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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네 Aug 14. 2018

마사지 받고 마뚬차 한 잔


라오스에 있으면서 마사지를 대 여섯 번 받은 것 같다.


처음 마사지를 받고 나서 다 받았으니 이제 돈을 내고 가려는 데 직원이 따뜻한 차를 한 잔 내밀길래 앉아서 마시고 가게 되었다. 처음이라 모든 마사지샵에서 마사지 후 제공하는 차인 줄 몰랐다.


각지를 여행하면서 차를 자주 사 오는 편이라 카페보다 우리 집에 차 종류가 더 많다. 향을 맡아봐도 어떤 차인지 가늠이 안됐다. 색을 보니 맑은 주황색 느낌이었다. 일단 향이 강하지 않고 은은했는데 너무너무 좋았다. 한 입 마셔보니 고소하고 싱그러운데 시지 않았다.


너무 맛있어서 이 차 이름이 뭐냐고 물었더니 막뚬!이라고 하는 것 같다.


이건 사가야겠다 싶어 나중에 집에 와서 찾아보니 마뚬차라고 나왔다. Bael fruit tea라고 하는데 Bael fruit이라는 동남아, 인도에서 나는 과일인데, 이를 말려 차로 마시는 것 같다. 마실 때 느낌은 고소해서 과일을 우린 건 줄 몰랐다.


마뚬차가 위장 장애에 좋다고 하여 평소 배가 자주 아픈 나를 위해 사가기로 했다. 비타민 C가 많다는 데 레몬, 자몽차처럼 누가 봐도 비타민C를 느낄 수 있는 시큼한 맛은 전혀 아니다.


마사지 샵에서 마뚬차에 관심을 보이니 직원이 나에게 진열되어 파는 마뚬차를 안내해줬다. 얼마냐고 물어보니 한 봉지에 5만낍(약 7500원) 정도였다. 나는 몇 주 후에 떠나니 다른 곳과 더 가격 비교를 해보기로 했다.



이제 집에서 딸랏사오까지 5천낍(750원 정도)을 내고 거기서부터 시내 중심가까지 걸어가는 길을 완벽하게 숙지하게 되었다. 딸랏사오에서 시내 중심가까지 가는 길에는 길거리에서 아줌마들이 여러 약재와 차를 판다. 나는 지나가다가 한 봉지에 마뚬차를 가득 담아 파는 것을 보게 되었고, 다음번에 친구에게 엽서를 보내기 위해 우체국을 올 때 사기로 마음먹었다.   


라오스어를 못하니 아줌마에게 영어(물론 못 알아듣겠지만)와 번역 앱, 계산기를 동원해 얼마냐고 물었다. 그 근처에 노상에서 장사를 하던 아줌마, 아저씨 두 세명이 붙었다. 아줌마는 3만 5천낍을 불렀고, 다른 노상의 아줌마 아저씨가 자기는 3만낍에 주겠다고 했다. 어차피 가격은 마사지샵보다 훨씬 싸기에 나는 각 노상에 있는 마뚬의 상태를 비교하여 뭘 살지 고민했다. 노상의 아줌마 아저씨들은 내가 가격 때문에 주저하는 줄 알았는지 가격은 2만낍(약 3,000원)까지 떨어졌다.  별로 맘에 안 드는 마뚬을 집었는데 아줌마가 이미 검은 봉지를 벌리고 팔 준비를 마쳐서 더 주황색 빛이 도는 마뚬이 들어있는 걸로 사고 싶었지만 2만낍을 내고 샀다.


라오스는 마트가 소박하고 동네마트 같다. 수도에 K mart와 J mart 또는 큰 태국 마트가 있지만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아 관광객으로선 접근이 어렵다. 마트에서 마뚬을 본 적이 잘 없고 태국 마트에서 좀 더 정갈한 봉지에 넣어 파는 것을 보았다. 루앙프라방 아침 시장에서도 봉지에 넣어 파는 것을 보았다.


검색창에 쳐보니 내가 사 온 양보다 적은 양 한 봉지에 16,000원이라고 검색된다.

라오스나 태국을 여행할 때 사 오면 좋겠다. 좀 투박하지만 차를 자주 마시는 사람에게 선물로도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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