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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수정 기자 Feb 17. 2021

[인터뷰] 김우형 "초연보다 못하면 은퇴해야죠"

2020 뮤지컬 고스트_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몰리(박지연)와 샘(김우형) (제공=신시컴퍼니)


다음은 2월 16일에 나간 인터뷰 기사입니다.


(서울=열린뉴스통신) 위수정 기자 = “이번 시즌의 뮤지컬 ‘고스트’는 저의 마지막 ‘고스트’입니다.”


뮤지컬 ‘고스트’(제작 신시컴퍼니)가 작년 10월, 한국 초연 7년 만에 돌아왔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60일간 멈춰 있다 재개됐다.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 ‘고스트’는 1500장의 LED 패널을 활용한 최첨단 무대 메커니즘으로 영혼이 된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아름답게 구현해낸다.

‘샘 위트’에는 김우형, 주원, 김진욱, ‘몰리 젠슨’은 아이비, 박지연, ‘오다 메 브라운’은 최정원, 박준면, ‘칼 브루너’는 김승대, 백형훈이 열연한다.


김우형은 7년 전 초연에 이어서 재연으로 ‘고스트’에 함께한 소감으로 “‘고스트’가 다시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일단 제가 하고 싶었다. 이 작품이 다시 할 거라는 생각은 했다. 초연 때 무대 장치들이 화려해서 이슈가 됐었고, 이 작품은 재연, 삼연 이상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재연으로 다시 돌아온다면 제가 다시 한번 해보고 싶었고, 다시 한다고 했을 때 되게 반가웠다”고 전했다.


재연으로 돌아온 ‘고스트’에는 7년 전 초연에 함께했던 김우형, 주원, 아이비, 박지연, 최정원, 김승대가 다시 함께 돌아왔다. 김우형은 “초연 배우들을 이렇게 다 같이 만날 줄은 몰랐다. 아마 저랑 같은 마음이었을 거 같고 이런 애정들이 모여서 작품을 다시 한 거 같다. 워낙에 호흡을 많이 맞췄던 배우들이라 숙련된 감성으로 똘똘 뭉쳐서 공연하고 있다. 그리고 주원이는 다시 할 거 같았다. 주원이가 군대에 있을 때 연락하면 ‘고스트’ 노래를 듣고 있다길래 "너는 이 작품이 그렇게 좋니?"라고 물었더니 "너무 좋다"고 그러더라”며 오랜만에 초연 배우들과 함께하는 반가움을 함께 전했다. 


2020 뮤지컬 고스트_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몰리(박지연)와 샘(김우형) (제공=신시컴퍼니)


김우형은 공연장에 출근하면 ‘오다 메’역의 캐스팅을 제일 먼저 확인한다고 한다.


“‘오다 메’역에 박준면, 최정원 배우가 있는데 두 분의 색깔이 너무 달라서 재미있어요. 무대 위 애드립도 너무 다르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해서 출근하면 ‘오다 메’의 캐스팅을 가장 먼저 확인을 하죠. (웃음) 워낙 베테랑 배우들이라 원활하게 작품을 잘 이끌어 가주십니다.”


7년 만에 돌아온 ‘고스트’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는 “작품적으로 밀도감이 생긴 거 같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배우들도 성장했고, 초연 배우들이 재연에서 만나서 응집력이 발휘되는 거 같다. 또 무대 메커니즘에 최첨단 기술이 많은데 7년 전에는 못 느꼈는데 이제야 시점이 딱 맞아서 요즘 뮤지컬 같은 느낌이 든다. 그때 당시는 조금 빠르다고 느낀 것이 이제 힘이 발휘되는 거 같다. 이 작품은 드라마도 드라마이지만 화려한 무대 장치를 보는 것도 좋고 앞으로 삼연, 사연 계속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2020 뮤지컬 고스트_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몰리(박지연)와 샘(김우형) (제공=신시컴퍼니)


“이번에 ‘고스트’를 하면서 생각한 것은 ‘잘해야겠다’에요. 더 잘해야겠다. 초연보다 더 못하면 은퇴 해야 돼요. 작품에 임할 때 이 작품에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지 보는데 연륜이 쌓인 선배로서 7년 전에 ‘고스트’를 이미 경험했으니 에너지, 내용, 생활적으로 모범이 되어야겠더라고요. 모범을 보이면서 더 활발하고 더 능동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제가 힘을 쏟아야겠다고 느꼈죠. 이런 것에 중점을 두면 결론은 잘해야 된다는 거예요.” 



