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경문 Jun 21. 2021

노답노트

[심화 문제]'쓸 데 없는 짓'에 대한 문제와 해설

문제 : 다음 중 쓸 데 없는 짓을 하는 친구를 고르시오.

    ① 고등학생인 블루는 수학 시간에 만화를 그리고 있다.
    ② 40대 가장 K 씨는 회사 휴가를 내고 낚시를 하고 있다.
    ③ 그린은 취업을 위해 열심히 자격증 취득을 준비한다.
    ④ 김대리는 회사 화장실에서 주식 매매를 하고 있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공부나 해



"무슨 소리야 난 지금 웹툰 그리고 있는데?"

"아니, 무슨 웹툰을 2시간 동안이나 그려? 영어학원 숙제는 다 했어?"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하라는 공부나 해!"


오늘도 집은 딸과 엄마의 침 튀기는 전쟁터이다.


쓸데없는 짓..이라는 말 참 많이 들어본 것 같았다.

학교 다닐 때도 그렇고 회사에서도. 


학교 다닐 때는 공부 외에는 다 쓸데없는 짓이 되었고, 

회사에서는 성과가 나는 일 외에는 전부 그렇게 취급을 받았다.


그렇게 여기저기서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쓸모없는 '잉여 닝겐' 이 된 것 같아 서글픈 느낌마저 든다. 


항상 열심히 살아왔는데, 내 주변을 봐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뿐인데,

정작 대박 난 사람들은 딴짓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거 하던 사람들이더라.


그런데 잠깐. 

따지고 보면, 미분 적분에 4차원 방정식 풀었던 때가 있었다.

우리가 집중하던 그 쓸데 있는 일들은 지금 다 어디로 증발해 버린 걸까? 


빽빽하게 풀었던 고교 수학의 정석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어디 수학뿐이랴,

해외 생활을 하며 밑바닥부터 터득한 소중한 영어능력은

여행 때만 쓰더니 이제는 코로나로 그 마저도 쓸모를 잃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과연 공부를 강요할 수 있는가?

웹툰 그리기는 쓸데없는 일이고, 과연 영어 수학은 쓸데가 충만한 일인가?


우리는 그렇게 열심히 배운 
영어, 수학을 어디에 쓰고 있는가...?


[해설]

문제 : 다음 중 쓸 데 없는 짓을 하는 친구를 고르시오. No답. 정말 No답

    ① 고등학생인 블루는 수학 시간에 웹툰을 그리고 있다. > 10만 구독자를 둔 웹툰 작가의 어제

    ② 40대 가장 K 씨는 회사 휴가를 내고 낚시를 하고 있다. > 회사보다 수입 많은 유튜브 채널 운영 중 낚시광

    ③ 그린은 취업을 위해 열심히 자격증 취득을 준비한다. >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젊은이

    ④ 김대리는 회사 화장실에서 주식 매매를 하고 있다. > "주식으로 퇴사하자" 저자이자 자산가



하나. 다양성이 존중받는 시대가 열리다.


예전에는 "공부 = 대학 = 성공"이라는 단 한 가지 길만이 있었다.

아니 최소한 어른이라고 스스로를 부르던 사람들은 그렇게 믿었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예측되지 않았고,

그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초등학생 남매 흉내를 내는 이들이 스타가 되는 세상이 되었다.

불평등을 논하기에 앞서 기회는 늘 있었다.


오히려 묵묵히 열심히 했던 이들은 소외감을 느낀다.

과연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열심히 살아야 하는가?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

그렇다면 나의 영어, 수학은, 나의 회사 업무는 일류 발전을 위해 기여해 왔는가? 글쎄다..


그렇다면 개인의 성공과 부의 창출을 위해서?

미안하지만 쓸데 있는 일만 한 결과, 평범하게 살고 있는 90%의 인류가 그것의 오류를 증명한다.


정답이 없음을 진작에 알고, 

자기 길을 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위한 세상이 열렸다.

그것도 "이제 막!"




['나'라는 절대 진리]

둘, 그 쓸모는 누가 정하는가?


요즘 서점에는 그야말로 힐링이 대세다.

너도 나도 상처를 받았다며 호호 거리기가 유행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We)"는 그동안 너무 "우리(Cage)"에 얽매여 있었다.


이제는 진정한 나를 만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남 들과 다른 나는 옷에서 신발에서 가방에서 찾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잣대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살아온 시대, 환경, 지역이 다르기에 한 가지를 강요할 수 없다. 하지만 "내" 삶의 쓸모는 내가 정하는 것이 좋겠다.


내 쓸모는 내가 정해


회사일을 잘 못한다고 쓸모없는 인간이 아니고, 수학을 못한다고 사회에 불필요한 인간은 더더욱 아니다.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해도 집에서는 누구보다 자상한 아빠이고, 수학은 못해도 주식으로 자산가가 된 택시운전사 분도 계시다.


나의 존재를 다른 사람에게 평가받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눈치 보지 않고 하는 꿋꿋함이 필요하다.

사실 이러한 꿋꿋함은 요즘 10대나 20대는 이미 자질을 갖추고 매우 훌륭하다.


내가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길은 노답 인생에 한 줄기 빛이다.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은 정해져 있지 않다. 우리 마음은 변한다. 

이 일이 좋으면 이 일을 하고, 저 일이 좋으면 하는 것이다.


인생에는 정해진 길도 답도 없음에 우리는 그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다.

아직 보물을 찾지 못했다면, 찾아가는 그 길조차도 여행과 같이 즐길 수 있어 좋지 않을까?



이전 02화 어쩌면 나는 나를 읽고 싶었는지 모른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