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이 나타나다
약의 부작용은 어지럼증, 메스꺼움이었다. 캡슐약을 두 알씩 먹고 사흘 정도 후, 아침에 일어났는데 너무 어지러웠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속에서 뭔가 올라올 것 같은 느낌. 하루 종일 그런 느낌이 들어 결국은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의사 선생님과 통화를 했고 '어지러움이 너무 심하면 캡슐약 하나를 먹지 말아 보자, 늘린 약의 용량이 부작용의 원인일 수 있으니' 하며 통화를 마쳤다.
그날 하루, 캡슐약을 하나 빼고 먹었더니 다음날 어지러움은 덜해졌다. 그리고 그다음부터는 원래대로 약을 늘려서 먹어도 어지럼증이 처음만큼 심하진 않았다. (그래도 어지럽긴 해서 계속 앉아있었다..)
그렇게 2주가 지나고 7월 초, 병원에 가는 날이었다. 지난 2주 사이 증세가 많이 호전되어 이전처럼 캡슐을 하나로 줄이게 되었다. 캡슐로 된 항우울제 한 알과 항불안제 한 알. 이렇게 먹으니 어지러움도 거의 없어졌다!
그리고 그 다다음주, 병원을 가기 전날이었다. 전국적으로 비가 미친 듯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예매해 두었던 기차 운행이 중지되었다. 이럴 수가. 나는 이제 먹을 약이 없는데, 원래처럼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아와야 하는데, 이럴 수가. 사나흘 정도 후엔 기차가 정상적으로 운행될 테니 그때까지만 기다려보자, 근데 약을 안 먹는 며칠 동안 증상이 처음처럼 심해지면 어떡하지?
그냥 며칠 까먹어서 약을 먹지 못했다고 스스로 마인드컨트롤 해보자고 다짐했지만 불길한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약을 먹지 못한 지 이틀 정도 지났을 때였나, 미친 듯이 가라앉았다. 미친 듯이 울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