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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Dec 03. 2022

나도 모르게 1년 피드백을 하게 되는 연말이 돌아왔다

2021년에 썼던 목표를 이루고 있었다니!

연말에는 왠지 모르게 지난 1년을 돌아보게 된다

12월이 되니 퍼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작년 12월에는 뭘 했더라?'

무슨 생각을 했고, 무슨 일을 했고, 어떤 마음이었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 작년에 끄적였던 자료들을 꺼내봤다.

노션과 브런치 서랍에 작성해둔 텍스트도 있었고, 그림도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작년 12월 사내 문화교육 시간에 그렸던 캐리커쳐이다.


교육 프로그램 중에 자기 캐리커쳐를 색칠하고, 말풍선에 자신의 목표를 쓰는 활동이 있었다.

나는 'A.K.A. 운동 천재!!!'를 적어 넣었다.

운동을 꾸준히,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적었던 문장이다.


2022년, 내 운동 도전기(요약 ver)

요가와 유산소운동 GX를 시도해봤다. 결과적으로는 나와 잘 안 맞는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가을 하늘이 높고 바람이 적당해서라는 감성적인 이유로 도전해본 전기자전거는 예상을 훨씬 웃돌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수영을 즐겁게 하고 있다. 배드민턴도 기쁘게 참여하며 배우고 있다.

욕심으로는 러닝도 시작하고 싶은데, 날이 너무 추워져 삼가고 있다. 안 하던 것을 억지로 해내려다가 하고 있던 것조차 못하게 될지 모르니까 말이다.

그래서, 실외 러닝은 잠시 제쳐두고 실내 타바타 운동을 시작했다.


오랜만이야, 타바타!

공연 아카데미에서 처음 만났던 타바타 운동

공연 아카데미에서 한 안무감독님께서 첫 수업 조언으로 '체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셨다.

수업을 따라가고, 개인과 단체 훈련을 하는 데 필수적이므로 체력을 기르는 게 기본이라는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 체력을 기르기 위한 습관 한 가지를 추천해주셨는데, 바로 타바타 운동이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이렇게 운동해보라며 운동 시퀀스를 한 세트 시범 보여주셨는데, 당시에 나는 운동을 가까이해본 적이 없었던 터라 그 예시를 그대로 메모했다.

그리고, 수업 후에 내 방으로 돌아와 감독님의 예시를 그대로 따라 해 보려 노력했다.

분명 감독님께서는 깃털처럼 사뿐하게 움직이셨고, 우리에게 자세에 대해 설명하면서 움직일 정도로 호흡도 안정적이셨다. 그러나, 나는 한 세트의 1/3 지점에서 이미 호흡이 거칠어졌다. 어느 동작도 가뿐하게 하지 못했다.


당시 추천해주셨던 운동은 타바타 운동.

*타바타 운동이란?
특정 동작을 주어진 시간 안에 실행하고, 일정 시간 휴식 취했다가 다음 운동을 정해진 시간 진행하는 형식이다. 짧고 굵게 맨몸 운동하기에 좋다.

참고로, 타바타 운동을 위한 어플이 있다!
시간 체크 및 다음에 할 운동 알림 등 기능이 다양해서 유용하다.

과거에 감독님께서 예시로 들어주신 운동 조합은 플랭크, 푸시업, 그리고 크런치였다. 각 동작을 1분씩 3번 반복하는 운동이었다.

주의할 점은 1분 동안 쉬지 않고 동작을 수행하는 것이었다.

만약 1분간 쉬지 않고 움직일 수 있으며, '이 정도 가뿐하지!'라는 느낌이 든다면 새로운 운동을 추가하거나 운동별 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계속 확장해나갈 수 있다.


아카데미 교육을 수료하는 수개월 동안 아무리 힘들고 귀찮아도 그 운동은 하고 드러누웠다. 처음에는 1분 플랭크도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새로운 플랭크 동작을 더하고, 무릎을 바닥에 붙인 푸시업에서 일반 푸시업으로 바꾸기도 했다. 크런치 뒤에는 이어서 사이클 크런치와 레그 레이즈도 추가하며 발전시켰다.

예전에는 그랬다.


다시 운동 습관화 모드로 돌아온 건 동료들 덕택이다

그런데, 공연 활동을 그만두고 취업 준비를 하면서 다시 관성적으로 '운동 안 함 모드'로 돌아갔다.

취업 준비하면서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들도 많던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언가 씹어 삼키는 것으로 단순하게 해소하려던 고3 시절의 습관도 이겨내지 못했다.

그래서 체중이 확 늘었고, 운동과는 거리가 더 멀어졌다.


하지만, 운 좋게도 운동이 습관이며 취미인 동료들을 만나게 되었다. 아무리 빼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거듭 권하던 동료들. 그 덕에 같이 또는 홀로 여러 운동을 경험하고 즐기게 되었다.


2022년 12월 현재 나의 타바타

퇴근 후 저녁 수영이나 배드민턴으로 에너지를 불태우고 귀가하면, 가방을 던져놓고 내 방바닥에 앉아 멍을 때리는 경우가 잦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바타 운동만큼은 꼭 챙긴다!


지금 내 루틴은 이렇다. 푸시업 점프 버피테스트, 스쿼트, 푸시업, 사이클 크런치.


예전의 내 루틴에 비해 아주 간소하고 짧아졌다. 다시 예전만큼 체력을 끌어올리려면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과거에 한 번 이 간소한 리스트가 어떤 체력 변화를 가져오고, 어떤 마음가짐을 갖게 하며, 어떻게 확장되는지 경험해봤던 것이 운동을 지속하는 데 힘이 되고 있다.

운동하는 도중에는 참 힘들지만,
이 정도의 운동이
가뿐해질 날이 올 것을 안다.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힘들어도 즐겁게 지속할 수 있다.


이번 연말에도 꿈을 글로 써볼까?

내 캐리커쳐에 'A.K.A. 운동 천재'라는 문장을 적어 넣었던 것이 지난해 12월이었으니, 이제 1년이 되었다.

목표를 문장으로 써둔다면 실현 가능성이 높다던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나 보다.

싹 잊고 지내다 어느새 1년 전에 끄적였던 나의 꿈에 좀 더 가까워진 내 모습이 마음에 든다.


오랜만에 버킷리스트를 한 번 적어볼까?



커버 이미지 출처: Photo by Clay Bank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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