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의 돈 받는 법
뉴워커 12월 26일자에는 돈 얘기를 적었다. 요는, 일하고 돈을 얼마 받으면 되냐는 것…. 이 인터뷰를 작업하면서 얻은 인싸이트를 적용해 내 한 달 수입이 2배 이상 올랐다.
인터뷰 주제를 최초로 기획할 때 쯤이었나? 그때 내게 마침 새로운 의뢰가 들어왔다. 오늘폰트 라는 폰트 플랫폼(1월 오픈 예정)에서 들어온 일이었고. 브랜드 전략부터 시작해서 홍보 콘텐츠 까지 논의해야 했다. 일의 양이 가늠이 되지 않아서 원래는 딱 뉴워커랑 오늘폰트만 하려고 했었다. 근데 브랜드 전략은 빨리 끝났고, 브랜딩 콘텐츠로 인터뷰를 기획해서 그걸 내가 진행하게 됐다. 창조경제...?
그러고 나서 다른 일은 받지 않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노션에서 자사고객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일이 들어왔다. 스티비에서 1년간 꾸준히 고객 인터뷰를 했던 게 꽤 좋은 평가를 받았던 거 같다. 생각보다 일이 많아지긴 하지만 그래도 노션이라니. 놓칠 수 없었다. 나 노션 좋아한다고. 돈내고 쓰는 유저라고. 그러니까 하겠습니다. 한다고요.
이 두 곳 모두 얼마를 줘야 할지 모르겠다며 먼저 물어왔다. 오늘폰트는 이렇게 외부 용역을 장기(?) 계약하는 게 처음인 거 같았고, 노션은 비슷한 포맷의 콘텐츠를 일본과 프랑스에서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물가가 달라서 어떻게 줘야 할지 모르는 거 같았다.
물론 인터뷰를 프리랜서 시작한 이래로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적이 없지만 그래도 견적을 내는 건 익숙치 않았다. 처음에는 그냥 개인 프로젝트로 진행해서 돈을 책정하고 한 게 아니었고, 그 다음에 폴인에서 했는데 그땐 가격이 정해져 있었다. 그 다음엔 스여일삶이었는데 그곳도 포트폴리오와 네트워킹을 위한 프로젝트였고, 그러고 나서 스티비였다. 그때가 아마 첫 견적을 내던 때였던 거 같은데... 다행히도 내가 인터뷰를 할 때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 알고 있어서 이러저러 요러저러하단 설명을 한 후 값을 낮게 받진 않았던 걸로 안다.
그래서 갑자기 돈이라니 뭘 어떻게 말씀을 드릴까 뚝딱뚝딱 거리다가, 뉴워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정신을 차렸다.
뭐, 누군가는 다 아는 얘기일 수 있지만 아는 얘기라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뉴스레터에 쓴 말들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말은 아닌데, 그냥 뭐랄까... 어쩐지 돈 앞에서는 좀 소심해진달까. 그래서 인터뷰 하면서 '그치? 역시 맞지?'이런 생각도 자주 했다.
노션만 좀 얘기를 하자면(아무래도 외국기업이라서 말하기 더 편함)...
'음, 그럼 마감 기한도 짧고, 노션은 확실히 작진 않으니까 조금 더 받아도 되는 거 아닌가?'
'자사 고객 인터뷰는 이번이 두번째니까, 역시 좀 더 불러도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정확한 값을 말할 순 없지만 좀 더 질렀고, 오케이 받았다. 그 얘기는 잘 뽑아야 한다는 소리이기도 해서 살짝 긴장하고 있다. 근데 뭐 그렇다고 다른 건 덜 뽑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엔 다 정신차리고 써야지.
마지막으로는 인숙쌤(aka. 뉴워커 레디)과 급여협의를 진행했다. 저는 그저 선생님이 인터뷰에서 알려주신대로 했구유... 예... 감사합니다.
그러고보니 급여협의의 끝에 이런 한줄평을 남겨 주셨다.
"너는 기획이 되니까 그 가격을 받는 거야."
_인숙쌤(aka. 뉴워커 레디)
이제와 생각해 보면 기획 안 되는 프리랜서가 혼자 살아남긴 무척 힘든 것 같다. 하지만 기획이라는 게 막 책 보고 공부해서 키우는 건 아닌 거 같다(당연히 도움이 많이 되겠지만). '이 작업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고 하느냐', 아니면 '그냥 일이니까 하느냐' 이 차이가 아닐까? 나는 목적에 맞는 길을 찾는 능력이 기획력이라고 생각해서.
아무튼 저무튼, 그저 뉴스레터를 읽고 뉴워커 분들도 돈은 정신건강에 좋으니 잘 얻었으면 좋겠고, 거기에서 나처럼 적용점 같은 걸 얻어가면 좋지 않을까 싶다. 갑자기 '얼마에 해줌? 선 제시ㄱㄱ'라고 했을 때 머리가 띵해진다면, 이거라도 기억해보는 거지. 클라이언트의 규모, 일의 형태, 기한!
더 자세한 건 뉴워커 구독하시고(찡긋). 각자 적용해서 부...부자까지는 아니어도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먹고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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