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yer Dec 02. 2023

최고의 부모가 될 만한 자질

나는 어떤 면에서는 최고의 엄마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부모님은 어린아이에게 '세상 전부'다.

어릴 때부터 형성되는 취향은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휴식을 취할 때 하는, 익숙한, 좋아하는 것을 자신의 짝꿍과 공유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와도 공유한다.


예를 들어, 엄마께 착 붙어 있는 태아로서의 10달 동안 부모님은 나들이, 대식가, 클래식 음악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과 책 읽어주시는 것, 그리고 참기름 간장 밥의 맛을 보여주셨다. 태아 때의 기억이 진짜 남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성인이 된 후에도 나는 힘들 때 참기름간장밥을 떠올린다. 소박한 소울푸드이다. 머릿속에 아무것도 담아두지 않고 '퓨즈를 내린다' 정도로 휴식을 취할 때는 잔잔한 피아노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

여기까지가 나의 선호 파악 없이 전달받은 취향이라면, 태어나서부터는 얘기가 달라진다.


부모님 말씀이, 같이 무언가 하다가 아기가 눈이 반짝 빛나고 얼굴이 상기되며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움직인다면, 마음에 든다는 신호라고 한다. 싫으면 싫다고 말해주기도 한단다.


나는 유아기와 어린이 시기를 거치면서 부모님으로부터 이 요소들을 취향으로 물려받았다.

나들이, 책을 정주행 하는 즐거움, 공연, 책을 낭독하거나 이야기를 지어 말해주는 활동, 휴식을 앞두고는 책방을 찾는 습관, 악가무(연주 노래 춤ㅋㅋㅋ), 로봇과 기계에 대한 흥미와 관심 등.

너무나 익숙한 내 모습이라서 물려받은 건지 아닌 건지도 모르는 요소들이 더 많으리라.

모두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공유하다가 '어 이건 나도 재밌어!'라며 달려들었던 것들이다. 내가 보내는 '이거 좋아'사인을 본 뒤에 부모님께서 피아노 학원에 보내주신다던가, 글쓰기 방학 특강에 보내주신다던가, 함께 나들이를 가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주시고, 어린이날에는 공연관람을 선물해 주신다던가 하는 노력을 해주셨다.


아기가 무엇을 좋아할지 모르니, 우선 다양한 것을 경험해 보도록 기회를 주는 것. 그다음에 좋아하는 기색이 보이면 더 해볼 수 있게 받쳐주는 것. 이것이 내가 오늘 생각한 '최고의 부모'이다.

사진: Unsplash의Guillaume de Germain


난 잡다한 취미와 흥미를 갖고 있어서 한 주제에 집중한 글쓰기를 어려워한다. 글을 쓰다 보면 이것저것 생각나는 게 많다. 한 꼭지의 글을 쓰다가 주제가 서너 가지 섞여버려, 이건 다음에 저것도 다음에 쓰자고 생각하며 따로 떼어 작가의 서랍에 저장해 두는 편이다.

그래서 콘텐츠 채널을 개설해 매일 그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응원의 하트, 팔로우, 댓글을 남긴다.

콘텐츠의 주제를 선정하고 브런치든 블로그든 매일 꾸준히 채워나가는 것은 어렵지만, 훗날 아이와 함께하게 된다면 나의 폭넓은 취미는 오히려 강점이 될 것 같다. 여러 가지를 공유하며 다양한 경험을 해보도록 도울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짝꿍도 없는데 이런 생각부터 든 것은 뭐지? 순서가 단단히 잘못된 것 같아 우습다. ㅋㅋㅋㅋㅋ

하지만,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는 따듯한 생각을 하며 나들이를 해서 행복한 12월 첫 주말을 보냈다.

매거진의 이전글 뭘 하든 잘할 수 있는 비결을 배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