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질문이라고 모두 좋은 질문이 아니다

질문의 기술 : 좋은 질문을 위한 원칙과 의문사별 질문법

by 성장썰


1. 질문의 중요성


질문이 가진 힘은 누구나 알고 있다. 질문은 단순한 정보 획득을 넘어 상대의 사고를 확장하고,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드는 도구다. 하지만 모든 질문이 그러한 힘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물을 엎질렀을 때 "너 왜 물을 엎질렀어?"라고 묻는 것은 질문이라기보다 비난과 다그침에 가깝다. 그렇다면 진정한 질문은 어떻게 해야 할까?



2. 좋은 질문을 위한 원칙


(1) 유도 질문과 비난을 피하라


좋은 질문은 상대방의 사고를 자극하고,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반면 유도 질문은 질문하는 사람의 의도를 내포하고 있어 상대방이 특정한 답을 하도록 강요한다. 따라서 질문을 던지기 전에, 내가 원하는 답이 이미 정해져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리더 스스로 자기 이해와 자기 인식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2) 강력한 질문은 상대방의 관심과 주제를 따라간다


질문은 코칭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코칭을 받는 사람의 관심과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질문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질문받는 사람의 책임감도 약해질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논의와 무관한 방향으로 흐를 때는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예를 들어, "다음에는 어떤 것을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될까요?"라는 질문을 통해 자연스럽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단체 워크숍을 설계할 때도 마찬가지다. 개별 참여자의 관심사를 모두 반영하기는 어렵지만, 사전에 논의 방향을 공유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런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려고 하는데 괜찮나요? 다른 의견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라는 방식으로 협의하는 것이다. 또한 그룹별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면 참여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주제에 대해 더욱 책임감을 갖게 된다.



3. 의문사에 따른 질문법


(1) 왜와 어떻게라는 질문의 위험성


일반적으로 ‘왜’라는 질문은 근본 원인을 탐구하는 데 유용하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방어적인 태도를 유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왜 공을 보지 않아?"라는 질문은 비난처럼 들릴 수 있다. 이보다는 "공이 들어올 때 어느 쪽으로 회전하나요?" 같은 질문이 더 효과적이다.


(2) 질문의 종류와 효과


자각(관찰)을 유도하는 질문: 누가, 언제, 무엇을, 얼마나

분석(사고)을 유도하는 질문: 왜, 어떻게


구성원의 인식을 높이고 책임감을 갖게 만드는 강력한 질문들은 주로 관찰을 유도하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누가, 언제, 어떻게,무엇을, 얼마나와 같은 의문사는 구체적인 상황과 현상을 관찰하게 하여 스스로 인지하게 만든다.

반면 "왜"라는 질문은 분석적인 사고를 자극하며, 때로는 방어적인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따라서 "왜"를 사용할 때는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처럼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3) 좋은 질문의 예시


목적: 상대가 공에서 눈을 떼지 않게 하기


나쁜 질문 (방어적 태도를 유발할 가능성이 큼)

"공을 보고 있는가?"

"왜 공을 보지 않아?"


좋은 질문 (상대가 스스로 인식하게 유도)

"공이 들어올 때 어느 쪽으로 회전하나요?"

"이번 공이 얼마나 높게 네트를 넘어왔어요?"

"공이 스핀을 먹었을 때 상대 선수는 공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었나요?"


좋은 질문을 통해 상대는 자신이 행동을 어떻게 수행하는지 스스로 관찰하게 되고, 더욱 능동적으로 사고하게 된다.



4. 질문을 구체화하는 방법


질문을 던진 후에는 범위를 좁혀 나가면서 상대의 사고를 더욱 깊게 이끌어야 한다. 가령, 특정한 현상을 관찰한 후 시간이 지나면서 흥미를 잃는 경우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돋보기를 제공하여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것처럼, 질문의 깊이를 조절해야 한다.


