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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네 Feb 08. 2019

유니크한 아이템 찾으러

리스본의 도둑 시장

SANTA ENGRÁCIA CHURCH


도둑 시장(Feira da Ladra)이라는 이름을 가진 리스본의 벼룩시장. 가기 전에 화요일, 토요일에만 열린다는 정보를 얻고 토요일은 무조건 벼룩시장을 중심으로 일정을 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토요일은 벼룩시장이 열리는 알파마 지구를 걷게 되었다.


Santa Engracia Church(National Pantheon)라는 하얗고 커다란 건축물을 찾아 지도를 보며 언덕 굽이 굽이 올라왔다. 벼룩시장은 이 근처에서 열린다.


멀리 바다같은 강이 보인다!


열심히 올라왔더니 땀이 난다. 1월인데 외투를 벗고 걷고 있다니. 아이폰 건강에 찍힌 이날 오른 층계는 무려 44층. 정확하게 측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평소보단 많이 오르락내리락 걸었다. 힘들지만 <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읽으며 상상한 굽이 굽이 언덕길을 걷고 있어 기분 좋은 흥분감을 느꼈다. 열심히 올라온 길을 돌아보니 역시 등산한 가치가 있는 전경이다. 알록달록한 건물들과 멀리 보이는 강물은 햇살을 받아 반짝인다.




정말 끝도 없이 길게 펼쳐져 있다. 규모가 정말 컸다.


제품을 파는 상인들도 있었지만,

골동품과 쓰던 물건을 가지고 나와 파는 사람이 많았다.

가끔은 저 중에 하나라도 과연 팔릴까 싶은 물건들만 놓여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싼 값에 기분좋게 무언가를 가져가겠지?




파는 물건들은 다양했다. 보물찾기 하는 느낌.

앤틱하고 독특한 인테리어 소품을 찾는다면 이곳이 딱이다.


나는 파는 할아버지 말로는 30년 정도 되었다는 빈티지 귀걸이를 4유로에 샀다. 뚫은 귀 한쪽이 계속 막혀서 방치된 상태였던 터에 클립 형태의 귀걸이를 찾고 있었다. 사실 30년 정도 되어봐야 90년대 초반 정도니 그리 오래된 느낌은 아니다. 빈티지가 아니라 몇 년 전에 만든 제품이 안 팔려서 창고 안에 있다가 먼지가 쌓이고 헤져서 이곳에 나온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기분만은 8-90년대에 어깨까지 오는 자글자글한 곱슬머리로 부풀어진 밤색 머리의 한 중년의 여인이 원피스와 코트를 멋스럽게 차려입고 포인트로 착 착용하는 장면을 떠올린다.


코르크 가방과 지갑을 파는 곳에도 멈춰 서서 요리조리 둘러보았다. 가격도 기념품샵보다 저렴했다. 3-4유로에 살 수 있는 코르크 동전지갑은 거의 라오스 야시장 가격으로 저렴하게 느껴진다(사실 라오스가 가격이 높은 것이지만). 재미있는 프레임의 특이한 선글라스들도 하나씩 껴본다.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내가 산 건 금색에 검은색 길죽한 클립형 귀걸이, 그리고 그 할아버지
코르크 제품들
잡다한 물건들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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