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어미의 하찮은 변명

아픈 아이를 돌보며 내 바닥도 본다

by 루이지애나미술관

다섯살 첫째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폐렴을 옮아왔다.

원에서 기관지 질병이 돌때마다 우리 아이는 피해가지 못하고 바이러스에 정통으로 맞아 온다.

문제는 둘째다. 아직 어떤 기관도 다니지 않는 둘째아이는 그저 동생이라는 이유로 균이 몸에 들어온다.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둘째 아이는 호되게 병치레를 했다. 고열, 콧물, 구내염, 기침...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이렇게 아팠던 적이 없을만큼 많이, 그리고 길게 아팠다.


아이가 꼬박 이틀간 고열에 시달릴 때는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축 늘어져있기만 했다.

그 좋아하는 먹을 것을 찾지도 않았다. 어쩌다 목이 마를때 물을 찾을 뿐이었다.

열이 아주 약간 떨어지자 이제는 구내염이 말썽이었다. 어찌나 심하게 염증이 올라왔던지 남편과 함께 아이의 혀를 보고 까무러치게 놀랐다. 어쩐지 아이가 초점 없는 눈으로 입을 다물지 못해 내내 괴로워했는데 그 이유가 명확했다. 밥은 커녕 물을 마실때도 아이가 따가움을 심하게 느꼈을것 같았다. 코가 막혀 숨도 제대로 못쉬었다.


지독한 폐렴균이 두돌도 안된 아이의 몸을 공격하는동안 우리 둘째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직 말도 잘 못하는 아이가 아픔을 표현할 방법이 울음과 짜증말고 달리 있었을까. 잠을 안자면 아이가 고통을 오롯이 제 한몸으로 감당해야 하는데 어른처럼 담담하면 그게 더 이상한 일 아닌가.


그런 아이에게 어미인 나는 왜 못난 모습을 보였을까. 알다가도 모르겠고 모르겠다가도 알겠다.

'아이가 일주일동안 밤낮없이 울고 짜증냈다. 아프니까 밤에는 잠도 깊이 자지 못했다. 밥을 거의 못먹었고 약을 주면 기를 쓰고 다 뱉어냈다. 아이는 아프니까 엄마에게 모든걸 의지하며 쏟아냈고, 엄마가 받아주길 바랬다.'


나는 머리로는 이 모든걸 다 알고 있었다. 어미인 나는 아이가 나을때까지는 그저 이해해주고 받아주고 안아주고 감싸주면 됐다. 이런저런 사정은 내가 감당해야 했고 둘째 아이에게는 흔들림없는 엄마여야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무너졌다. 깊은 새벽 울다 지쳐 잠든 아이를 보면서 많이 울었다. 내가 이성을 다잡지 못하고 아픈 아이들에게 남편에게 내 힘듦을 드러냈다. 역정내고 아이와 같이 짜증내고 나이만 먹은 사람처럼 굴었다. 더 나아가서는 내가 최선을 다해서 어미 노릇을 하려고 하는걸 아무도 몰라준다고 생각하고 서러워했다. 이런 미숙한 생각과 행동을 감추지 못했던 나를 매일밤 미워했다. '이런 것도 엄마라고...'



다행히도 아이들 모두 지금은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 첫째는 말끔히 나았고 둘째도 이제 맛있는 음식을 찾고 먹는걸 보니 걱정을 한시름 덜어도 될것 같다. 건강해진 아이들을 보니 못나디 못난 어미 모습이 떠올라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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