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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팅게일 Feb 13. 2024

뭉근했던 명절

라이팅게일의 라이팅한 일상

안녕하세요!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글을 쓰는 작가 #라이팅게일 권영희입니다.


2024년의 본격 시작을 알리는 설날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는 캐나다에 온 뒤로는 명절을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이곳에서는 "Chinese New Year"라고 해서 마트에서 특별 세일을 한다거나 상점이나 레스토랑에서 프로모션을 볼 수 있는 것 외에는 알기 어렵습니다. 이웃들에게서 이따금 "Happy Lunar New Year"라는 인사를 받지만 한국의 설날 분위기랑은 비교할 수 없지요.


한국은 설이었던 지난 금요일 테라피스트 세션이 있어 다운타운에 갔습니다. 캐나다는 주말 내내 날씨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겨울이 일 년 중 6개월이고 한국의 겨울은 추워도 해가 나는 반면 이곳의 겨울은 말 그대로 회색빛 겨울입니다. 추운 건 둘째치고 해가 나는 날을 손에 꼽을 정도예요. 그런데 지난 금요일은 하늘에 항상 가득했던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난 것도 모자라 기온이 14도까지 올라갔습니다.


세션을 마치고 다운타운을 오랜만에 걸었습니다. 외투를 벗어도 괜찮더라고요. 날씨가 좋은 금요일 오후, 북적이는 사람들 틈에서 작은 상점들 구경도 하고 따스한 바람맞으며 홀로 걸으니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프랑스 디저트 집에 가서 상큼한 딸기 무스 케이크와 브렉퍼스트 티 라테 한 모금이라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명절인 거 같기도 하면서 아닌 주말이 지나갔습니다.



날씨가 다 한 하루 


명절 연휴는 모처럼 가족들을 만나 음식과 마음을 나누고 쉬는 날이라는 면에서 들뜨기도 하지만 모두에게 명절의 모습은 다 다를 것입니다. 저처럼 해외에 사는 사시는 분들, 최근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맞는 첫 명절, 어쩔 수 없이 일을 하셔야 하는 분들도 계실 거고 홀로 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가족들과 갈등이 있으신 분들도, 명절이 여러 이유로 불편한 분들도 계실 거고... 명절이 모두에게 꼭 행복한 것만은 아닌 것을 압니다.


저는 명절이 되면 마음 한구석이 뭉근합니다.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어쩐지 소외된 기분이 들면서 알 수 없는 외로움과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그래서 대체 내가 뭘 그리워하는 거지?라고 가만히 하나하나 따져보면 특별한 실체가 없습니다. 그저 이런 마음은 고국을 떠나온 이의 숙명으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한국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면 현실은 드라마와 달라서 빌런과 착한 사람을 명확히 구분하기도 어렵고 복잡하고 정교해서 사이다도 없고 미적지근합니다. 그냥 뭉근하게 아린 느낌만 있네요.


이럴 땐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라는 진리가 위로가 많이 됩니다. 이 상황이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올 한 해 바라고 계획하시는 모든 일 이루시길 마음 가득 담아 응원하고 빌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어디 계시건 빈틈없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Have a lighting Day :)


늘 감사합니다.


#라이팅게일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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