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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 ur mind Mar 23. 2021

나의 특별하고 행복을가져다주는기억.

<수영> - 소녀의 이야기.

나는 수영을 매우 좋아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아파트 단지에 있는 수영장에서 매주 주말, 아빠에게 수영을 배웠다.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자유형과 배영, 평형은 웬만큼 마스터했다. 그런데 접영은 등근육이 없고 팔도 비실비실해서 그런지 잘하지는 않는다. 


초등학교 때는 5년 동안 학교 수영팀을 했다. 그 시기에 시합에 참여해서 받은 리본과 메달 등이 집에 꽤 많이 있다. 중학생이 되면서 학교를 옮겼는데, 수영과 럭비, 그리고 농구 중에서 한 가지 종목을 골라야 했다. 나는 아무 주저 없이 수영을 골랐다. 수영은 나에게 특별하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 아빠에게 수영을 배울 때, 한 번은 아빠의 도움을 받아 아파트의 큰 수영장을 쉬지 않고 10바퀴나 돈 적이 있었다. 정말 숨이 막히고 너무 힘들었지만 10바퀴를 해내고 난 뒤의 기쁨, 아빠의 미소, 그리고 칭찬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 몇 개를 골라야 한다면, 아빠와 함께 수영장을 10바퀴 연속으로 완주했던 그 순간을 아무 주저 없이 고를 것 같다. 

그렇다고 수영을 배울 때 완벽하고 좋은 기억만 있는 것도 아니다. 아빠는 언제나 친절하고 다정하게만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은 아니었다. 가끔은 무섭게 소리 지른 적도 있고 엄격하게 가르쳐주시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수영하러 나가자고 하시면 속으로는 살짝 귀찮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나갈 때 귀찮고, 배울 때 힘들긴 했어도 수영이 끝나고 집에 들어와서 따뜻한 물에 몸을 녹이며 목욕을 할 때의 편안함은 너무나 좋은 기억이다.


수영장 물에 처음 몸을 담그면 물이 차갑게 느껴진다.  하지만 수영을 하다 보면 알아차릴 틈도 없이 몸이 따뜻해진다. 수영을 배운 기억 또한 마찬가지이다. 힘들고 어렵게 배워야 하는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수영에 대한 모든 기억들은 소중하고 그리운 장면으로만 남아 있다. 

내가 앞으로 배우고 알아야 할 모든 일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처음엔 차갑게 느껴졌어도 자연스레 따뜻해지고 익숙해지는 일, 너무 어려운 것 같아 시도하기 두려웠지만 하다보니 몸에 자연스레 배이고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는 일. 그런 일들이 내 삶에 많이 일어나기를 바래본다.  



추가하는 글)

그렇게 내 동생과 나는 수영을 마스터했지만, 엄마는 물 공포증이 있다. 엄마가 왜 그렇게 물을 무서워하고 수영을 배우지 못하는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개구리 공포증이 있는 거랑 비슷한 느낌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수영에 관한 나의 추억에는 엄마와의 기억이 별로 없는 게 아쉽다. 엄마는 내가 바다에 수영하러 가거나 수영장에 있을 때면 사진을 찍거나, 조개를 주우러 다니고 책을 읽는다. 나는 그 모습이 예쁘다. 




*글, 그림: 찰스/ 인스타그램 @slz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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