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야, 대답 좀 해줄래

by 다이안 Dyan


친환경, Eco, 자연 친화 내가 좋아하는 단어들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삶을 살고 싶어 여러 가지를 노력하고 있는데 가끔 실천하면서 의문이 든다. 내 노력이 정말 환경과 지구의 건강에 도움이 되고 있는걸까? 이런 나의 선택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좋은 영향일까, 나쁜 영향일까?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려 면 생리대를 쓰고 있다. 버려지는 생리대의 양과 생리대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각종 플라스틱, 화학물질의 양을 줄이고 싶어 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면 생리대를 쓰면서 생긴 한 가지 의문이 있다. 바로 물의 양이다. 면 생리대는 빨아서 써야 하므로 나의 수고스러운 노동과 함께 물과 세제를 안 쓸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생리혈도 피라서 깨끗이 씻기 위해선 표백제를 쓰게 된다. 물에 오랜 시간 담가두어 생리혈이 물에 빠져나갈 시간을 줄일 수는 있다. 그럼, 표백제의 사용량을 줄일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그만큼 쌓여만 가는 손빨래양도 무시할 수 없다. 약 일주일의 시간 동안 필요한 나의 작은 기저귀는 생리 기간은 젖고 마르고를 반복하며 나의 필요를 맞춰주어야 한다. 단순히 나의 필요와 세탁 시간이 맞지 않는 문제만은 아니다.

반복적으로 쓰는 생리대인 만큼, 위생상 생리대를 최대한 하얗고 깨끗하게 빨아서 써야 하는 것도 있다. 아무리 다 빠져나가고 아주 약간의 흔적만 남은 거라고 해도, 다음 생리 때 찝찝하게 시작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하얀 면 생리대의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표백제 없이 깨끗한 상태의 면 생리대를 관리하기는 어렵다. 표백제만이 전부는 아니다. 표백제 전에는 어쨌든 비누를 써야 하니 결국 물과 함께 배출하는 화학물질은 적지만은 않다.


그뿐인가, 그 화학물질이 다음 달에 쓸 나의 생리대에 남아있지 않게 하려면 또 열심히 헹궈주어야 한다. 그렇게 작은 기저귀 하나 빨래하는 것에 생각보다 많은 양의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그렇다 보니 쓰레기양을 줄이고자 시작한 나의 행동이 물 절약과는 멀어지고 수질오염과는 가까워지는 그런 행동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었다. 내가 버리는 일반 생리대 쓰레기가 폐기물이 되어 처리될 때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과 면 생리대를 쓰며 배출하는 폐수와 폐수 내 화학물질의 양이 수질에 미치는 악영향 중 어느 것이 더 큰 걸까?


인생에 놓이는 선택지는 수도 없이 많은데, 이런 것까지 고민하다니. 참 우습기도 하고 걱정도 팔자다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정말 궁금한걸! 그래서 지구에 질문할 기회가 있다면 한번 물어보고 싶다.

지구야, 내가 잘 하고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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