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알고 말하는 거니?

난 파닭&파닭7650 먹고 싶다고

by 글쓴이의 생각

남편이 가끔 하는 대사가 있다.

'난 처음 만난 순간부터 자기를 향한 마음은 한결같은데~, 너무 사랑스러운데~, 모르는구나~'


연애, 신혼 때까지는 듣기 좋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 마음속 화산이 폭발하려고 부글부글 끓는 게 느껴졌다.


남편은 말할 때가 되어서 그랬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저 대사를 날렸다.

나는 짜증이 났고 부글부글 끓기 시작한 마음을 달래며 물어봤다.


'자기야, 사랑해줘서 고마운데....

자기가 생각하는 사랑은 대체 뭐야? 궁금해서 그래.'


남편은 좀 생각하다가

'당연히 자기가 좋아하는 짬뽕시켜주고, 자기가 먹고 싶어 하는 회 먹으러 가고, 자기가 술을 좋아하니까 마트에서 사다 주고~. 자기가 힘들다고 하니까 설거지해 주고~. 자는 모습 보면 좋고~. 이런 마음이 사랑이잖아~. 안 그래?'


그래, 나는 먹는 것 좋아하고 술도 즐겨 마시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건 무슨 사육당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사랑'이라고?

어디 한번 그 사랑 확인봐야겠다고 생각들었다.


'자기 사랑이 그렇다니까~

파닭 시켜줘. 난 파닭&파닭7650 후라이드+양념 먹고 싶은데. 그걸로 해줘'

당연히 '오케이, 시킬게~'라는 답이 올 줄 알았는데..


'내 생각에는 지금 할인쿠폰 있는 곳이 있으니까 그 집에서 시키자.

그리고 내가 파닭&파닭7650 먹고 싶지 않아. 난 불맛, 불향 나는 지코바나 배무치 숯불두마리치킨이 좋아해. 오늘 마치 배무치 할인쿠폰 있네~. 여기 시킬게~. 기다려~'


자기야, 난 파닭&파닭7650 후라이드+양념 먹고 싶다고!
누가 배무치 먹고 싶다고 했냐고.


'아니, 내가 먹고 싶은 걸 시켜주는 게 사랑이라며~. 그리고 난 기본적으로 후라이드를 아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야. 20년 넘게 같이 살았는데 아직도 모르냐고!!'


이놈의 사랑, 소용없었다.

40분 지나 배무치 숯불두마리치킨이 도착했고 남편은 맛있다 맛있다 하며 잘 먹고 있었다.

내 마음속 화산은 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부글... 치킨 먹은 후 소화제를 마셨다.


사랑? 알고 말하는 거니? 난 절대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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