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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네 May 27. 2023

달랏에서 뭐 먹을까

넴느엉

라오스에서 먹어보고 너무 맛있었던 넴느엉. 라이스페이퍼에 쌈 채소랑 같이 싸 먹는 건데 라오스와 다르게 라이스페이퍼를 적시지 않고 바삭바삭한 채로 먹는다. 라오스에서 찍어먹는 쌈장이 너무 맛있어서 사 오기까지 했는데, 집집마다 다른지 여긴 그 맛은 아니다. 그래도 라이스페이퍼에 달짝지근한 무와 오이, 쌈, 그리고 베트남식 소시지 같은 걸 넣어서 먹으면 입안에서 정말 조화롭고 맛있다. 무려 2인분에 5~6천 원이라 정말 싸고 좋다. 난 분짜에 들어가는 고기 싸 먹는 것보다 이게 맛있다.


라오스에서 먹던 넴느엉이 고기도 훨씬 맛있었는데 아쉽지만 여기서도 그런대로 맛있다. 유명 넴느엉 집을 찾아가진 않고, 그냥 달랏기차역에서 나와 3분 정도 걷다 보니 나온 집이었다. 베트남 사람 밖에 없다. 처음에 어떻게 싸 먹는지 몰라서 다른 테이블에서 베트남 사람들이 싸 먹는 걸 보고 따라 했다. 외국인인 우리가 와서 먹는 게 재밌는지 그들도 우리를 계속 쳐다봤다.



껨보
아보카도 쉐이크
애호박인줄
새로 옮긴 발코니 있는 호텔

아보카도 아이스크림-껨보 

껨보(Kem bo)는 아보카도에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올려주는 건데 정말 맛있다. 시장에서도 쉽게 살 수 있고 호텔 근처에도 많이 판다. 첫날 걷다가 쉬려고 카페에 들어가 아보카도 셰이크를 시켜 먹었는데 정말 맛있다. 시장에서 본 아보카도는 정말 길쭉해서 우리가 평소에 보던 아보카도가 아니다. 애호박 같아 새롭다.



빈티지한 건물

찹쌀밥

라오스에서 같이 지내던 소녀들이 찹쌀밥을 해주면 손으로 동글동글 쫀득하게 문질렀다가 먹던 게 생각난다. 새로 묵는 아티스 호텔에서 동네 구경을 하던 중 길에서 찹쌀밥을 팔았다. 찹쌀밥은 색색깔로 맛이 달랐다. 보라색, 파란색, 검은색을 사봤다. 말이 안 통해 손짓발짓 시늉으로 조금씩 세 종류를 달라고 했다. 밥을 파는 남자는 소스도 뿌려주냐고 물었다. 무슨 소스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달라했다. 땅콩가루도 뿌려주었다. 숙소에 돌아와서 먹어보니 코코넛밀크였고 고소하고 달달하니 밥과의 조화가 맛있다. 좀 너무 짭짤한 맛도 있었는데 다른 색깔 맛은 쫀득하니 괜찮다. 2만 동. 천 원 정도로 싸고 좋다.



반미

반미는 집집마다 맛이 다르다.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길에서 파는 반미집은 빵도 데워주고 고기 종류도 많아 다양한 종류를 넣어준다. 고기를 팔기 전에 한 번 더 구워서 데워서 넣어준다. 고수를 싫어하는 나는 꼭 고수 넣지 말아 달라고 그 베트남 표현만 외워서 말한다. 뭐였는지 까먹었다. 첨엔 내 발음을 못 알아듣길래 고수를 가리키며 노, 하고 말하니 알겠다고 끄덕인다. 매운 소스를 넣어주냐고 시늉을 하시길래 조금 넣어달라고 손가락으로 조금을 표시했다. 진짜로 매콤했다. 근데 매콤한 것이 은근히 맛있고 땡기는 맛이다. 베트남에서 반미는 처음 먹어보는데 맛있다. 2만 동. 천 원 정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더니 아는 동생이 자기 동네에서 파는 거 만원인데 정말 싸고 맛있겠다고 디엠이 왔다.


