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8. 22.
근무를 끝내고 헬스장을 가기까지 애매하게 시간이 남았더라. 가만히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눈앞에 쏟아지는 각종 이미지와 동영상을 목적 없이 쳐다보고 있자니 나른함이 몰려온다. 그렇게 ‘15분만 자야지’하고 눈을 붙였는데, 기대보다 푹 잠들었다. 사실 눈을 붙일 때까지는 그냥 눈을 감은 채 보내는 15분이 될 줄 알았는데, 아무런 생각도 나의 뇌를 지나지 않고 푹 잠든 짧은 시간이었다. 신기하다.
그렇게 신비의 낮잠으로 정신은 가벼워졌는데 운동을 가려니 몸은 되려 무거워졌다. 귀찮다. 간신히 꾸역꾸역 몸을 끌고 나오니 내가 좋아하는 하늘빛과 구름이 맑은 날인양 펼쳐졌다.
아침에는 먹구름이 잔뜩 낀 회색빛 세상에 주룩주룩 비가 쏟아졌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뽀얀 구름과 함께 맑은 하늘이 나타났다. 거짓말쟁이. 난 아침에 노트북 앞에서 네가 얼마나 흐렸었는지 다 봤어. 아직은 프레임의 끄트머리에는 회색빛이 섞인 구름이 잡혀 흐렸던 오전의 잔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시선은 맑고 청아한 하늘빛에 사로잡힌다. 한때 문방구에서 팔던 하늘색과 흰색이 섞인 소다크림 같은 하늘이다. 헬스장을 목전에 둬서인지, 생리기간의 호르몬 때문인지 갑자기 당이 당긴다. 그래서일까 오늘의 하늘은 핥기 좋게 생긴 크림 같다.
헬스장을 목전에 둬서인지, 당을 찾는 소리가 유독 달콤하게 들린다. 오늘의 저녁은 밥 대신 각종 빵이나 디저트로 채울까라는 유혹이 머릿속 가득히 피어올라. 그리고 간신히 유혹을 떨쳐내고, 평범한 저녁으로 오늘도 내 체지방량을 지켜냈다고 칭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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