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용기가 필요한 때
나는 15살에 처음 인생의 실패를 맛봤다. 그 이후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충분한 노력과 열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 이후 모든 선택에 있어 그 책임은 나의 것이었고, 19살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전공을 바꾸게 되면서 자의로든 타의로든 4개의 전공을 갖게 되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 일어나는 일들이 청천벽력 같았으나,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어린 나이에 그런 위기를 통해 세상을 깨닫고 나아갈 수 있도록 여러 경우의 이치를 깨닫게 해 준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나뿐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도 자신만의 청천벽력이 있다는 것을 이미 세상을 통달한 위인의 고전으로 간접적으로 세상을 깨닫는 순간, 삶을 살아가는 데 위로가 되긴 했다.
10대 시절, 나는 사춘기를 겪으며 사회, 권력자 그리고 어른들이 말하는 추구해야 할 좋은 삶이 아닌, '나는 스스로 내 삶을 찾겠어'라는 결심과 함께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면 그 답이 해결될 것이라 믿었다. 그 목표하나로 37년의 삶을 살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으면 나는 자유를 얻고 이유 모를 나의 무의식 속의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내면의 답답한 감정의 해답을 찾을 줄 알았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내 만족을 채워줄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삶을 지금껏 치열하게 살았다. 19살 대학미술입시 6개월을 남기고 갑자기 전공을 바꾸게 된 위기로 6개월간 미친 사람처럼 작업에만 몰두하며 노력한 결과 목표로 했던 대학에 입학했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 한 가지를 깨우쳤다.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 내가 간절히 원하고 그에 상응하는 노력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상응하는 바른 태도로 행동했더니 목표를 이뤘다.
그 후 스무 살부터 내 삶에 원하는 것을 위해 끌어당김 법칙을 시행했다. 내가 목표했던 대학에 들어갔지만 원했던 과는 아녀서 결국 내가 원하는 전공의 공부를 하기 위해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학석사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니 나는 스물아홉이었다. 나는 내 사업을 하고 싶었으나 당시 사업자금이 없어서 일단 직장생활을 하며 회사 프로세스를 배우고 사업자금을 마련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한 가지 일만 하면 못 견디는 타입이라 과연 직장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되기 시작했고 그래서 디자이너, 해외 출장, 바이어 상담 및 제품 컨설턴트의 업무를 할 수 있는 해외 섬유무역회사를 다니며 3년간 직장 생활을 했다. 그러나 홀로 서울살이를 하며 내가 목표로 한 사업자금을 모으려면 5년에서 많게는 7년 정도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내 꿈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 유학미술을 가르치는 강사로, 그림을 판매하는 작가로, 디자이너로 쓰리잡을 하며 3년 만에 사업자금을 모았다.
그 후 1인기업으로 창업하여 시작하며 고군분투한 이야기, 제대로 된 나만의 사업을 위해 지원사업에 도전해 합격한 이야기, 내 사업에 날개를 달기 시작했고 그 안에서 고객들의 요청에 의해 상담사가 되어 강의와 상담을 다니게 된 이야기...
내 안의 답을 찾기 위해 나에게 맞는 직업을 바꿔가며, 때론 좋은 조건의 직장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중한 시간도, 연애도 포기할 정도로 나 스스로도 나를 인정할 수 있는, 남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일을 찾을 때까지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나의 커리어를 쌓는 것에만 몰입했다. 삶에 대한 도전이 두려움보다는 나에겐 간절함이 더 컸기에,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곧 꺼져버릴 것만 같은 작은 촛불 하날 들고 불안과 걱정이 나를 휘감고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갔다. 더 이상 멈출 수도 없었고, 책임감이라는 무게에 뒤를 돌아볼 용기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주저 않고 모든 걸 포기하는 순간, 내 자체가 증명받지 못한 존재가 되어 증발해 버릴게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자유를 얻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찾아 나선 과정에서 물론 실패와 위기도 있었지만 목표를 달성하는 성취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늘 스스로 부족함을 느꼈다. 그 어떤 성취나 성과도 만족하지 못했다. 결국 나는 자유를 원했지만, 점점 시간과 돈으로부터 끌려다니기 시작했다. 그 원인은 사회도 인간 관계도 아닌, 욕망과 잘못된 거짓 신념 속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옭아매는 '나 자신'이었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정신이 번쩍 뜨였고, 바로 앞이 낭떠러지라는 것을 발견했다. 잠시 멍하니 그 절벽을 한 참 바라봤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지.'
'내가 옳다고 바라보고 가던 길이 결국 낭떠러지를 향한 길이었던 거야.?'
사업을 하면서 아무래도 1인기업으로 혼자 하다 보니 프로그램 기획, 콘텐츠 구성, 제작, 세상에 보여주는 일까지 모두 혼자 했어야 했기 때문에 지난 3년간 내 삶은 일이 90%, 나머지 10%는 살아남기 위해 나를 버티게 해 준 운동이었다. 일을 하며 성장하는 나의 모습은 좋았지만, 점점 그것이 강박이 되다 보니 완벽주의, 일중독, 생각 중독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했다. 결국 잃어버린 것은 '나 자신'이었다.
그래서 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 싶어 마음공부를 시작했다. 명상과 운동을 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그동안 챙겨주지 못한 ‘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어루만져주는 연습을 통해 불안함과 무기력은 많이 나아졌다. 그런데 몸이 조금씩 나아지니 자꾸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려는 뇌 회로의 습성 때문에 다시 예전의 습성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요즘은 혼자서 하는 명상이 쉽지 않아 졌다. 불면증도 계속된다. 그래서 지금 하는 일을 중단하고 환경에 변화를 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고, 제주도에 내려가 한 달 살기를 하며 나를 환기시키고 오로지 나에게 집중할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내려놓음, 명상을 통해 중독된 것으로부터 나 사이에 장벽을 만드는 힘을 길러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