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에 대한 상상

지금이 힘든 우리, 5년 후를 상상하면 좀 행복해질 수 있을까?

by 릴리

오늘은 금요일. 아침부터 평소의 평일 아침과는 다르게 기분이 괜찮았다. 좋았다.

무엇 때문일까.


어젯밤에 상상했던 내 5년 후 모습 때문일까.

어젯밤에 5년 후에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그려봤다.

확실히 지금처럼은 아닌데, 언제까지나 이렇게 살까봐 사실 두려웠다.


마치 머릿속 어딘가에 적혀 있었던 것처럼 곧바로 미래가 그려졌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살며 프리랜서로 일하기'

마당이 있는 집, 걸어서 10분 거리에 해변이 있는 집에 살기.


꽤 자주 바닷가로 걸어 나가서 바다를 바라보며 멍 때리기. 책 읽기. 지나가는 강아지 구경하기.


우리 집 옆에 있는 별도의 작은 집을 두고 친구들, 가족들 초청하기. 같이 저녁 먹기. 같이 불멍하기. 날씨운이 좋으면 같이 별 보기.


어젯밤 11시, 이러한 상상을 하기 전에 사실은, 이렇게 어떻게 살지? 별로 살고 싶지 않다. 라고까지 생각이 뻗쳤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서 아무 생각 없이 보던 유튜브 앱을 삭제했다.

휴대폰을 내려놓고 스트레칭을 하며 한밤의 고요 속에서 5년 후를 상상해 봤다.

그리고 그 상상 후에는 다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차올랐다.


상상 이전, 밤 11시까지 날 괴롭혔던 건 무엇일까?

못 견디게 힘든 일이 있었던 건 아니다.

가슴 아프게 힘든 일들이 불과 지난주까지 있었지만, 내 간절한 기도를 들으신 건지 하나님께서 한 숨 돌리게 하셨다.

그래서 이번주는 괜찮았다. 일도 그전보다 편했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채우는 내 대부분의 하루가,

모니터만 보느라 건조하고 침침해진 눈이,

공기를 채우는 미세먼지와 얕게만 들이쉬어지는 호흡이

날 힘들게 했다.

어딘가에 갇혀버린 것 같이 답답했다.

그게 나를 몰아세웠나 보다.


하지만, 제주도 앞바다의 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

이전에 느꼈던 햇살과 맑은 공기의 감각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다시 마음이 채워졌다.


5년 후를 그리며, 상상대로 될 수 있도록 한 발짝씩 실천해나가려 한다.

그 과정 자체가 행복하기를.


내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한 듯, 오늘은 공기도 꽤 좋다.

날씨도 포근하니 좋다.

퇴근도 조금 일찍 했다.


사소한 행복들로 매일을 채울 수는 없어도,

일주일 단위로는 채워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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