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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er Oct 24. 2024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2_스토리

몰입하게 되는 이야기구성. 스토리텔링

스토리(이야기)가 글감 1순위인 이유

나는 콘텐츠를 좋아한다. 그런데 '콘텐츠를 좋아해요'라고 말하기엔 뭔가 밋밋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소개하는 것 치고는 영 밋밋해서 맛이 살지 않았다. 그래서 좋아하는 콘텐츠 뭉치를 분해해봤다.

영화, 드라마 같은 영상 콘텐츠, 음향 콘텐츠,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게임, 일러스트, 공연, 책,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 누군가의 글 등.

풀어놓으니 잡다했다. 좋아하는 것을 소개하는데 드라마 속 우영우처럼 매번 랩 하듯 읊을 수는 없을 노릇이고. 심지어 우영우 이름 소개보다 내 취향 소개가 더 길 것 같고 말이다.


그래서, 공통점을 찾아내려 노력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지금 생각하기로는 '스토리텔링(이야기)'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영화를 많이 봐서 영화 리뷰 플랫폼에서 인증회원이다. 서비스 개선 커뮤니티에 초대도 받았다.

공연으로는 현실에서 나를 아는 사람들은 다 알만한 열정을 갖고 보러 다니고, 하러 다녔다. 공연을 업으로 삼고 싶던 때는 인풋을 중요하게 여겨서 다양한 공연을 보러 다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토리가 매력적인 게임 실황을 보며 즐거워했다.

음악을 들을 때는 가사가 있다면 가사의 내용, 가사가 없다면 멜로디로부터 상상되는 이미지에 집중한다.


이야기가 아닌 것에서도

이야기를 발견하는 사람

이야기가 아닌 것 같은 곳에서도 이야기를 뽑아내기도 한다.

한 번은 스페인 건축가 가우디 특별전에 갔는데, 남들 쓱쓱 지나가는 쇠 울타리 앞에 서서 수십 분간 그 울타리 하나만으로 수첩 두 페이지를 채워 상상과 감상의 글을 썼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이건 철이잖아. 단단한 거.
그 시대에 이 단단한 철을 연마해서
이런 곡선과 풀잎 모양을 자기가 의도한 대로 구현하려면 얼마나 기술을 연마한 걸까."

-가우디전에서 했던 혼잣말, 혼잣말을 그대로 옮겨둔 자필 메모에서 발췌


이런저런 이야기 탐미하는 것을 즐거워하다 보니, 얻은 소재가 많다.

영화 공연 게임 독서 음악 그리고 그 외의 일상 속 경험들을 어떻게 엮어볼 수 있을까 고민한 지 오래다.

이야기(스토리)에 관해 글을 쓴다면,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거니까 완벽하게 쓰고 싶다고 생각하며 미뤄왔다.

그런데 이러다가는 아끼던 것에 대해서만큼은 아무것도 못 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끼다가 똥 된다. 아끼는 것을 먼저 써보자. 투박하더라도 쓰다 보면 더 잘 쓰게 되겠지.


열심히 노력하다 나태해지고, 잘 참다 다시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면 수채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빈센트 반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냈던 편지 중-


나도 계속 글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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