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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Sep 05. 2022

내 취향을 알아가는 중입니다

간절기가 좋다. 활달한 활동이 좋다.

나의 취향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취향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나는 대체로 3초 안에 대답하기 어려워한다.

일상에서 그리 깊이 생각하지 않고 선택을 하는 터라, 구체적으로 이유를 물으면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해야 한다. 그러게, 나 이거 왜 좋아함?


"난 가을을 좋아해요, 시원해서. ㅇㅇ님은 어떤 계절이 좋아요?" 지난주에 회사 동료로부터 들은 말이다. 난 여느 때와 같이 곰곰이 생각해본 후에 대답했다. "간절기가 좋아요. 계절이 바뀌려 하는 시점이요."

그날 대중교통에 몸을 싣고 퇴근하면서 더 깊이 생각해봤다. 질문을 던진 동료에게는 미처 말해주지 못했지만, 난 구체적으로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간절기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간절기를 좋아한다. 추웠다가 점점 따듯함이 느껴지는 것 그리고 덥다가 어느 순간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순간을 사랑한다.


어쩌다 되새김: 맞다, 나 활동적인 것 좋아하지!

공연 이외에 '내가 그만큼이나 좋아하고 푹 빠져볼 즐거운 것을 못 찾을 것 같아 우울'해 하던 나에게 친척 오빠가 조언해줬다. 네가 아직 안 해본 것들 중에서 그보다 더 좋아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니 안 해봤던 것 중에서 흥미가 생기면 하나씩 도전해보라고 말했다.


8월 말과 9월 초에 걸쳐 있던 지난주는 하늘이 높고 공기도 상쾌했다. 근무 중에 큰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었지만, 그냥, 새로운 경험에 도전해보기 좋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어떤 것을 해보면 좋을까 하다가 몇 달 전부터 동네에서 자주 보이던 파란 자전거가 떠올랐다. "그래 오늘 퇴근을 자전거로 해보자." 일단 결단하면 행동이 빠른 편이라, 생각을 마치고 나서는 전기자전거 앱 먼저 깔고 있었다.


처음 타본 전기자전거는 운동을 겸하기에는 내가 하는 것이 너무 없었고, 퇴근 수단이라기에는 너무 신나는 것이었다. 페달을 두 바퀴 이상 굴려 밟지 않아도 쌩하니 질주하게 되어 나는 손에  브레이크를  신경 써야 했다. 한창 공사 중인 곳이 많은 동네라 도로가 울퉁불퉁해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같았다. 차도에서는 차들이 줄지어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인도에 붙어 있는 자전거 길을 달리는 나는 바람을 가르며 나갔다. 목적지에 도착해 자전거를 반납하고 나서는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후회하지 않았다.  이걸 이제야 탔을까, 이걸 타고 우리 동네 탐방을 하는 루트를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파란 전기 자전거를 타고 울퉁불퉁한 길을 질주하면서 활달한 활동에 대한 내 흥미를 다시 떠올렸다. 윈드서핑, 프리다이빙, 글라이더, 산 위에서부터 미끄럼틀처럼 타고 내려오는 기구(이름을 모른다), 짚라인 등. 익스트림 스포츠가 아니더라도 속이 시원한 느낌을 선사해주는 어떤 활동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기며 할 수 있는 그런 활동들을 하나 둘 찾아다 정리해놓아야겠다.


"다치지 말고 유쾌하게 가란 말이야." _넷플릭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중에서.


커버 이미지 출처: Photo by Murillo de Paul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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