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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창작자의 브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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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민주 Apr 18. 2022

이 커피를
재생(Play)해 보시겠습니까?

STUDY 1- PROCESS COFFEE

완전히 새로운, 기존의 것들보다 훨씬 뛰어난 아이템을 창조하는 건 쉬운일이 아닙니다. 사실 이미 좋은 건 다 나왔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이제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융합이죠. 사실 말이 쉽지 그걸 잘 해내는 게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용자 경험에 집중해 브랜드가 제품에 스토리나 맥락을 입히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어요. 네, 제가 제 작품 노출할 때 써먹으려고요.

// 이번에 주목한 건, 커피 원두 패키징을 통한 경험디자인입니다.

커피, 종류가 너무 많아요. 사람마다 기호도 천차만별이죠. 그리고 우리 주위에서 너무나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시장은 완전 레드오션이죠. 그러니까, 차별화가 중요한데... 제가 이번에 소개하려는 커피브랜드 PROCESS는 패키징으로 그 차별화에 성공한 곳입니다.

PROCESS는 벨파스트에 위치한 커피 브랜드인데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예전 VHS 테이프를 본딴 패키지에 커피원두를 넣어서 판매합니다. 제가 자료를 찾아보면서, 나는 안 먹어도 남한테 선물로 주기 너무 좋은 것 같아서 직접 홈페이지도 찾아 봤는데 대부분 품절 됐더라고요. (훌쩍) 역시 사람들 눈에도 예쁜 건 예뻐 보이나 봅니다.

// 패키지가 VHS모양인게 왜 그렇게 중요한데?

향수. 레트로. 뭐 이런 키워드로 설명을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VHS를 보면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니까요. 비디오방에서 비디오 빌리고 집에서 테이프 케이스 뜯어서 플레이어에 넣고, 그땐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화질구지인 그 화면을 보며 낄낄대고 웃었죠.

PROCESS 원두는 그때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을 패키지에 넣었어요. 외양만 그냥 비슷하게 만든 게 아니라. 저 패키지를 사면, 원두 케이스에서 원두 팩을 '스윽'하고 빼내야 한다는 디테일을 살렸죠.

그리고 제목이 보통 쓰여있는 VHS의 옆면에는 원두의 이름과 산지, 제조일자가 써 있고. 케이스에는 SONY, TDK 뭐 이런 제조사 이름이 들어가 있던 것처럼 큼직하고 굵은 산세리프체로 PROCESS라고 써 있습니다. 뭐, 작정하고 패키지를 만든 듯 하네요. 개인적으로 꼭 사진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저작권에 걸릴 테니 링크로 대신해 봅니다.

// 잘 볶아낸 원두와 추억을 팝니다!

결국 이 제품 디자인이 가져다 줄 수 있는 90년대 감성, '테레비'앞에서 우리가 했던 그 행동을 커피를 마실 때 다시 재연해야 한다는 것, 그게 PROCESS의 차별점이라고 봅니다. 꼭 커피 원두를 크라프트 원두백에 담아 팔라는 법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요.

고유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무드를 꼭 제품 '안에서' 뽑아 내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저는 이게 PROCESS 사례에서 뽑아낼 수 있는 가장 넓찍한 인사이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무언갈 이렇게 패키지에 융합할 땐 잘 어울리든가, 잘 재현하든가, 그도 아니면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예쁘든가. 셋 중 하나는 해야 한다는 것도 뽑아낼 수 있겠네요. 사실 한 세트지만.

// 인디창작자가 패키지 디자인을 살펴보는 이유는...?

뭔가를 창작하고 있는 입장에서 패키지 디자인은 참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것 같아요. 뭐, 내용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내용에 어울리는 형식, 내용을 잘 담아내고 알릴 수 있는 포맷 그런 것도 계속 고민할 수 밖엔 없으니까. 인디창작자는 그게 더하고요. 그래서 계속 패키지 쪽을 살피면서 어떤 측면에서 제품과 고객이 만나는 지점에 임팩트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번의 임팩트는 레트로라는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겠죠. 경험이 있는 사람은 추억보정을 당해서 무섭고, 경험이 없는 사람은 경험이 없어서 탐을 낸다는 그것. 음악도 로파이가 있죠? 문득 '로파이한 음악을 책에 싣게 될 땐 지면에 약간의 파티클을 넣어볼까?' 라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네요. 그 지면만 다른 종이를 쓰는 건 쓰는 건 미친짓일 거고(돈 없어요!). 어쩌다 한 번 통일된 지면에 변주를 준다면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실을 계획이 있는데. 음. 적어놓고, 나중에 하게 되면 후속으로 써보겠습니다. (메모메모)

출처:

PROCESS COFFEE 홈페이지 https://process.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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