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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Dec 30. 2022

연말 맞이, 직장인은 셀프 격려가 필요합니다!

연말, 시들시들해진 직장인인 나를 격려하기. 잘했다, 수고했다!

시들시들하다

연말 직장인의 시들시들함

학생 때도 연말즈음 되면 각 학년마다 이유가 있는 피로에 시들시들했다.

졸업하면 좀 다를 줄 알았는데, 직장인도 마찬가지다. 아니, 더 심한 것 같다.

지난해에도 '오늘은 종무식, 며칠 후에는 시무식! 새해 시작!' 하는 회사 속 활동이 신기했는데 올해도 그렇다.

오히려 더 어릴 때보다 1년을 휘릭 아무렇지 않게 보내는 것이 허전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연말에 한 해동안 했던 활동에 대해서 피드백하고, 내년 목표를 세우는 것이 내가 나를 다독이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올해 연말은 작년에 비해 많이 지쳐있음을 느낀다.

직장에서는 팀원들 대다수가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어서 그중에서는 기운이 있어 보인다. 오늘은 "ㅇㅇ님, 목소리부터 정말 밝아요! 에너자이저 같아요!"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러나, 집에서는 "오늘 힘들었구나! 피곤해 보여."라는 말을 들었다. 가족 구성원 중에서는 가장 시들시들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식사 겸 휴식 시간에 본 SNS만화에서 직장인의 연말 모습을 시들시들하게 그려냈고, 많은 공감의 댓글이 달려 있던데. 연말 직장인이란 본래 이렇게 기운도 활기도 빠져나간 모습인 걸까?


피드백 도구 구매로도 에너지 끌어올리기는 실패

하지만, 이런 기운 없는 상태를 오랫동안 이어지게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내가 나를 격려하는 방법을 찾아내려 했다. 연말 피드백을 위한 도구가 있으면 좀 더 즐거울까 해서 지난해에도 구매했던 연말정산(한 해를 마무리하며 끄적여볼 여러 질문들이 들어있는 얇은 책)을 올해 버전으로 구매했다. 하지만, 아직도 쓰지 않고 있다.

버킷리스트를 새로 작성해보면 힘이 날까 했지만, 그것 역시 쓰지 않고 있다.

이것저것 해보자고 마음먹고 생각하는 것들을 모두 일감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는 피드백보다 먼저
나를 다독이고 격려하는 것부터 하려고 한다.

나에 대해 기특한 점,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쓰면 힘이 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써봤다.


인내하며 꾸준히 책 공부 노력 했다는 것을 칭찬해, 기특해!

솔직히 나는 책 공부를 꾸준히 해서 어떻게든 성과를 낸 내가 참 기특하다.

학창 시절부터 직장인인 지금까지 쭉 말이다.

특히 학창 시절에는 공부가 좋아서 한 게 아니라, 해야 하니까 한 것인데 그보다 더 좋아하는 활동들을 참아낸 것이기도 했기 때문에 이 인내에 관해서 정말 자랑스럽다.

나는 책상 앞에 앉아있는 것보다 몸을 일으켜 움직이는 활동을 더 즐거워한다.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 훨씬 더 좋아!

초등학생 때, 매주 아침활동이 달랐다. 월요일에는 국어 보충, 화요일에는 다른 과목, 수요일에도 또 다른 과목을 보충학습하는 방식이었다.

각 학생들이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요일이 갈렸다.

나는 목요일을 가장 좋아했다. 대다수의 남학생들이 좋아하는 요일이기도 했다.

운동장에서 마음껏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요일에는 좋든 싫든 모든 학생이 책상 앞에 앉아 문제를 풀고 학습을 했다.

하지만, 목요일만큼은 원하는 학생들은 운동장으로 나가고, 별로 체육활동을 하고 싶지 않은 학생들은 교실에 남아 친구들과 다른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나는 무조건 운동장으로 나섰다.


2002 월드컵의 열기가 가시지 않은 시기였기 때문에, 운동장에서 하는 활동은 주로 축구였다.

남학생들 틈에서 긴 머리 휘날리며 당시 같이 공을 차던 친구들 말로는 '폼만 좋은'축구를 했다.

골을 넣든 안 넣든 그냥 즐거웠다.

누구의 팀에 끼었던 것인지도 기억나지 않고, 매번 어떻게 경기가 종료되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매주 같은 요일에 공을 차고 땀에 흠뻑 젖은 상태로 첫 교시 시작하는 교실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공을 뺏기도 하고, 슈팅을 하기도 했다. 뺏기기도 했고, 부딪히기도 했다.

그래도 좋았다.

규칙과 승패가 있는 게임, 팀 플레이,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 즐거웠다.


책상 앞에 앉아서 하는 대다수의 활동, 예를 들면 글쓰기나 수학 문제 풀기 등도 좋아했다. 하지만, 체육 활동만큼 좋아한 것은 없었다.


학교에서 처음 배드민턴을 배웠던 때, 공을 주고받는 랠리로 수행평가를 한다기에 공 맞추는 연습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귀가해서까지 동생과 랠리 연습을 했다. 당시 연습했던 것이 '느리게 떨어지도록 높게 공을 쳐 올려주는 것'이었는데, 지금도 습관이 남아 고치기가 참 어렵다.

당시 동생과 땀 흘리며 배드민턴 랠리를 즐겁게 하고 있으면, 구경하시던 어른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있다.

"여자애가 뭘 그런 걸 하고 있어! 들어가서 ㅇㅇ나 해!"

한두 번은 흘려들었지만, 계속 듣다 보니 쌓였나 보다. 어느 날부터 나는 체육 활동에 이전만큼 열심히 참여하지 않았다.

땀이 난 후, 들러붙는 교복의 찝찝한 감촉을 알게 된 뒤에는 더욱더 체육활동량이 줄었다.

체육 수업시간에도 될 수 있으면 그늘을 찾아 헤매곤 했다. 더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땀을 덜 나게 하는 방법을 모색했던 것이다.


하지만, 내 '의연함'이 더 단단하게 자리 잡기 시작한 대학 재학 중에는 교양과목으로 스케이트, 스포츠댄스(차차 등)를 수강하며 좋아하는 활동들을 다시 시작했다.

공연 활동을 하면서는 연기훈련이다, 안무 연습이다 해서 움직이고 체력을 기르기 위해 헬스장 러닝에 주 n회 발도장 찍기 프로젝트도 했다.

취준생일 때는 중고등학생 때보다 더욱 안 움직였지만, 취업 후 다시 이 운동 저 운동한다. 요가, 헬스, 수영, 자전거, 배드민턴 그리고 회식에서 볼링을 치기도 했다.(드렁큰 볼링이었지만ㅋㅋㅋㅋ)


인내하며 책 공부했던 때도, 직장 생활하며 시간을 내어 체육활동을 꾸준히 하려 노력하는 것도 기특하다.

수고 많았어, 다가오는 2023년도 잘 부탁한다!


*독자분들도 2022년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커버 이미지 출처: Photo by Patty Brito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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