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험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대학에 들어가 처음 시험을 볼 때, 많이 압도되었던 느낌을 기억합니다.
입학 전에, 입시 시험을 치를 때 바라본 대학 건물들도 참 압도적이었는데,
이젠 너무도 편한 공간이 되었어요.
타이틀 사진은 얼마전에 있던 학위수여식날에
일~찍 등교해서 학교를 한바퀴 돌아보며 찍은 경영대사진이에요.
대학 학위 수료를 한지(졸업) 1주일이 조금 넘었습니다.
이제 좀 더 편하게 대학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억이, 경험의 느낌이, 내 머릿속에 꽁꽁 넣어뒀던 정보들이
다른 경험과 지식들에 희미해지기 전에 차근차근 하나하나 적어둬야지.
ㄱ. 나 뿐만이 아니었다구.
대학에 갓 들어가 첫시험을 보기 직전~본 뒤 넋이 나갔던 기억이 난다.
"여긴 어디? 이것은 무엇? 나는 누구?"

공부하는 내용도 어렵고 생소했는데(나는 경영학과. 경영학과는 1학년에 '전공기초'라고 해서 경제 수업을 필수로 듣는다. 그런데,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에는 경제 과목이 없었다. 생전처음 진지하게 경제공부를 해본 것이다. 지금 회상해도 소름돋는다. OwO......), 생소한 형태의 시험지, 매우 생소한 문제 스타일, 그리고 1학년부터 4학년이 같은 강의를 수강하며 그들이 같은 시험을 본다는 것도 문화충격이었다.
나 뿐 아니라 내 친구들, 그리고 내 동생에게까지 첫 시험에서 문화충격을 줬던 요인들을 4가지 정도로 정리해본다.
ㄴ. 가장 큰 문화충격을 준 4가지 특징들.
1. 대학교 시험답안지는 주로 B4크기의 재생지 느낌의 종이이다.(회색에 거칠거칠한 느낌의 종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OMR카드만 답안지로 몇년째 보다가 그보다 훨씬 큰 답안지를 딱 마주하니 굉장히 압도적이었다.
2. 학과/강의마다 다르지만, 객관식보다는 약술 혹은 서술형 시험형식이 많다.
특히 인문학적인 강의일 경우, 서술형이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수학관련 과목에서 서술형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3. 문제의 스타일이 다양하다.
중,고등학교에서는 객관식이 주가 되고, 어쩌다가 약술형(한단어 혹은 몇 단어로 짧게 답하는 방식), '서술형'이라고 하는 2~3문장 정도로 답을 쓰는 스타일의 문제들이 있었다. 객관식이 주가 되다보니, 객관식이 가장 친숙하고 편했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서술형이 주가 되고, 약술형이 그 다음, 그리고 OX. 객관식이 만나기 더 힘들었다. 그리고 '서술형'이라고 하지만, 중고등학교에서 접하던 방식이 아니었다. 기본이 거대한 답안지의 반페이지를 채우거나 더한 경우는 두 페이지를 채우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문제 형식(서술/약술/OX/객관식) 외의 스타일에 대해 좀 더 예시를 들어볼까?
수학적인 지식을 다루는 강의일 경우, 풀이를 다 써야하는 조건이 있는 유형이 있다. 계산풀이를 쓰거나, 'ㅇㅇ을 유도하라'라거나. 부담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은혜로운 '부분점수'(식을 유도해서 도출한 답이 틀렸더라도 유도한 식의 부분부분에 점수를 매기는 것. 결과적으로 식을 통해 나온 답은 틀렸어도 식이 맞으면 득점 가능!)를 하사하시는 교수님들께서 많이 계시므로, '이것은 나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임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앞서 언급한 커다란재생지답안지를 한명당 두 세장씩 받게끔 하고나서 칠판에 커다랗게 1~2문제를 써서 내신뒤에 그 문제들로만 한 시간 넘게 시험을 보는 경우도 있다. 당시 시험을 보면서 '옛날, 과거시험이 이런 느낌이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O/X문제가 등장하기도 한다. 단순한 형태의 OX도 있지만, 특별한 룰이 있는 경우도 있다. 직접 접해본 한 강의의 시험에서는 이런 룰이 있었다. "O/X/△를 쓸 수 있으며, △(모름)는 3번으로 횟수 제한을 한다. 문제를 맞추면 +_점, 틀리면 -_점." 간단한 룰이었지만, '감점이 생길 수 있다'는 룰 때문에 아주 스릴있게 시험을 봤던 기억이 난다.
All서술 시험(전부 서술형 일색인 시험)을 보는 강의의 시험장에서는 수강생들이 너도나도 시험 중간중간 손목과 팔을 터는 상황을 볼 수 있다. 1시간15분이 정규 강의 시간이라서, 그 안에 시험을 마쳐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적어도 30분 이상은 계속 줄글을 써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매우 아프다. 서술형 시험만으로 몇몇 강의들을 시험을 보고 나면 손가락이나 팔 부분부분에 알이 배기기도 하더라.
이 외에도 다양한 스타일의 시험이 있다.
4. 지면시험이 없는 경우(무시험).
레포트/발표로 대체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 하지만, 시험 하나를 대체하며 주어지는 과제이기 때문에 점수 비중이 매우 높아 부담스러울 수 있다. 교양 체육/음악과목에서는 실기로 대신한다.
ㄷ. 충격을 완화하는 팁: 사전에 스타일 파악해두기
내 경우에는, 학생들의 강의정보나눔(이라고 쓰고 강의평가라고 읽는다ㅋㅋㅋ)사이트에서 미리 '내가 수신한 강의 진행 교수님의 스타일'을 파악하며 마음의 준비를 해뒀다.
이보다 앞서서 수강신청 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면서 교수님들과 강의의 스타일을 파악해두기는 하지만, 수차례 언급했듯이 나는 계획한대로 수강신청에 성공한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 재빨리 수습한 수강신청에 맞춰서 다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꼭 필요했다. 앞서 수강했던 학생들의 후기를 보며 '아, 열라 외워야 겠구나. / 아, 팔떨어져라 써야 하는구나. / 이 주제랑 저 주제는 자다 일어나서 외울만치 외워둬야겠구나.' 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같은 강의명/주제라도 진행하시는 교수님에 따라 강의와 시험 전체적 스타일이 달라진다. 따라서 교수님의 강의 첫 OT때의 설명, 앞서 수강해본 수강생들의 후기(강의후기와 더불어 교수님의 다른강의 후기를 함께 보는 것이 좋다), 시험직전에 해주시는 시험 관련 안내, 그리고 무엇보다도 '평소 강의'에서 정보(수업내용, 교수님의 스타일)를 모으기!!!
*문화충격이라고 써뒀지만, '에이 이게 뭐야~'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여기에 쓰고 답하는 것이 나의 성적을 좌우하고, 다음 학기 장학금을 좌우하고...'하는 생각과 함께 정말 시험장에서 마주하면 문화충격을 경험할 수 있다 ㅋㅋㅋㅋ
**이 글을 읽은 누군가에게는 문화충격에 앞서 예방접종같은, 그런 효과가 작용되기를.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