(1) 질문을 단계적으로 좁혀 나가기

"그 밖에 무엇을 더 원하나요?"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지금 상황은 정확하게 어떤가요?"

"무엇을 더 할 수 있나요?"

"정확히 무엇을 하겠는가?"

이러한 방식으로 질문을 단계적으로 좁혀 나가면, 상대는 문제의 본질을 더욱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2) 사례: 직장 내 갈등 해결을 위한 단계적 질문 적용


A 팀의 두 구성원, 김 대리와 이 과장은 프로젝트 일정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이 과장은 김 대리가 마감 일정을 지키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김 대리는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한다. 이들의 갈등을 조율하는 리더가 단계적으로 질문을 좁혀 나가는 방식으로 해결을 유도하는 상황을 살펴보자.

"그 밖에 무엇을 원하는가?"

리더: “이 상황에서 각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씀해줄 수 있나요?”

김 대리: “일정이 너무 촉박해서 업무 부담을 줄이고 싶어요.”

이 과장: “일정이 늦어지면서 다른 팀에도 피해가 가는 게 걱정됩니다.”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리더: “일정 문제를 떠나, 서로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 더 생각해볼까요?”

김 대리: “좀 더 현실적인 일정을 짜고 싶어요. 무리한 마감은 지키기 어렵거든요.”

이 과장: “기한을 맞추면서도 팀원들이 부담을 덜 느끼도록 조정하고 싶어요.”



"지금 상황은 정확하게 어떤가?"

리더: “현재 프로젝트 일정과 각자의 업무 상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김 대리: “지금 제 업무량이 기존보다 30% 이상 많아졌어요.”

이 과장: “그 부분을 미처 고려하지 못했네요. 하지만 일정이 미뤄지면 클라이언트 요구를 맞추기 어려워요.”


"무엇을 더 할 수 있겠는가?"

리더: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무엇을 조정할 수 있을까요?”

김 대리: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일부 업무를 다른 팀원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과장: “그렇다면 주요 마감 일정만 조정하고, 나머지는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확히 무엇을 하겠는가?"

리더: “그럼 합의된 해결책을 정리해볼까요?”

김 대리: “제 업무 중 일부를 분배하고, 현실적인 일정 조정을 요청할게요.”

이 과장: “기한을 일부 조정하면서도 주요 마감은 맞추는 방향으로 팀원들과 논의하겠습니다.”


5. 단체 워크숍과 시민참여제도에서의 사례


(1) 워크숍에서의 질문 활용

단체 워크숍에서는 개별적인 관심사를 따라가기가 어렵다. 따라서 사전에 논의 방향을 설정하고, "우리가 이런 방향으로 논의를 해보려 하는데 괜찮나요?"처럼 참여자와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논의 주제를 직접 선택하게 하면 참여자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하게 된다.


(2) 시민참여제도에서의 질문 활용

시민참여제도에서도 질문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단순히 "이 정책에 찬성하십니까?"라고 묻는 대신, "이 정책이 당신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요?"와 같은 열린 질문을 하면 더 깊이 있는 논의가 가능해진다. 또한 "우리가 개선할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처럼 선택권을 주는 질문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6. 비판적 시각과 대안


질문을 강조하다 보면, 때로는 "답변하는 사람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그룹 토론에서는 일부 사람들이 질문에 위축될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질문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질문이 어렵다면, 비슷한 경험이 있는 분이 먼저 이야기해볼까요?" 같은 방식으로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7. 결론


좋은 질문은 상대방의 사고를 자극하고,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다. 하지만 질문이 다 질문이 아니다. 비난과 유도 질문을 피하고, 상대의 관심과 사고 흐름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워크숍과 시민참여제도에서도 이러한 질문법을 적용하면 더욱 효과적인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 질문의 기술을 익히고 실천한다면, 우리는 더욱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대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참고 : 성과 향상을 위한 코칭 리더십 | 존 휘트모어, 김영순 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더 나은 조직을 만들고 싶다면 00지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