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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마한 Jan 21. 2021

Step 1.  엄마 옷장의  
데이터베이스 만들기

'2020-2021 F/W 시즌 트렌드 키워드'


  막상 호기롭게 엄마의 옷장을 열었더니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면?


  괜찮다, 재빨리 그 문을 닫고 유튜브 앱을 켜자!


  숨은 그림 찾기를 하려고 해도 자기가 뭘 찾는지 정도는 알고 찾아야 정답에 가까워지는 법! 우리의 보물 지도는 다름 아닌 이번 시즌의 트렌드를 소개해주는 패션 유투버의 콘텐츠다.


  유행하는 소재, 컬러, 실루엣, 디테일에는 어떤 게 있는지, 그중에서 내 마음에 드는 아이템, 꼭 시도해보고 싶은 스타일은 뭐가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영상을 보다 보면 엄마의 옷장에서 찾아야 할 아이템이 무엇인지도 대략적인 그림이 나오게 된다.




2020-2021 F/W 시즌 트렌드 키워드


1.  색상 – 파우더 블루 (차분한 청색), 러스트 (주홍빛 갈색), 엠버 글로우 (겨자색과 주황색 사이), 샌드 스톤 (모래색), 울트라 마린 그린 (깊고 차가운 녹색), 라벤더 (연보라색), 블랙 앤 화이트


2.  소재 – 인조양털, 가죽, 라텍스, 스웨이드, 새틴[1], 시퀸[2], 데님(워싱이 최소한으로 들어간 클래식한 데님)


3.  디테일 – 퀼팅[3], 프린지[4], 컷팅, 체인 장식


4.  무늬 – 체크 (다양한 크기의 체크, 서로 다른 체크 패턴의 믹스매치), 플라워 패턴 (어두운 바탕), 애니멀 프린트(호피무늬)


5.  실루엣 – 소매의 볼륨, 파워 숄더 (과장된 어깨), 허리선을 잘록하게 강조하는 굵은 벨트,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길이의 코트 또는 스커트, 목둘레에 리본이나 프릴[5], 타이 장식 있는 블라우스, 후드가 달린 케이프나 판초


(참고자료: 유튜브 채널 ‘디자이너, 두 아들 DoHajiTV’, ‘옆집 언니 최실장’, ‘Ru.A.Bae. 러아배’)          



  물론 원하는 아이템 전부를 옷장 속에서 찾을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가진 옷과 잘 어울리는 뜻밖의 괜찮은 옷을 만나게 되는 경험도 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 패션은 돌고 도는 거라서 엄마가 젊었을 때 입었을 법한 재킷이나 복고풍의 스카프, 안경 같은 소품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유심히 살펴보면 활용법이 떠오른다.


  엄마의 옷장을 구경하면서 느낀 건 역시 과감한 아이템 선정! 기본적으로 단순함과 실용성 위에 약간의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을 추구해왔던 나로서는 엄마의 옷장에서 마주한 옷의 색깔, 무늬, 디테일 면에서 겹치는 아이템이 거의 없다고 보아도 좋았다.


  그래서 오히려 더 재미있었다. 그 재미는 안 먹어본 음식을 처음 먹어보았을 때의 낯설면서도 은근한 설렘 그리고 새로운 시도가 성공했을 때 경험하는 확장성과 닮았다. 마치 고수를 처음 먹어보았을 때의 기분으로, ‘이건 정말 내 스타일은 아니야’라고 할 정도로 어색하지만 않다면 한 번씩은 다 입어보았다. 그랬을 때 내 옷장 속에 잘 어울릴 만한 아이템이 떠오르면 거울 앞에서 조합해보고 정말 마음에 들면 사진으로 찍어서 기록용으로 남겨두었다.


  이제 나는 ‘쌀국수에는 고수가 들어가야 제맛’이라고 할 정도로 고수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엄마의 옷장 덕분에 나의 의생활도 의미 있는 확장을 경험하는 중이다.


엄마 옷장 털어서 하는 집콕 패션쇼, 지금 시작합니다...!

[1] 새틴(satin): 수자직(孤子織: satin weave)으로 짠 광택이 있는 직물의 총칭. 드레스・블라우스・스카프・나이트 드레스 외에도 옷의 안감, 특히 코트의 안감으로 수요가 많다.

[2] 시퀸(sequin): 반짝거리는 얇은 장식 조각으로 금속, 플라스틱, 합성수지 따위로 만들며 무대 의상이나 야회복, 핸드백, 구두, 광고 간판 등에 붙인다. 스팽글(spangle)이라고도 부른다.

[3] 퀼팅(quilting): 피륙과 피륙 사이에 심이나 솜을 넣고 바느질하여 무늬를 두드러지게 하는 기법.

[4] 프린지(fringe): 바탕천의 가장자리에 달아 장식하는 술.    

[5] 프릴(frill): 잔주름을 잡은 가늘고 긴 장식천. 의복의 단 ·옷깃 언저리 ·소맷부리, 기타에 장식 또는 선 두르기 천으로 사용한다. 러플보다 나비가 좁은 것을 말한다.

(출처: 네이버 패션전문자료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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