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인생의 가을 두 번째 의미

by 청연


세상의 흐름에 발을 담가 본다

인생이라 하기에 별 것은 없다

그러나 소진

받아들이기 주저하는 나이가 된 지금

이제 다르게 살려한다


지금 나에게 화두는 비움

언제부터인가

몸과 마음을 채우고 있던 진심

애씀과 복잡다단함이

담아둘 수 없도록 차고 흘러넘쳐

버리고 비워내기 시작했다


메마른 사막의 오아시스

수혈이다


버릴 게 많다

회한도

버릴 때는 카타르시스가

속을 정화한다.


비움의 연속이다

물질만능 현대사회 부분의 삶에서

관계 속 상처를 비워낸다.


물건과 물질을 비우며

마음과 실질을 비워낸다


길을 잃었을 때

변화를 찾을 때

버리고 비우고 정돈

그리고 여백


어슴프레 길이 보인다

우연과 필연이 함께

여명으로 비쳐온다


기대도 관계도 내려지고

삶에 대한 그것 또한 편안해진다

두려움도 없다

순리를 따라 흐르면 된다


가치롭게 여긴 애씀에서

나를 놓아두게 한다

인생 가을에 들어가며

자연으로 놓아지기도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남은 것. 이룬 것을

위로해 본다

보듬고 의미를 부여하며

무던히도 조이며 지나왔다

그 끝에서 다른 가치를 찾는다


궁즉통 진리를 따라

깊이 낮게 숨죽이며

비우고 모색한다


한풀 꺾이는 삶의 가을에

간절히 찾는 것은

본연의 삶일 수도 있을

자각을 한다


비운 뒤에 평정

채워지는 실질

자존의 가치로

포근하고 단단한 길을 걷게

놓아둔다


Jun.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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