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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네 Feb 25. 2018

행복을 주는 음식

내가 뽑은 비엔티엔 맛집

1. 까오삐약


라오스에서 처음 먹어본 까오삐약은 쌀국수와 달리 두께감이 있고 쫀득한 식감이다. 쌀국수보다는 좀 칼국수같은데 칼국수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쌀국수보다 까오삐약이 더 맛있다. 까오삐약을 제일 처음 소개하는 데 내 애정이 있다.


까오삐약은 라오스에서 대여섯번은 사 먹은 것 같다. 국물이 진하고 맛있는데, 파와 바삭바삭한마늘 프레이크, 고수, 허브 등을 따로 뿌려먹도록 따로 나온다. 역시나 고수는 영 적응이 안된다. 현지인들은 허브도 듬뿍 넣어먹고 여러 소스도 많이 넣어먹는데 나는 아직 그정도 경지에는 이르지 못하였고 깔끔한 국물 자체에 만족했다.  


사진 속 까오삐약은 갈비를 시킨 것인데 갈비는 사진에는 잘 안나왔다. 미트볼처럼 고기를 뭉쳐 놓은 것도 갈비와 함께 나왔다. 15,000낍(2000원 정도)인데 갈비의 양도 꽤 푸짐하고, 면도 쫄깃하니 그야말로 행복하다.


사진 속 까오삐약은 가격도 저렴하고 정말 만족스러운곳이기에 소개하면, 비엔티안 시내 중심가 여행자의 거리(남푸 분수 거리)에서 가깝다.

발길 닿는대로 걷다가 발견한 곳인데 점심 먹으러 나온 현지인들로 꽉 찼다. Lao Kitchen인지 그 옆집인지 모르겠으나, 간판이 없었던 것으로 봐서 그 옆집이었던 것 같다. Noy's Fruit Heaven이라고 유명한 과일주스/쉐이크 가게 앞 집이다.   




2. 팟타이

팟타이는 가기 전부터 좋아하던 음식이라서 태국 옆 나라기에 팟타이를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컸다.


제일 위부터 15,000낍->3만낍->5만낍이다. 5만낍(7천원대)은 라오스에서 굉장히 큰 돈이다. 한 시간짜리 발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돈이고, 보통 둘이 식사를 할 수 있는 돈이다. 쉽게 꺼낼 수 없는 돈이다.


라오스는 바다가 없기에 해산물이 귀하다. 그래서 치킨이나 돼지고기 팟타이에 비해 항상 5천낍에서 만낍정도 더 비쌌다.


5만낍 짜리는 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다른 한국인 부부 내외가 사주셔서 먹은 팟타이인데 모양만 보아도 제일 맛있어 보인다.


그런데 사실 맨 위에 있는 야시장에서 파는 팟타이가 제일 맛있었다. 말이 안 통하는 라오스 소녀와 둘이 야시장에 나왔는데 우리가 믿을 건 이 구글 번역기 뿐이여서 답답했다.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뭐라도 먹자하고 볶음밥 한개, 볶음 국수 한개를 손으로 가리켜 시켰는데 값도 싸고 정말 맛있었다. 실제로 다음에 가본 비엔티안 시내 중심가 태국 음식점 팟타이보다 가격도 싼데 훨씬 맛있었다. 팟타이의 생명은 면의 꼬들꼬들함과 땅콩소스와 풍부하게 어우러지는 고소함인데, 야시장에서 먹은 2천원짜리가 한국에서 만 원이 훌쩍 넘는 팟타이보다 훨씬 맛있다.  


3. 넴느엉

넴느엉이라고 표기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저 소세지 같은 돼지고기를 야채에 싸먹는 베트남 요리인데 특히 저 쌈장이 정말 맛있다. 우리엄마는 라오스식 된장이라고 표현하는데, 땅콩이나 땅콩가루가 들어간 것 같다. 무지 고소하고 맛있다.

