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yer Dec 02. 2022

배드민턴 동호회에서 '뉴비 키우기'당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경험하는 뉴비 키우기, 꽤 즐겁습니다 :D

* '뉴비'란?
어떤 것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 나는 게임 분야에서 처음 들었던 말이다.
예를 들어, 롤을 처음 하면 롤 뉴비. 브런치를 처음 사용한다면 브런치 뉴비.

배드민턴을 시작한 지 n주차!

최근에 배드민턴 동호회에 문을 두드렸다.

사실, 운동 자체에 목적을 두고 가입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 배드민턴이라는 운동을 시작하는 내게는 이 운동 실력을 바짝 올리겠다는 열의는 없다.

그보다는 사람들과 어울리려는 마음이 훨씬 더 크다.


배드민턴 초급자가 느끼는 장벽(어려움)

배드민턴은 준비해야 하는 장비가 많다.

적어도, 몇 개월 전부터 재미 들린 수영 종목보다 많은 준비물이 필요했다. 수영은 수영복, 수경, 수모가 있으면 된다. 세면도구는 어떤 운동이든 필요하니 넘어가도록 하자.

그런데 배드민턴은 갖춰야 하는 장비가 좀 더 있다. 게다가 '제대로 된'것을 구입하려면 비용이 수영보다 훨씬 더 드는 편이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장비 기준으로, 수영은 수영복이 가장 비싼 준비물이다. 10만 원이 조금 넘어간다. 그런데, 배드민턴은 '제대로 된'라켓 비용이 내 수영복 가격을 훨씬 웃돈다. '초급자도 이 정도는 갖추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라켓 비용이 1.8배(18만 원)였다. 그리고, 미끄러지지 않는 편한 신발도 할인행사 가격이 아니고서야 10만 원이 좀 넘는다. 빨리 떨어질 것 같은 소모품인 배드민턴 공 역시 고가의 제품이 있다. 동호회 회원들이 단체복처럼 입는 특정 브랜드의 운동복도 저렴함과는 거리가 멀다.


동호회에서는 고수들의 '뉴비 키우기'를 경험할 수 있다

동호회에 가입하고 좋은 점은,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점 말고도 있다.

장비에 대해 질문하면 친절하게 조언해주신다. 온오프라인에서 광고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진솔한 후기를 참고해 쇼핑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동호회 사람들은 배드민턴 용구에 관하여 정말 심도 있고, 유용하고, 노하우 가득한 정보를 공유해준다. 더군다나 자신의 장비를 써볼 수 있도록 배려해주기도 한다!


이 사람 저 사람의 라켓도 쥐어보고, 가방도 구경하고, 신발도 신어봤다. 게다가 상하의 배드민턴복도 시착해봤는데, 이 정도 경험해보니 이게 바로 뉴비 키우기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내로라하는 고수들이 이제 막 게임에 접속한 새내기(이하, 뉴비)들을 귀여워하며 이것저것 챙겨주고 게임에 적응하는 것을 돕는 '뉴비 키우기'. 2D나 3D 게임에만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현실에서 이런 걸 경험할 줄은 몰랐다.


게임 세상 속 우스운 이슈를 담은 영상을 보면, 계속 챙겨주는 고수들로부터 도망가는 뉴비들이 있었다. 물론, 고수들은 그렇게 도망 다니는 뉴비를 다시 찾아낸다. 그렇게 도망 다니던 뉴비들은 자신을 돕는 고수들이 부담스러웠던 것일까? 아니면, 자발적으로 크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일까? 잘 모르겠다.


막상 현재, 게임 세상이 아닌 현실에서 키움 당하고 있는 나는, 배드민턴 뉴비로서 이 상황을 기쁘고 즐겁게 여기고 있다.

도망 다니거나 거절하지 않고, 조언은 새겨 듣고 자문도 적극적으로 구하는 편이다.


감사합니다. 우리 즐겁고 건강하게 운동합시다!


*커버 이미지 출처: Photo by Rezli on Unsplash

이미지는 테니스인 게 함정! ㅋㅋㅋㅋㅋ

매거진의 이전글 내 의연함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