마지막날 공항 가기 전에 버스를 기다리는데 미리 움직였더니 한 시간 정도 남았다. 반미를 먹어볼까, 하고 버스터미널 근처에서 반미집에 갔다. 여기는 가격은 같은데 빵도 안 구워주고 고기도 구워 놓은 걸 넣어준다. 여기 소스는 불고기 소스 같은 맛. 불고기 소스도 조화가 괜찮다. 근데 어제 구워준 따뜻한 반미가 더 맛있다.

반미와 같이 먹게 근처 카페에서 오렌지 주스를 샀다. 문이 없는 카페여서 밖에까지 쭈그려 앉는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곳으로, 현지인 아줌마 아저씨들이 많다. 짜이맛에서 먹었던 오렌지가 생각나 한번 더 사 먹기로 했다. 오렌지 두 개를 짤라서 넣어준다. 노 슈가.라고 말하니 노 슈가? 오케. 하면서 아줌마가 오렌지를 짜준다. 상큼하고 맛있다.



망고와 망고스틴

“대리님 제발 망고스틴을 먹어 줘요.”

하고 친한 여자 과장이 메신저를 보냈다. 내가 베트남에 간다고 하니 말했다. 망고스틴은 부페에 나오면 보이는데 냉동이라 차가워서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다. 저렇게 까지 말하는데 한번 사 먹어 볼까, 하고 1킬로에 4천 원 정도 주고 시장에서 사봤다. 먹어보니 너무너무 맛있다. 손으로 꼭지를 따면 마른 핑크색 물이 나오면서 마늘처럼 생긴 게 쉽게 톡톡 떨어진다. 앉은자리에서 10개는 우습게 까먹게 된다.


가격은 애플망고가 더 쌌다. 시장에서 애플망고를 두 개 샀는데 컷, 하고 말하니 직접 깎아서 잘라서 싸준다.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서 어느 정도 흥정이 가능하다. 이렇게 일일이 깎아서 담아주는 데 팁을 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깎는 게 오래 걸리고 수고스러워 보인다.  망고를 실컷 먹는다고 해도 다른 거 먹어볼 게 많아서 1킬로 먹고 오면 만족스럽다.



분보

얇은 쌀국수 말고 달랏 지역은 분보라고 조금 도톰한 면으로 된 쌀국수가 있다고 해서 먹어 보았다. 시내에서 먹어보려 했는데 못 먹어서 공항에 와서 먹었는데, 일반 쌀국수와는 확실히 국물 맛도, 면발의 식감도 다르다. 얇은 쌀국수 면보다 도톰한 식감이 있어서 더 좋은데, 시내에서 먹으면 더 맛있었을 것 같다. 역시나 라오스에서 먹던 까오삐약을 이길 맛은 없다.


라오스 까오삐약

*라오스에 가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까오삐약은 맨날 먹어야 한다. 그게 비행기 값 뽑는 길이다!



숯불 고기

서양인 맛집 탐방 유튜버를 보다가 찾은 집인데, 정말 베트남 사람 밖에 없고 한국어고 영어고 메뉴판이 없다. 실내가 예쁘고 고기 질도 맛도 좋아서 가볼 만했다. 그래도 고기라 둘이서 2-3만 원으로 물가에 비해 가격이 좀 비싸다. 구글 번역으로 어떠 어떠한 고기를 먹고 싶다고 하니 모둠 세트가 괜찮냐고 구글로 물었다. 그래서 음, 뭐 그거로 달라고 했다. 닭, 소, 돼지, 새우가 나왔다. 닭구이는 굽는 것도 오래 걸리고 별로 안 좋아해서 남겼는데 다른 것들은 맛있었다. 현지식으로 양념이 되어 있다.


다른 테이블에서 시키길래 레몬소다도 시키고 볶음밥도 시켜 먹었다. 볶음밥도 구글 번역으로 주문했다. 양이 정말 많다. 눅눅해서 볶는 시늉만 하는 볶음밥이 아니라 정말 꼬슬꼬슬하고 바삭바삭한 볶음밥이다. 꼬소하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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