엄마가 라오스에 왔다가 저 쌈장에 반하여 나에게 사오라고 주문했는데, 사진 속에 보이는 라오스 소녀가 내가 가는 날 선물로 주고 싶다며 일요일에 잘 열지도 않은 시장을 여러군데 돌면서 한 시간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찾아내 사다주어 집에 가져와서 쌈장으로 먹고 있다. 참으로 감동이었다.


쌈 채소가 정말 다양하게 나온다. 정말 향이 강한 것 빼고는 다 먹을 수 있다. 라이스페이퍼에 여러 싱그러운 채소를 올려 고기와 함께 싸먹는다. 손으로 싸먹으라고 저렇게 손 씻는 곳도 있다. 나는 특히 별모양인지 단풍잎 모양으로 생긴 것이 독특하고 맛있었다.


왜 넴느엉 식당이 안생기는지 모르겠다.



4. 프랑스식당 Le vendome


이 프랑스 식당은 비엔티안 중심가에 있다. 프랑스인이 하는 식당이라고 했다. 라오스에서 2년 사신 분이 데려가 주셨고, 괜찮아서 다음에 혼자서 또 방문했다프랑스 식민지 시대 분위기로 적합한 식당을 섭외해보라고 하면 이곳을 하면 될 것같은 그런 분위기다.   

라오스치고 꽤 근사한 분위기의 식당이여서 비쌀 것 같았는데, 점심코스가 2만 4천낍(3천원대)이었다. 나름 코스라고 스프도 항상 나오고 물도 무료로 계속 제공되었다.

점심코스는 뭐가 나올지 모른다. 매일매일 다르다고 했다. 두 번 모두 고기가 맛있었다. 혼자갔었을 때는 야외에 앉았는데 충분히 시원했고, 내 주변에는 미국말씨를 쓰는 할아버지들이 많이 앉았다. 할아버지들은 먹는 내내 가격이 너무 합리적이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5. 스테이크집


라오스에 와서 처음 혼자 시내를 돌아다닌 날. 뭘 먹으면 좋을지 몰라서 돌아다니다가 엄마가 라오스나 태국에서 스테이크 싸고 맛있다고 먹을 거 없으면 스테이크집에 들어가서 먹으라고 카톡이 왔다. 마침 6만낍을 주고 한 달동안 4기가인가를 사용할 수 있는 유심을 사서 데이터를 켜놓고 신나게 다녔을 때였다.


외관이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스테이크는 말고 런치세트를 먹어보기로 했다. 7만 5천낍(약 만원)에 샐러드와 립, 그리고 디저트가 나왔다. 식당의 한 쪽 벽면에 와인이 거의 천장까지 꽂혀 있었다. 좀 비싼 식당이어서 그런지 꽤 차려입은 여름옷을 입은 현지인들이 들어왔고. 현지인들은 다른 외국인들과 영어를 쓰며 대화를 하는 것 같았다.


낯선 기후 속 낯선 골목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그렇게 잠시 숨을 돌렸다.


6. 망고쥬스

망고쥬스를 천원대에 즐길 수 있다니.

그야말로 행복이었다.

책을 한 권 들고 카페에 나가 달달한 망고쥬스 한 잔!


망고외에도 작은 바나나들이 당도가 정말 높고 맛있다. 꿀이 들어있는 것같다. 과일가게 아줌마가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썰어준 코코넛. 정말 달짝지근하고 시원한 물이 빨대를 타고 쭈욱 올라온다. 뒷골이 땡기는? 맛이었다.


우리는 노란색 푹익은 달달한 망고 맛에 익숙하다면,

현지인들은 저 초록색 망고를 좋아한다. 초록색 망고는 아오리 사과처럼 사각사각하고 상큼한 맛이난다.

시장에 가면 라오스 떡도 맛있다! 라오스는 찹쌀 밥을 먹는데, 찹쌀로 떡을 만드니 쫀득쫀득하고 우리 입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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