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성 처세
거미가 참 바지런도 하다.
쉬지도 않네.
오르락내리락 분주하다.
떨어질 듯 말 듯 외줄을 오르내리며
거미의 집을 짓는다.
우리 집 발코니 난간에서 말이다.
그 녀석이 어지럽힌 끈적한 거미줄이
거추장스럽게 해서,
빗자루로 걷어내고 닦아내고
그렇게 떨구어냈는데,
돌아서면 어느새 또
외줄 타며 오르락내리락
집을 짓고 있다.
이 녀석의 근성에
한참을 지켜봤다.
아슬아슬 살 떨리는 그 작업 중에
툭하고 떨어지면.
그 순간은 또 걱정이 된다.
다행인지 어느새 또 올라와
얄밉게도
하던 일을 계속한다.
집주인이 보든 말든 신경도 없이,
남의 집에서 등기도 치지 않고
얼마나 열심히 제 집을 짓는지.
그 성실에
속상한 감탄을 한다.
체력도 근성도 의지도 과히 본받을만하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는 그 배포가 마음에 든다.
너처럼 살면 일찍 뜻을 이루고,
풍요롭고, 여유로운 삶을 누리리라.
제 할 일 하며 호연을 지니고,
담담하게 주위 의식하지 않는
정신 근성도 지니고 말이다.
눈이 있던걸,
겁도 없고 아랑곳 않는
너의 담대함을 칭찬한다.
거미가
더위도 추위도 장맛비도 굴하지 않고
집을 짓고 또 짖는다.
그래 같이 가자,
짓고 걷어내고 또 짓고.
너처럼 살면 되겠다고,
거미가 인간에게 가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