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전함에 대하여
청량 김창성
무얼 하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리에서
이탈한 새 한 마리처럼
삶의 조각들이
퍼즐처럼 흩어졌다
기다리는 사람
기다리게 하는 사람
누가 더 애달픈지
경쟁하고 있다
나의 존재가 흐릿해지면
떠나야 하는 거다
함께 있어도
한쪽이 허전하다면
잊어야 하는 거다
보고픈 마음과
사랑의 마음에
문이 생겼다
진정한 사랑에는
자물쇠가 없어야 한다
아직은
열리지 않은
대문밖에서
기다리는 존재가 되었다
고장 난 마음을 점검해야겠다
생각의 열쇠를 다시 맞춰야겠다
얼마나 더 기다리고 헤매야
늘 함께할 수 있을까
그저 기대만 할 수밖에 없는
눈물 젖은
마음을 고쳐야 한다
이런 마음을
알아봐 주고
고쳐줄 사람 너뿐인데
그 사람이 곁에 없다
기다림도 영원한 게 아닌데
불길한 생각에
오늘도 잠 못 이룬다
기다리면 와주는 그런 사람이
너였으면 한다
잡음이 요란한 사랑에
너라는 기름을 잔뜩 칠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