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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훈 Jan 20. 2022

집을 찾아서 : 나는 어디로 가야하죠

전셋집 구하기 기록 1. 가용 예산은 얼마인가

어쩌다보니 독립을 하게 됐다.


대학시절 자취를 한 적은 있지만, 독립이라 하긴 어려웠다. 대학가 방을 구하는 것은 비교적 간소화된 버전이었고, 생각보다 많은 것을 고려할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그 때는 본가와 자취방을 1주일에 3-4일씩 오갔으니 완연한 독립이라 하기엔 민망한 수준이었다. 

자취방을 구하는 과정은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졌다. 여러 사정 탓에 곧 자취를 하게 될 거란 걸 알 수 있었고, 조금씩 집을 알아보던 중 몇 개월이 미뤄지면서 그 시간이 그대로 남았다. 2021년 여름부터 '집을 찾아봐야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집을 계약한건 12월 초였으니까. 내겐 약 5-6개월의 시간이 있었던 셈이다. 부랴부랴 급하게 찾아서 나갈 필요는 없었다.



집을 구해 1월 초에 입주하기까지, 꽤 여러 '처음'의 경험들을 했다. 개중에는 아리까리하고 애매모호한 것들도 있었다. 별로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던 과정이었지만, 독립을 앞두고 있을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그 과정을 순서대로 기록해본다.


1. 나는 어디로 가야하죠 : 가용 예산은 얼마인가


모든 시작은 '총알'에서부터 시작한다. 내가 살게될 집에 얼만큼의 돈을 쏟을 수 있는가. 또 그 돈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이것이 사실 집구하기의 시작이자 끝이다. 사람마다 가용예산이 다르고, 예산의 조달방식도 다르다. 그에 따라 그가 구할 수 있는 집 역시 천차만별이 된다. 


나의 경우는 일단 '전세'를 구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내 월세는 50부터 시작했고, 개인적으로 괜찮다고 판단한 곳들은 60을 상회했다. 그만큼의 돈을 내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전세를 살 생각이었다. 물론 내게 전세자금이 있었던 건 아니다. '이만큼은 충당한다'라고 할 수도 없는, 사실상 무일푼이었다.


결국 내가 향할 곳은 은행이었다. 은행에 가서 온갖 서류를 내고는, 내가 받을 수 있는 전세대출을 알아보는 것. 물론 이를 위해서도 간단한 '시세'는 알 필요가 있다. 여러 부동산 어플을 통해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나같은 경우도 1주일 정도는 네이버 부동산을 이용해 시세를 확인했다. 어차피 나는 원룸에 입주할 것이기에 원룸으로 필터를 걸고 전세로 걸면 동네별로 시세를 대충 확인할 수 있다. 그 과정을 반복하면 '아 1억5천 정도면 이렇고 2억 정도면 이렇군'의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은행에 가서 대출을 알아볼 땐 대충 어느 정도 가격의 집을 구하는지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미리 살펴본 것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면 된다. 나같은 경우는 1억5천-1억7천 등으로 전세대출을 알아보았다. 전세대출의 경우 받을 수 있는 대출의 종류도 많고, 사람마다 가능한 대출의 종류도 다르다. 나의 경우는 잘 알려진 몇몇 대출은 이용이 불가했고, 비교적 일반적인 전세대출을 이용했다. 


전세대출은 대부분 전세금의 100%를 충당할 수 없다. 70%~80%까지만 대출이 가능하고, 그 금액에도 한도가 있다. 가격이 얼마 이하인 집이어야 한다와 같은 기준인데 혼자 살 원룸을 구하는 경우엔 그 상한선을 넘길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대출금의 한도가 있어서, 일정 금액 이상까지밖에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이 대출금 한도는 실제 제한으로 작용할만큼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었다. 



예를 들어 내가 받은 전세대출의 경우 전세금의 70%까지만 대출이 가능하고 총 대출액은 1억2천만원까지라는 제한이 있었다. 1억8천이 전세금이라면 70%가 1억2천6백만원이기 때문에 70%를 다 채울 수 없고 1억2천까지만 대출이 가능한 셈이다. 대신 1억7천이 전세금이라면 1억1천9백만원으로, 100만원을 남기고 아슬아슬하게 70% 최대에 맞추어 대출이 가능하다. 즉 1억 7천 정도가 전세자금을 최대로 받을 수 있는 형태였고, 그를 넘기면 다른 구멍에서 돈을 더 끌어와야 한다는 의미였다. 다만 이는 은행별/상품별로 차이가 나므로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에 100%를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신용대출을 추가로 이용했다. 주거래은행을 이용해 미리 여름에 신용대출을 마이너스통장의 형태로 받았고, 구할 집이 정해지면 전세대출을 실행할 예정이었다. 신용대출에도 한도가 있기 때문에, 그 둘의 비용을 합치면 내가 가용한 예산이 얼마인지 대충 가늠을 할 수 있다. 집의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경우엔 전세대출+신용대출만으로도 가능하기도 하고, 집의 가격이 높아지면 전세대출+신용대출에 개인 자금을 더해야 가능한 셈이었다. 이때는 한창 전세금에 0.7을 곱하고, 내 신용대출 한도를 더하곤 했다. 


*요새는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토스 등 인터넷은행에서도 전세자금대출을 확인할 수 있다. 직접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빠르게 전세대출을 제안받을 수 있으므로 보다 쉽게 예산 예측이 가능하다.


그러면 본인의 부담 정도에 따라 집의 가용 예산이 범위로 나오게 된다. 예를 들어 본인 부담을 줄이는 정도의 예산이 얼마인지, 본인 부담을 더 얹으면 어디까지 가능한지에 대한 계산이 가능하다. 이 가용예산을 알게 되면, 이제 정말 집을 알아보는 과정에 돌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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