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화관에서 보고 싶은 영화와 그렇지 않은 영화를 구분하고 있다. <한산>은 영화관에서 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파도 소리, 북 소리를 영화관에서 잘 울리는 큰 소리로, 온 몸으로 들으며 행복했다. 대승을 거둔 해전을 넓고 큰 화면으로 감상하는 후련함도 좋았다.
누군가 그랬다. "결말을 알지만, 그래도 좋다"고. 정말 그랬다.
이야기 속 이야기
지금 우리에겐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 -이순신-
두려움은 전염병이다. -와키자카-
영화 <한산> 이순신(좌, 박해일 배우), 와키자카(우, 변요한 배우)
멋진 리더의 모습에 감명 받았다.
진심어린 목소리와 눈빛으로 구선 출정을 청하는 부하. 그리고 고심하면서도 부하를 믿고 기회를 준 리더의 모습이 멋졌다.
각 장수들의 성향을 파악해 학익진 전형을 설계하는 모습은 단연 압권이었다. 학익진을 펼치는 전투 장면은 시원한 액션이 멋졌지만, 내게 고르라면 전형을 짜는 모습이 더 인상깊은 장면이다.
위 이미지에서는 아직 비어있는 종이에 학익진 모양으로 빼곡하게 글씨가 들어찬다.
학익진의 오른 날개와 왼 날개 각 위치에 어디어디 출신의 누구가 이 포지션에 선다는 것을 적는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비춘다. 화면으로만 놓고 보면, 인물이 하는 행동이 굉장히 정적이다. 종이 위에 붓으로 이름을 쓸 뿐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의 독백과 함께 보면 역동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독백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행동이 앞서는 누구 곁에 침착한 누구와 믿을 수 있는 누구를 세운다. 기동력이 빠른 누구를 날개 끝에 배치한다. 각 장수들의 성향과 특성을 파악해서 전형을 짜는 모습에서 리더십을 또 하나 발견했다.
파고 파도 멋진 캐릭터!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생기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현실 직장(인)을 보는 것 같았던 장면들.
군사회의에서 회의 및 지시, 의견조율을 하는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맞아, 저기도 직장이지.' 직장, 직장인이란 어느 면에서는 다 비슷한가보다.
군사회의 장면.
진지한 목소리와 말투이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았던 한 장면이 가장 웃겼다. 현실 직장인의 힘듬을 담은 대사라서 재미있었다. 이순신의 스승이 이순신에게 말하는 장면이었다. "나도 상관을 잘못 만나 고생하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그런데, 너도 상관을 잘못 만나 고생이 많군요.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