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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Jan 14. 2023

오랜만에 버킷리스트 100개 항목을 작성했다

2023년 1월 버전 버킷리스트를 쓰며 느낀 점과 얻은 것

왜 버킷리스트를 썼는가?

이번에 시간을 확보해서 버킷리스트를 쓴 것은, 더 이상 미루기 싫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오랜 시간 만나지 않고 있던 옛 공연 동료들과 만나서 고민도 나누고, 어찌 지냈는지도 들었다. 그리고 격려도 많이 받았다. 내가 잘했던 것, 잘하는데 잊고 있던 것, 친구가 보는 내 강점에 대해 들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막고 있다'는 것과 '이제 누구도 막지 않으니,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 네가 하게 해 줘. 막지 말고 다 해봐. 일단 지금 하는 것, 할 수 있는 것부터.'라는 응원 겸 조언도 들었다.

이 말을 듣고, 내가 솔직한 나를 마주하는 가장 익숙한 방법인 버킷리스트 100개 쓰기를 실행하자라고 목표를 잡았다. 그런데, 할 일 목록에 작성해 두고 미루다가 2022년이 다 가버렸다. 2023년이 되어 1월 내에는 꼭 이 활동을 하고 싶었고, 보름이 넘어가기 전에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나와 버킷리스트의 인연 1_첫 대면

나는 중학생 때부터 쭉 꿈, 목표설정 등에 대해서 교육받을 기회가 있었다.

그 점에 있어서는 아주 운이 좋았다는 것을 자부한다.

그것이 동아리를 통해서든, 시범학교로서 전문 커리큘럼을 통해서든, 자발적으로 참여한 캠프나 교육 프로그램에서였든 꿈을 구체화하고 실현할 방법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많은 프로그램에서 'SMART 기법'을 들었는데, 그보다 더 많이 들었던 요소가 있다.

바로 버킷리스트이다.


버킷리스트라는 말의 의미

버킷리스트의 어원은 오싹하다.

버킷은 영어로 양동이를 뜻한다. 교수형에 처해지기 전, 양동이 위에 올라서서 밧줄을 목에 건다. 그 양동이를 누군가 걷어차면 그대로 교수형이 집행되는 상황!

"내 발아래 버킷(양동이)이 없어지기 전에, 그러니까, 내 숨이 붙어 있는 마지막 순간에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 버킷리스트가 의미하는 것이다.


이 어원을 고등학생 때 처음 알게 됐는데, 그땐 정말 충격적이었다.

이후에 '나의 장례식'같은 죽음에 관한 생각, 활동도 해보고 나니 뭐, 그리 충격적일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버킷리스트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한다.

유한한 인생을 살면서,
스스로에게 더 솔직해지고,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돕는 도구.


나와 버킷리스트의 인연 2_브런치 첫 글 주제

나는 브런치에서 2015년 8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첫 글이 바로 버킷리스트에 관한 글이었다. 당시 내 버킷리스트를 쓰고, 일상 속 가벼운 소재로서 에세이를 썼던 것이다. (지금은 해당 글은 비공개로 돌려두었다.)


그 후로도 버킷리스트는 몇 번 적어보았지만, 15년도부터 오늘까지 썼던 버킷리스트는 전부 어느 것에 치중되어 있었다. 공연이나, 취업이나 어떤 것에 '눈이 멀어'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버킷리스트를 써보기로 마음먹으면,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려 노력한다. 카페든 야외든 내 방이든 자리를 잡고 마지막 항목까지 작성을 완료한 뒤에 어떤 것들이 있나, 다 쓰고 나서 무슨 생각이 드는가 짧게 메모하는 시간까지 3시간 정도 잡는다.


버킷리스트 100개를 쓰는 이유

작성하는 리스트 개수 목표는 100개! 100개를 쓰는 이유는 100이라는 숫자가 주는 어감이나 시각적, 정신적인 힘이 강렬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한 스승님께서 '자기 생각을 고치려 하지 말고 100개를 써 내려가봐라. 솔직하게.'라는 가르침을 주셨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나는 100개 정도는 써야 나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보인다. 쓰고 나서 보면, '와 이 구간부터 부쩍 솔직해졌구나'라는 것이 보인다.


100개 쓸 때 경험하는 마의 구간

매번 쓸 때마다 100개씩 썼지만, 매번 힘든 구간이 비슷하다는 것은 참 우습다.

난 보통 25번째와 30번 사이에 펜이 멈춰간다. 40번부터는 정말 힘겨워진다. 그러나, 40번부터 정말 솔직해지는 구간이다. 김연아 선수가 자서전에서 '100도까지 끓어오르려면 99도에서 마지막 1도를 올려야 한다. 그 1도를 올리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라는 말을 남겼다. 버킷리스트 작성에 있어서 내 '마지막 1도'구간이 바로 40번 대 인 것이다!


오늘도 여전히 힘겹던 40번 대를 지나고, 더 솔직한 나를 마주하며 신나게 써 내려가 100까지 작성을 완료했다. 중간 즈음이 힘들지, 끝부분에서는 신이 나서 100을 넘겨버리기 일쑤다. 오늘 마지막 번호는 108번, '경주 자전거 여행'으로 끝맺었다.


버킷리스트 쓰면 좋은 점 두 가지

다 쓰고 나서 빠르게 쓱 훑어보면,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우선, 내 현재 관심사가 무엇인지 보인다. 내 2023년 1월 버킷리스트에서 보이는 관심사는 크게 4가지로 묶였다. 제일가는 관심사이자 목표는 '체육활동'인 것으로 판명이 났다. 4번째는 음악이다. 이 관심사를 기반으로 일상 속에서 시간 계획, 참여할 활동 선택 등에 주관을 갖고 행동할 수 있다.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주관으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내가 이미 이뤘는데 나도 모르고 있던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번에 50번이 'Do_음악 크리에이터와 콜라보 콘텐츠 작업'이었는데, 이미 했다! 2022년 하반기에 '내가 동경하는 사람들'이라는 내용으로 글을 써 소개했던 유튜브 크리에이터 그룹 '티키틱'과 콜라보했다!

'티키틱'유튜브에서 연말 콘텐츠 참여자를 모집했는데, 고민하다가 거기 참여했다. 851명의 목소리로 만든 합창 콘텐츠. 난 그 851명 중 한 명이다. 그런데 너무 많은 목소리가 응축되어 내 목소리가 안 들린다ㅋㅋㅋㅋㅋㅋㅋ

유튜브 '티키틱' / '안녕 이공이이(2022)야'



버킷리스트를 '꼭 해야만 하는 할 일 목록'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나와 대화하는 도구이자, 지금 원하는 모습을 확인하고, 그 모습으로 초점을 맞추어 매 순간 선택을 하고 행동하는데 활용하는 나침반과 같다.


스스로에게 바라는 꿈이자 목표 분야도 확인했고, 100여 개의 구체적인 내용도 얻었으니 기쁘다.


* 난 결과 지향적인 편이다. '과정을 즐기자'는 마인드를 가지려 노력하는 일환으로, 버킷리스트 작성할 때 Be(되고 싶은 것)은 절대 쓰지 않는다. Do(하고픈 것), Have(갖고 싶은 것), Go(가고 싶은 곳)으로 구성한다.


커버 이미지 출처: 사진: Unsplash의 Donald Gianna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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