선착순 자리 배정

'이게 웬일이지?'

이 시간에 강의실은 텅 비어있어야 하는 게 맞다.


수업이 9시에 시작하는데, 8시경부터 강의실 앞자리는 이미 빈자리가 없었다.

"No Seat for you"


오늘은 앉는 자리가 4개월 동안 고정좌석이 되는 날이었다.

맙소사! 맨 앞자리는 인기가 없는 줄 알았는데,,,


그렇게 가운데 어딘가는 내 자리가 되었다.

마치 사회에서 내 위치처럼 One of Them (군중의 하나)이 되었다.


월요일 아침, 짧지만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과연 온 순서대로 자리를 배치하는 방법이 공정한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우리가 "자리를 차지하는 방법"


"First come, First served"

선착순이라는 얘기를 어렵게 하는군.


집이 가까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몸이 아파서 늦었을 수도 있다. 또는 공지를 잘 못 받았을 수도 있다.

매일 온 순서대로 앉는 것이라면, 한 번의 실수로 한 학기를 원하지 않는 자리에서 보낸다는 것은 불합리했다.

평상시 강의실은 텅 비어 있었다.


[부동산] 평생을 바쳐 얻은 자리

그렇다면 우리의 집은 어떤까? 우리는 왜 그곳에서 살고 있는가?

먼저 온 순서대로 집에 들어가서 살 수 있다면 우리는 매일매일 떠돌아다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자리는 한정되어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것을 "돈"이라는 수단으로 교환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자리는 비싸다.

"Money Talks"

이때 돈은 해결사다.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주어진 부동산은 "우리의 자리"가 되었다.

개인이 소비할 수 있는 재화 중에 가장 비싼 물건은 바로 "집"이다.


우리는 평생의 시간을 바치고, 그것도 모자라 은행에 우리의 시간을 담보로 잡는다.

그렇게 더 좋은 자리를 위해 인생을 바치기도 한다.

이 작은 공간을 위해 일생을 바치다니



[가상공간] 무료? 왜?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가상공간(Cyber Space)이다.

사이버 스페이스라..?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먼 미래의 이야기였다.

Matrix와 같은 2~30년 전 영화나 기발한 소재였지, 이는 더 이상 기발한 느낌이 아니라 현실의 연 장판이다.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가상공간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 네이버 등 포탈이 제공하는 무료 메일 서비스는 무제한이다.

구글 드라이브(웹하드), 포토(사진) 등으로 인해 우리는 더 이상 외장하드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리는 무료로 주는 가상공간에서 엄청난 편의를 누리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도 "브런치"가 나에게 데이터의 저장, 공유 그리고 꿈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 많은 것들이 공짜라니!
이 사회에는 정말 좋은 기업이 많구나!


IT 공룡기업들은 우리의(?)(왜 물음표가 있을까?) 데이터를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전 세계에 "데이터 센터"를 가지고 있으며,

지금도 수많은 데이터 센터가 건설 중이다. 데이터 센터 1개소를 짓는데 약 4,000억 원 이상이 들어간다.


출처 : 삼성증권


Free is not Free


그럼 기업들은 왜 우리에게 공간을 제공할까?

세상에, 구글은 오는 2021년 6월부터 15GB 이상의 사진에 대해 요금을 부과한단다.

월 2400원/100GB 씩이나..

내 사진을 "동기화"라는 명목으로 가져가 놓고 이제는 월세를 받겠다고 하신다.

공짜가 공짜가 아니었다.


<기존 >
‘고화질’ 사진 업로드 시 저장용량을 무료, 무제한 제공
‘원본 화질’ 사진 업로드 시 저장용량을 최대 15GB까지 무료 제공
<변경 >
2021년 6월 1일부터 ‘일반 화질’, ‘고화질’, ‘원본 사진’ 모두 업로드 시
저장용량을 최대 15GB까지 무료 제공
15GB 이후 별도 요금 부과


이렇게 나는 현실에서 뿐만 아니라,

가상공간에서도 월세를 살게 되었다.



사실 숨겨진 비밀은 여기에 있지 않다.

구글은 당신이 30분 후 무엇을 할지 알고 있다.

당신의 데이터는 이미 당신의 것이 아니었다.

[후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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