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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Feb 17. 2021

[인터뷰] 김향기 "제 안에도 내면의 아이가 있어요"

김향기.(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다음은 2월 15일에 나간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아이’를 통해서 사람들이 보호종료아동을 위해서 당장 뭔가를 하기 보다 관심으로 그들에게 힘이 되어줬으면 해요.”


영화 ‘아이’는 아동학과 졸업반의 보호종료아동 ‘아영(김향기 분)’이 생후 6개월 아이를 홀로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류현경 분)’의 아이 ‘혁’이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뜻한 위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동구 밖>, <기형아> 등 단편영화를 통해 세상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인물들의 현실을 그리는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아 온 김현탁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보호종료아동은 만 18세 이후 아동복지시설을 떠나 독립을 해야 하는 아이로 김향기는 남들보다 좀 더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영’을 연기한다. 아영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지만 세상이 서류 한 장으로 모든 게 결정될 때 현실의 벽이 높게만 느껴진다. 삶의 최전선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아영은 베이비시터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으며 영채를 만난다.


감향기는 ‘아이’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한 번도 의문을 갖지 않고 단숨에 읽었다고 한다. 그는 “좋은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지만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아영이라는 캐릭터가 저와 되게 닮아있는 친구로 ‘왜’라는 의문이 없었다”고 서두를 열었다. 이어 “아영이가 처해있는 주변 상황과 현실적인 상황이 김향기와 전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인물 같겠지만, 모든 걸 제외한 아영의 본성을 봤을 때 비슷한 결을 가진 거 같다. 저의 주관적인 느낌이라 설명하기 어려운데,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 속에서 행동을 하기 까지 과정과 가치관을 어떻게 다루는 지, 선택하는 기준에 있어서 나를 대하는 자세가 비슷한 거 같다”고 설명했다.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극에서 아영은 영채에게 “질문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혹시 이런 점도 닮았다는 질문에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건 어렵지만 저를 설명할 때는 감정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고 한다. 그동안 저를 돌이켜 보면 지난 과거를 끄집어내서 이야기하고 설명하는 거에 있어 불편함을 느낌 사람이었던 거 같다”고 회상했다.


영화 ‘아이’의 주인공은 김향기, 류현경, 염혜란은 모두 성별이 ‘여성’인 배우였으며 극에서도 변호사, 보육원 친구 몇 명을 빼고는 대부분이 여성 배우가 주를 이룬다. 김향기는 “대본을 봤을 때 교수님 역할을 당연히 남성 배우가 할 거라고 생각했다가 이 캐릭터로 여성 배우로 간다고 들었을 때 ‘아 그렇지, 왜 남자라고 생각을 했지?’라며 머리가 멍했던 순간이 있었다. 저도 모르게 이렇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고 느꼈고,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노력을 해도 자연스럽게 생각할 때 선입견이 자리 잡혀 있구나 생각됐다”며 솔직하게 전했다.


김향기.(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김향기는 지난 2일 류현경과 함께 SBS 파워FM 라디오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한 청취자에 관련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라디오에 갔을 때 자신이 보호종료아동이라고 하면서 <‘아이’가 개봉해서 좋다. 많은 사람들이 보호종료아동에 대해서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문자를 보내셨는데 정말 좋았어요. 문자 보내주신 것도 감사드리고 지금 당장 제가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어떤 것에 대해 알게 되는 과정과 알아가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어요. 보호종료아동에 대해서도 감정에 호소하는 관심이 아니라 이런 관심으로도 그들에게 힘이 되어줬으면 좋겠어요.”


‘아이’는 영어 제목으로는 ‘I’로 표기를 하며 사전적 의미 ‘아이’도 있지만 ‘나’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김향기는 “감독님께 영어 제목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라 놀랐었다. 제가 시나리오를 봤을 땐 누가 아이일까 생각하며 봤는데 아이라는 의미 자체가 누구나 아이이며 어른이고, 어른이며 아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아이였던 시절에 대해서는 “저는 평범한 아이였다. 그때그때 제 감정에 충실한 아이였고 남들과 같이 하기 싫은 과목도 있었다. 제일 감사한 부분은 어린 나이에 제가 좋아하는 게 연기라는 걸 알게 된 거다. 저 뿐만 아니라 아이이자 어른이라고 생각하고 누구나 아이의 과정이 있어서 지금의 모습이 있지 않나. 그리고 다들 마음속에 어떤 아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면의 아이’라는 심리적인 용어가 있다는 게 이런 용어가 있다는 게 지금 현재에 내가 있기 위해 내가 늘 품고 있는 아이가 있다는 것인 거 같다. 그게 부정적인 부분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는 건 제 몫이다. 제 내면의 아이는 아영이와 닮은 부분 중에 하나인데 부정적인 느낌이 들 때 회피하려고 한다. 그런데 다른 생각을 한다고 쉽게 바뀌는 것은 아니고 이걸 계속 들여 봐야 하더라. 그래서 내면의 아이를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다”고 밝혔다.


김향기는 유년 시절부터 데뷔해 영화 ‘마음이’ ‘우아한 거짓말’ ‘신과 함께’ ‘증인’, 드라마 ‘여왕의 교실’ ‘열여덟의 순간’으로 ‘잘 자란 아역배우’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했다. 최근 영화 ‘승리호’에서 평소 보지 못했던 모습으로 특별출연을 했으며 차기작은 JTBC 드라마 ‘날아올라라 나비’와 영화 ‘한산 : 용의 출현’이 있다.


한편, 영화 ‘아이’는 관객들에게 따스한 위로와 치유를 선사하며 절찬리 상영중이다.


https://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48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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