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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네 Feb 18. 2018

번짐의 아름다움



번진다.


번진다라..

한번도 확장시켜보지 못해본 개념이다.


번진다는 것. 참 아름답다.

아름다움을 누린다는 행복감을 주는 단어.


자연이 번져 예술이 되고, 내가 번져 네가 되고 네가 번져 내가 된다.

나도 누군가에게로 번져 영감이 되고 싶다.


나에게 번짐의 미학을 알려준 책은

"시, 나의 가장 가난한 사치"라는 김지수 님의 에세이이다.


이 책은 장석남이라는 시인의

"수묵 정원 9-번짐"을 소개하며 번짐의 기적에 대해 소개한다.


번진다는 게 이렇듯 아름다운 동사인 줄 처음 알았다.

아! 장석남은 얼마나 맑은 눈으로 세상을 살았기에 이렇게 세상의 사물이 마음 안으로 번져올까.

그림이 번져 글이 되고, 글이 번져 그림이 되며 사람이 번져 인연이 된다.

번지는 건 죽는 것이고 새로 사는 것이고 변화하는 것이고, 소통하는 것이며, 시간이 부쩍 흐르는 것이고, 깊어지는 것이고, 나타나는 것이고, 겹쳐지는 것이며, 창조하는 것이다.


김지수 작가의 글을 읽고 시를 보니

시가 다시 읽혔다.

그 아름다움이 그대로 마음에 꽂혔다.

그리고 새로운 영감으로 내게 다가왔다.



시시때때로 다양한 저 아름다운 색의 하늘, 제 각기 다른 형태와 색감의 나무, 그리고 넋 놓고 바라보게 되는 무수한 신비로운 별들이 나에게로 번져 나의 영혼을 만져주고. 어떤 이들에게는 시로, 그림으로, 음악으로 표현되겠지. 이는 또다시 그 예술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번져 나가고 또 다른 형태로 영감을 심어 주겠지. 새롭게 번져나가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만져주고 우리의 삶 속에 들어 오겠지.


나를 변화시키고

나를 통해 너를 변화시키고.

우리의 감정과 생각들이 섞여 창조되고 발전되는 무엇. 그렇게 아름다움 속에서 희열을 느낀다.


이 추상적인 감정을

번짐의 미학으로 표현해 준

시인께 감사하고,

이 시의 아름다움을 소개해 준

작가께 감사하다.


너는 내게로 번져 어느덧 내가 되고 나는 다시 네게로 번진다.

번짐,
번져야 살지
번져야 사랑이지

-시, 번짐/장석남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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