쩝쩝거리며 밥 먹는 50대 아들을 바라보는 70대 엄마
쩝쩝쩝쩝쩝쩝... 짭짭짭짭짭짭...
밥 먹는 내내 귀에 들어오는 소리.
왜 이리 듣기가 싫은지.
20년 넘게 말해도 그놈의 쩝쩝거리는 습관 못 고치는 사람이 내 남편이라니 정말 힘들다.
종이에 쓰고 식탁에 붙여 눈에 들어오게 하고
소리를 녹음해서 직접 들어보라고 시키기도 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남편은 노력하고 있다고 짜증낸다. 그것도 쩝쩝 소리내면서 말한다.
어릴 적 생각해 보니 우리 아버지가 쩝쩝거리며 식사하셨던 거 기억난다.
어머니가 '좀 입 다물고 먹으라고!!!' 했던 게 지금 나의 모습이 될 줄이야.
나는 이 쩝쩝거리는 소리가 싫어서 우리 애들을 키울 때 신경 많이 썼다.
어린이집 다니기 전부터 밥 먹을 때 쩝쩝거리면 '얘들아~, 입 다물고 먹는 연습~~'라고 습관 잡으려고 애썼다. 그 덕분에 성인 되어도 잘 이쁘게 소리 안 내고 먹고 있다.
남편은 왜 이리 쩝쩝거리는 것일까.. 물어보니까
'난 입이 작아서 그래'
'난 침이 잘 안 나오니까 입안이 말라서 그래'
이렇게 말한다.
얼마 전에 시댁 식구와 밥을 먹었을 때 남편이 정말 심하게 쩝쩝거렸다.
시부모님께서도 크게 당황하셨다.
아이고~, 우리 아들~.
입안이 말라서 그렇구나.
국물이라도 줄까? 아니면, 물이라도 줄까?
시어머님께서 민망해하면서 말씀하셨다.
그리고 쩝쩝거리는 아들을 챙기시면서 아가씨와 시어머님도 쩝쩝거리며 식사하셨다.
이 모습을 보니 왜 고치지 못하는지 이해가 되고 내가 포기할 수밖에 없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