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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변호사 Jan 07. 2024

새로 산 책(2024-2)

변증법이란 무엇인가 외 5

알라딘 중고서점 광주충장로점과 합정점에서 구매한 책. 광주충장로점에서 <변증법이란 무엇인가>와 <장길산 7>을, 합정점에서 <언더그라운드 니체>, <조동관 약전>, <20세기 한국소설 49>, <장길산 3>을 각 구매했다. 중고서점에서 책을 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첫째, 사려고 한 책이 절판이 되었거나 품절이 되어 있는 상태일 경우. 둘째, 정가를 지불하기에는 다소 아깝다는 느낌이 드는 책일 경우. 두 번째 이유에 대해서는 다소 해명이 필요하다. '정가를 지불하기에 다소 아깝다'라고 하여 그 책의 가치가 정가를 지불하고 사는 책에 비해 꼭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가령 황석영의 <장길산>의 가치가 (사놓고 읽지도 않고 있는) 알랭 바디우의 몇몇 책들에 비해서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장길산>보다 앞자리에 놓일 책도 많지 않다). 다만 그저 특별한 이유 없이 '정가를 지불하기에 다소 아깝다'는 마음이 드는 순간, 마침 중고책이 있다면 중고책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1. <변증법이란 무엇인가>(황세연/중원문화)

나는 자주 그 의미도 잘 모르면서 개념어를 쓰곤 하는데, '변증법'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철학을 하고자 하는 자에게 '변증법'은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주제다. 저자는 "변증법은 유일하고 올바른 철학적 인식방법이고 자연과 역사를 지배하는 절대적 운동법칙"(32쪽)이라고 하는데, 과연 유일한 것인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변증법의 역사와 철학의 역사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도서출판 중원문화'에서 나오는 책들은 왜 하나같이 그 가치와 두께에 비해 책값이 비싼지 궁금하다. 가령 한길사에서 나온 헤겔의 <정신현상학 1>이 25,000원인데, <변증법이란 무엇인가>의 정가는 무려 28,000원이다!! 이게 말이 되는가.


2. <언더그라운드 니체>(고병권/천년의상상>

이 책은 보통 '아침놀'로 번역되는 니체의 <서광>을 강독한 책이다. 고병권은 성실하고 그래서 신뢰감을 주는 인문학자 중 한 명이다. 모든 책은 정신의 어떤 단계에 오르기 위한 사다리인데, 이런 책은 '사다리의 사다리'쯤 될 것이다. 읽고 나면 다시는 쳐다볼 필요가 없는 책이라는 얘기다. 예전에 수유너머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쓴 책을 보면, 알 수 없는 거부감이 들었는데, 요즘은 좀 덜한 편이다. 그 거부감은 그들의 뭔가 젠 체하는 태도, 자신들이 하는 공부가 뭔가 대단한 것이라도 되는 양하는 태도에서 비롯되었던 것 같다. 그들도 나이를 먹고, 어쩌면 자신이 하는 공부가 생각한 것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라는 자각도 생겼을 것이다. 


3. <20세기 한국소설 49>

말 그대로 20세기 한국소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일종의 한국문학전집이다. 다만 아쉽게도 현재는 절판된 상태. 이런 류의 책은 잠깐의 판매고를 올리기 위한 책은 아닌데, 출판에서 책임을 가지고 계속 출판해 주면 좋겠다. 세계문학전집의 경우는 민음사, 문학동네, 을유문화사, 창비 등 유수의 출판사들이 경쟁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발행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문학전집의 경우는 그렇지 못해서 아쉽다. 이런 현상이 문화사대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너무 단순한 문제의식일 테고... 아무튼 주옥같은 단편들을 모아 놓은 책이고, 그런 만큼 기회 있을 때마다 중고서점에서 모으고 있는 책이다.


4. <조동관약전>(성석제/강)

평론가 황종연의 <명작 이후의 명작>이라는 평론집에서 한 꼭지로 다루고 있는 소설이라서 구매. 


5. <장길산3>, <장길산7>(황석영/창비)

더 설명이 필요 없는 책. 이청준이나 이문열 류의 관념성에 더 끌리는 취향 때문인지 어렸을 때는 황석영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 단편 몇 개를 읽은 정도인데, 그다지 끌리지는 않았다. 어떤 글이 좋은 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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