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내려와 명상을 하며 찾아온 변화
나는 꽤 오래전 스무 살 때부터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복수전공으로 심리학 수업을 듣기도 했고 전공이 미술이라 작품을 만들 때마다 사회, 경제, 심리, 관계, 철학 등 여러 학문과 분야들을 공부해야 작업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었기에 두루두루 관심을 가지며 공부해 왔었다. 그중 내 작품의 주제로 많이 이슈 되었던 것이 바로, 사회관계와 심리분야였다.
나 스스로에게도 사회에 대한 의문,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옳다고 하는 삶'이 나에게는 물음표로 적용됐었다. '이렇게 해야 잘 산다더라', '저렇게 해야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이다.' 이러한 답은 대체 누가 내려주는 것인가? 나는 중학교에 입학한 후로부터 열다섯 개의 과목을 의무적으로 공부하며 성적을 내는 것이 왜 중요한 것인지, 이러한 공부가 내가 성인이 되어 미래에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정말 모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의문이었다.
이러한 질문들을 어른들에게 물어봐도 딱히 시원한 대답은 듣지 못했다. 나 또한 어느 한 부모의 자식으로 태어나 부모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꽤 욕심이 있는 아이였어서, 공부를 잘하는 것이 옳은 삶이라고, 좋은 대학을 가야 네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이해가지 않는 부분은 많았지만 나도 내 삶에 대한 욕심은 있었기에 열심히 했었다.
물론 현재는 그것이 모두 답이고 옳지 않다는 것을 안다. 오늘날의 사회는 옛날처럼 학벌이나 학연, 지연 이런 것들이 성공과 직결되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만큼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나 성공할 수 방법들은 매스컴이나 인터넷에 아주 방대하게 나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너는 꿈이 뭐니?'라고 물으면, 저는 '유튜버요!'라고 말할 정도로 어린아이들도 셈과 세상 돌아가는 것에 깨어있음을 알 수 있다.
세상은 이렇게 변해가는데, 우리의 마음속은 과거의 어린 시절 부모가 했던 말, 그때 당시의 환경에서 내가 경험한 것들, 듣고 자란 말들 속에 갇혀있는 것을 느낀다. 세상이 변화하는 것을 알아차리기는 했으나 내 마음은 그것을 받아들이기가 쉽지가 않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올라오는 생각. 평소에 우리는 쉴 새 없이 생각을 한다. 긍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 중 우리는 어떤 생각을 더 많이 하며 살까? 일반적인 경우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하며 살 것이다. 피어올라오는 걱정과 근심들, 지나간 과거를 곱씹으며 후회를 하고 과거의 경험들로 인해 미래를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이렇듯 과거의 경험과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이유는, 우리의 내면에 내재되어 있는 두려움 때문이다. 주변에서 나를 규정하는 말들, 생각, 부모, 어려서부터 자라온 환경 속에서 듣고자란 여러 말들이 모여 만들어진 신념들이 우리를 많은 것들로부터 강박하게 하고 불안을 느끼게 한다.
유튜브를 보면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키워드의 조회수가 굉장히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방대한 정보, 불안심리를 자극하여 매출을 올리는 여러 마케팅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TV에서 끊임없이 우리의 뇌로 각인된다. 매스컴에서 보이는 삶은 화려하고 좋아 보인다.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이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인스타그램을 가장 먼저 끊어야 한다고 말한다. 질투, 비교의식, 심하게는 자존감까지 무너져버리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것일까, 그리고 무엇이 이토록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걸까.
'지금 우리는 생각을 멈춰야 한다'
불안감을 혼자서 계속 이겨내기 어렵다면, 머릿속의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멈출 수 있게 하는 '명상'이 필요하다. 나 또한 머릿속 생각이 멈추지 않는 사람이었다. 사업을 하면서 성공, 경쟁에 집착하는 강박을 가지며 살았다.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리스크나 부정적인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몸에 늘 무거운 철갑을 두른 듯 방어태세와 공격태세를 하며 살았다. 그러다 보니 뇌가 쉬는 날이 없고 몇 년 간 불면증을 앓았으며, 카페인 중독에 걸렸으며, 목과 어깨는 늘 긴장상태로 솟아올라가 있어 매일 통증에 시달렸다. 이러다 죽겠다 싶어 시작한 운동. 나중에는 내 생명줄이 된 운동까지도 집착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강박덩어리였던 내가 이 답답함을 해결하고자 심리학에 미친 듯 파고들어도 또 상담을 받아보아도 시원치 않았던 감정이 명상을 통해 나의 부정적인 생각의 근원을 찾으면서 대부분의 마음이 해소가 된 것이다.
우리가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처방을 받듯이, 명상은 나의 마음과 감정을 들여다보고 알아차림을 통해 치유해 주는 역할을 한다. 오늘날은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너무나도 소중하고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