‘고스트’에서 ‘샘 위트’는 영혼으로 연기하며 무대 위 배우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이에 대해 그는 “‘샘’과 ‘몰리’가 눈이 마주치는 장면은 마지막 장면이다. 이때는 ‘샘’으로도 그렇지만 배우로서 굉장히 외롭게 연기를 하다가 드디어 제 눈을 바라보는 배우가 나타나서 감동적이다 보니 진짜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웃음) 저는 어떤 배우와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혼자 소리치고 북 치고 장구 치는데 에너지적으로 순환이 잘 안 된다. 상대 배우들의 에너지를 받지 못하고 계속 쏟아내기만 해서 외로운 거로는 ‘샘’이 일등이다”고 씁쓸하게 전했다.


‘고스트’는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하기에 ‘샘’의 절친한 친구 ‘칼’이 ‘샘’을 배신하고 죽이며 결국 ‘칼’도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많은 관객이 알고 있다. 김우형은 “‘칼’의 배신을 알고 있지만 너무 충격적이다. 죽음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충격을 크게 받았을 때 감정들이 오면서 털이 솟는 기분이다. 하지만 저를 죽인 사람이나 ‘칼’이 죽을 때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크다. ‘니들이 나 죽였으니까 너도 죽어봐라’는 마음으로 복수하는 건 아니다. ‘칼’은 그만큼 각별한 친구였기 때문에 충격적이고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언급했다.


‘몰리’는 ‘샘’에게 “사랑해”라고 말하고 ‘샘’은 “동감이야”라고 답한다. 많은 여성들은 “나도 사랑해”라는 말을 듣고 싶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동감이야”라고 대답하는 것은 석연찮을 수 있는데 김우형은 “표현 못 하는 게 저랑 비슷하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샘’의 기질인 거 같다. ‘샘’은 ‘몰리’와 이야기하고 장난칠 때가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가지만 단지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쑥스러울 뿐이다. 결국 죽어서도 ‘몰리’를 지키고 싶어 하고 마지막에는 사랑한다고 전한다. 이 말을 전하고 나서 제가 할 일을 다 한 거 같다. 작품을 하면서 생각을 해봤는데 저도 살면서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많이 이야기하고 어루만져 줘야겠다”고 말했다.


2020 뮤지컬 고스트_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몰리(박지연)와 샘(김우형) (제공=신시컴퍼니)


김우형은 이번 시즌의 ‘고스트’가 자신의 마지막 ‘고스트’라고 밝혔다.


“이번이 저의 진짜 마지막이에요. ‘아이다’도 마지막이었어요. 제가 마지막으로 보내는 작품 ‘고스트’와 ‘아이다’가 코로나와 겹쳐있어서 참 아쉽기도 해요. ‘아이다’는 처음으로 지방 공연이 있었지만 결국 코로나로 못하게 됐죠. 그런데 저는 서울 공연에서 육감적으로 이게 마지막 공연일 거 같아서 무대인사 때 펑펑 울었어요. ‘고스트’도 마지막이니까 많이 보러 오세요.”


마지막으로 김우형은 ‘샘’에게 한마디를 하기 전에 “‘샘’은 운이 많은 친구로 행운이 깃들어 있고 뭐만 해도 참 잘 풀리는 친구다. 긍정적이고 밝고 좋은 에너지를 주는 친구인데 갑자기 죽임을 당하는 게 안타깝다. 마지막 퍼즐로 ‘몰리’와 사랑하면서 완벽한 행복을 이룰 수 있는데 참 안타깝다”며 이어 “있을 때 더 잘했어야 한다. ‘몰리’에게 표현을 더 많이 하고 더 많은 사랑을 줘도 모자랐을 거다. ‘샘’을 보면서 한 치 앞도 모르는 인간의 삶을 생각하게 된다. 비록 죽었지만 ‘몰리’를 지키겠다는 마음 변치 말고 옆에 있길 바란다”고 ‘샘’에게 전했다.


김우형의 마지막 ‘고스트’가 될 수 있는 뮤지컬 ‘고스트’는 3월 14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https://www.onews.tv/news/articleView.html?idxno=48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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